[뉴스분석] 어업인의 날 반드시 부활해야
[뉴스분석] 어업인의 날 반드시 부활해야
  • 김병곤
  • 승인 2010.01.12 18:29
  • 호수 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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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기념일은 역사적 사실에 근거해야

▲ 어업인들이 참여했던 ‘바다의 날’은 늘 어업인들은 배제된 채 들러리에 불과했다. 이제 진정한 ‘어업인의 날’을 만들어야 한다. 사진은 어업인들의 조업 모습


어업인 정체성과 자긍심 제고 위한 길

어업인의 날을 부활해야한다는 공감대가 수산계에 고조되고 있다. 오랜만에 상호 소통과 화합을 위한 새로운 어업인의 날 제정에 어업인들과 수산계는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다. 농림수산식품부도 해양수산부 해체 이후 국토해양부·농림수산식품부가 공동 주관하는 ‘바다의 날’ 행사가 어업인의 정체성과 자긍심을 살리지 못한다고 판단, ‘어업인의 날’을 부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본래 ‘어업인의 날’은 1969년4월1일 ‘어민의 날’로 출발했으나 1973년 3월30일 농업인들의 ‘권농의 날’에 합쳤고 이후 ‘농어업의 날’로 변경됐다가 1996년 해양수산부가 생기면서 ‘바다의 날’로 통합됐다.

해양수산부가 해체된 이후 ‘바다의 날’ 행사가 지난해까지 지속됐다. 하지만 출범 때부터 수산분야는 들러리에 불과했다. 날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어업인들을 위한 고통해소책은 전혀 제시되지 못했고 해양레저와 항만에 치중돼 어업인들이 소외됐다는 지적이 항상 제기됐었다. 농림수산식품부로 수산이 합치면서도 농업인의 날은 화려하게 진행됐으나 우리 어업인들은 타 부처와 공동으로 열린 바다의 날에 참석해야 했다.

이 행사 역시 어업인에게 희망을 주지 못하고 일주일간 겉치레로 진행됐다. 그래서 어업인과 수산계는  바다의 관리자인 어업인들이 주인이 아닌 바다의 날은 어업인들에게 의미가 없다고 여러 차례 지적했었다. 그리고 수산업과 해양, 해운산업은 산업 자체가 다르다고 주장했었다.

해양산업은 바다를 개발하는데 목적이 있다. 근본적으로 개발을 하기 위해서는 바다를 훼손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해운산업도 그렇다. 기름유출과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바다는 파괴되고 있다. 하지만 수산업은 바다를 관리하는 어업인들의 삶의 터전이다. 바다가 죽으면 어업인들은 삶을 영위할 수 없다. 그래서 어업인들이 곁다리가 아닌 공감대를 가질 수 있는 기념일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였다.

이처럼 이래저래 어업인들은 부처가 바뀌면서 자신들의 기념일 조차 만들지 못하고 농업과 해운에 끌려 다니는 신세를 면치 못했었다. 행여 ‘바다의 날’에서 다시 분리되는 ‘어업인의 날’을 ‘농어업인의 날’로 통합해서는 안된다산업적 특성이 다른 농업과 어업을 통합해 ‘농어업인의 날’로 정한다면 어업의 정체성을 살리지 못하고 과거와 다를 바 없는 날이 되고 말 것이다.

기념일이란 갓 태어난 아이들에게 이름을 지을 때 가족과 작명가들의 바람이 숨어 있듯이 산업관련자들의 결핍된 문제를 함께 찾아내고 사기진작을 꾀해야 한다.더욱이 법정기념일은 특정한 사건이나 역사적 사실에 공감하고 해마다 기리고 기억할 만한 가치와 의의가 있을 때를 택해 정하는 것이 도리다.

과거 ‘어민의 날’은 분명 수협창립일과 같은 4월 1일이었다. 4월 1일이 주는 의미는 단순히 수협창립일 뿐만이 아니다. 수협은 바다에서 종사하는 모든 어업인들을 결집할 수 있는 날이라는 것이다. 수협과 어업인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그리고 대부분의 어업은 이 시기에 어한기여서 어업인들의 다수가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어업인들은 위험성이 높은 특수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어 사기를 높이기 위해서는 반드시 기념일 제정이 필요하다. 특히 어업별로 출어 시기가 다르기 때문에 가급적 모든 어업인들이 하루쯤 일손을 놓고 동참할 수 있는 날을 찾아야한다. 이제 어업인 스스로 고유의 기념일 제정을 통해 스스로의 정체성을 찾고 수산업 발전을 도모해 나갈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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