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 풀이와 숙취에 특효
한겨울, 고성군 어업인들이 애를 써서 잡아낸 명태가 산에 오르면서 이름이 바뀌니 황태라 했다. 산에 올라 바다 바람 못지 않은 칼바람을 마주하다보면 거죽이며 그 속살이 누런 색으로 바뀌는 까닭에 붙게 된 이름이다.
고성군 바다에서 명태보기가 어려워진 근래에는 베링해와 오호츠크 바다에서 잡혀 냉동된 채로 실려온 동태로 만드는 게 대부분. 해동된 ‘냉동태’는 밤 기온이 영하 15℃ 안팎이 유지되는 인제군 진부령이나 대관령 등으로 옮겨지고 덕장에 걸린다.
산바람이 잘 통하는 한편 낮에는 햇빛이 잘 들어야 하며 눈도 웬만큼 내려 쌓이는 곳이 진부령과 대관령 산골. 이 때는 이미 갯가 아낙네들이 알이며 내장에 아가미까지 분류해 알은 명란젓으로 만들고 그 내장은 창란젓, 아가미는 ‘서거리젓’으로 만들어 낸 뒤. 덕장에 걸린 냉동태는 이미 ‘속없는 놈’이 된 채다.
이리 덕장에 걸린 명태는 밤의 산바람과 낮의 햇볕 아래 석달 열흘의 ‘얼말림’이 끝나면 살 속에 바람구멍이 생겨나 포슬포슬하고 그 색깔이 누렇게 익은 황태로 거듭나는 것이다. 이런 황태라야 찢으면 더덕처럼 부드럽게 찢기고 끓여내면 뽀얀 국물이 우러난다던가.
황태는 일반 생선보다 저지방(2%)에 칼슘과 단백질(56%)이 풍부하고 메치오닌과 같은 아미노산이 많은 건강식품으로 몸에 매우 이롭다.
특히 술국이나 속풀이 숙취에 특효. 간장해독·혈압조절·노폐물 제거에도 도움이 되고 한의학 계통에서는 해독약으로 응급처방에 사용하기도 한다.
다양한 손맛으로 요리돼 밥상과 손님상에 올라 식욕 돋우기도 한다. 황태찜에, 조림에 찌개에, 황태구이 황태국이 대표적 요리다.
저작권자 © 어업in수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