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위의 멀티 플레이어 꽃게
식탁위의 멀티 플레이어 꽃게
  • 배병철
  • 승인 2010.04.14 19:30
  • 호수 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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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런 양념없이 그냥 이렇게 쪄서 먹어도 단맛이 난다
꽃게는 꽃게과에 속하며 우리나라 사람들이 식용으로 가장 좋아하는 갑각류다. 『자산어보』에서는 ‘시해(속명 살궤)라는 명칭하에 뒷다리 끝이 넓어서 부채 같다.

두 눈 위에 한 치 남짓한 송곳 모양의 것이 있어서 이런 이름이 주어졌다’고 전해지며, ‘대체로 게는 모두 잘 달리나 헤엄은 치지 못하는데 이 게만은 부채 같은 다리로 물속에서 헤엄칠 수 있다. 이것이 물에서 헤엄치면 큰 바람이 불 징조다. 맛은 달콤하고 좋다’고도 기록되어 있다.


암수 구별은 배를 보고
꽃게는 보통 수심 20~30m의 바닷가 모래바닥에 서식하며, 낮에는 보통 모래펄 속에 숨어지내다 밤이 되면 활발하게 활동하는 야행성이다. 겨울에는 깊은 곳이나 먼바다로 이동해 겨울잠을 자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컷은 초록빛을 띤 짙은 갈색이고, 암컷은 어두운 갈색 바탕에 등딱지의 뒤쪽에 흰무니가 있다. 배부분에 암컷은 둥글고, 수컷은 모가난 모양의 꼭지가 있어 배를 뒤집어 보면 누구나 암수 구별을 할 수 있다.

▲ 모가난 것이 수컷, 동그란 것이 암컷이다
꽃게는 1년 내내 먹을 수 있지만 특히 1년에 두차례 제철을 맞는데 4월의 별미로 알려진 알이 꽉찬 암꽃게와 10월의 밥도둑 살이 오른 숫꽃게가 유명하다. 대중적으로는 가을 꽃게가 더 유명하긴 하지만 꽃게 맛을 아는 미식가는 속에 알이 꽉 차 있고 싱싱한 맛이 높은 봄 꽃게를 더 선호한단다.

필수아미노산 풍부, 다이어트에 그만
꽃게는 필수 아미노산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성장기 어린이는 물론 피곤에 지친 성인들 원기 회복에도 최고의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고단백, 저지방으로 다이어트에도 효과가 뛰어나며, 빈혈, 골다공증 예방에도 좋다고 한다.

또한 갑각류에 함유된 키토산은 콜레스테롤을 저하시키고 인체 내 중금속 배출에도 그만인데다가 알콜 해독작용까지 한다고 하니 이만한 멀티플레이어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꽃게 껍데기에 있는 아스타산틴이라는 물질은 단백질과 결합하여 다양한 색을 내는데, 가열하면 붉은색을 띄어 삶았을 때 더욱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사돈간에는 먹지 말아야 할 음식
봄철 미식가들의 입맛을 당기는 꽃게 요리로는 꽃게탕과 찜, 게장 등을 대표로 내세울 수 있는데, 꽃게를 발라먹는 일이 오죽 어려웠으면 사돈지간에는 먹을 음식이 아니라고도 했다던가.

꽃게탕은 조개와 다시마로 우러낸 육수에 큼직한 꽃게와 무, 미나리 등을 넣고 푹 끓여 내는데 맑은 주홍빛의 알이 가득찬 꽃게를 두손 흥건히 적시고 ‘쪽쪽’ 거리는 소리를 내가며 입이 아프도록 먹어야 제대로 먹었다고 어디가서 명함이라도 내밀 수 있겠다.

밥도둑이라 불리는 게장은 신선한 게를 날로 간장 또는 고춧가루에 절인 음식이다. 게장이라는 음식의 기원 자체가 간장으로 절인 것이지만 고춧가루를 이용한 양념게장과의 구분을 위해 간장게장이라는 용어가 생겼다고 한다.

▲ 밥도둑이라 불리는 간장게장
과거에는 민물게를 이용해 게장을 담궜지만 요즘에는 꽃게를 이용해 담군 것이 보편화되어 있는데, 그 담구는 재료와 방법이 지역마다 달라 각 지역별로 독특한 형태로 나타난다고 한다.

특히 간장게장은 간장에서 느껴지는 고유의 짠맛, 간장소스재료 중 청량고추에서 우러나온 매운맛, 게살 고유의 단맛, 숙성과정에서의 약간의 신맛, 싱싱한 장에서 느껴지는 약간의 쓴맛이 맛있는 간장게장에서 느껴지는 5가지 맛이라고 한다.

이 다섯가지 맛을 한꺼번에 보여주는 백미는 아마도 게딱지에 밥을 비벼 먹었을때의 그맛이 아닐까 싶다.

▲ 애주가들의 사랑을 받는 시원한 꽃게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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