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과 함께 찾아온 영양만점 홍합의 계절
찬바람과 함께 찾아온 영양만점 홍합의 계절
  • 김태형
  • 승인 2023.12.21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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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합, 담치, 섭 등 지역에 따라 다양한 이름으로 불려
여름철 산란 이후 늦겨울부터가 가장 맛있는 제철
숙취해소, 피로회복, 심혈관질환 예방에 효과
얼큰 시원한 맛으로 탕, 밥, 찜 등 여러 요리에서 인기

영하권의 찬바람이 살을 파고드는 추운 겨울이면 겨울 제철 음식인 따끈한 홍합탕이 절로 생각난다. 

 

홍합탕은 쫄깃한 속살과 함께 특유의 감칠맛과 뽀얀 국물에서 오는 시원한 맛으로 서민들의 속을 풀어주는 대표적인 술안주이다.

국물을 우릴 때 나오는 감칠맛 덕분에 다시마, 멸치와 함께 동서양을 불문하고 육수 재료로도 인기가 많다.

홍합은 비타민, 철분, 단백질, 타우린 성분이 많아 맛뿐만 아니라 영양분도 풍부한 식품으로 손꼽힌다.

일부 지역에서는 담치라고도 불리며 삶아서 말린 것을 담채(淡菜)라고 부르기도 한다.
▲ 우리에게 친숙한 조개 홍합

홍합은 대중적으로 우리와 친숙한 조개류로 속살이 붉은조개라는 데서 그 이름이 유래했다. 

예로부터 ‘길에 떨어진 홍합도 임자 있나’라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친근감있는 수산물 중 하나이기도 하다.

조선시대 정약전이 지은 자산어보에는 홍합에 대해서 ‘몸은 앞이 둥글고 뒤쪽이 날카롭다. 예봉 밑에 더부룩한 털이 있으며, 수백 수천 마리가 돌에 달라붙어 무리를 이루며 조수가 밀려오면 입을 열고 밀려가면 입을 다문다. 살의 빛깔은 붉은 것도 있고 흰 것도 있다’고 홍합을 자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홍합은 암수 구분이 가능한 자웅이체이며, 암컷의 속살이 붉은색이고 수컷은 흰색을 띈다.

지역에 따라서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며 일부 지역에서는 ‘담치’, 해안가 지역에서는 ‘섭’이라고도 불린다. 말린 것은 담백한 맛이 나물과 같다며 담채(淡菜)라고 부르기도 한다.

▲ 겨울에 제철을 맞는 홍합

홍합은 우리나라 전 해안에 분포하며 남해안 일부 지역에서 양식으로 생산된다. 

조간대에 수심 20m가량 사이 암초에서 붙어 무리 지어 서식하는 특성이 있으며 몸에서 족사(足絲)라고 하는 섬유 다발의 종류인 검은 털을 분비해 주변 바위 등에 부착해 서식하는데, 그 접착성이 매우 강해 파도에도 밀려나지 않고 버틸 수 있다.

최근에는 홍합의 족사가 가지는 접착 단백질 소재를 원료로 뼈나 수술 부위 접착에 활용 가능한 ‘의료용 생체 접착제 제조 기술’ 등이 개발되고 있기도 하다.

홍합은 여름철 산란을 마친 이후부터 살을 찌우기 시작해 늦겨울에서 초봄 정도가 알이 굵고 맛있는 제철이다. 

▲ 여러 종류의 홍합

한국에는 약 40~50종류의 홍합이 서식하며, 주로 유통되는 홍합은 ‘참홍합’, ‘지중해홍합’, ‘초록입홍합’으로 나뉜다.

참홍합은 국내에서 자연산으로 자라는 토종 홍합으로 수심 10m 정도 암초에 무리 지어 살며, 검고 옅은 보라색을 띄는 두꺼운 껍데기와 부리 끝이 구부러진 것이 특징이다.

일반적으로 다른 홍합들보다 크게 자라며, 풍미가 깊기 때문에 고품질 홍합으로 여겨진다. 또한, 자연산으로 깊은 수심에서 직접 채취해야 하기 때문에 양이 한정적이며 가격이 비싼 편이다.

지중해홍합은 지중해담치라고도 불리며 자연산과 양식산이 유통된다. 크기는 참홍합에 비해 작은 편이며 부리 끝이 동글동글한 모양이 특징이다. 

지중해홍합은 본래 유럽에서 유입된 종으로 번식력, 생존력이 강해 한반도 전역에서 적응해 널리 번식하게 되었다. 지중해에 살던 유생이 화물선의 선박평형수 등에 실려 이동해서 전 세계적으로 퍼지게 됐다. 

번식력이 강해 양식으로도 대량생산이 가능하게 되면서 국내에서 구매해서 먹는 대부분의 홍합이 지중해홍합이다.

초록입홍합은 뉴질랜드 지역에 서식하는 종으로, 알이 크고 살이 단단해 식감이 좋아 뷔페 등에서 수입해서 사용한다. 관절 건강에 좋은 것으로 유명해 오일 등으로 만들어 사용하기도 한다.

▲ 숙취해소에 좋은 영양만점 홍합

홍합은 양질의 영양성분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바다의 보약’이라고도 불린다. 

클리코겐 함량이 높아 맛이 좋고 우리 몸에 필요한 단백질·비타민·무기질 등의 영양소가 풍부하며 한방에서도 자양·양혈·보간(補肝)의 효능이 있어 허약체질·빈혈·식은땀·현기증·음위 등에 단방(單方)으로 처방한다고 한다.

홍합은 타우린과 베타인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간기능을 활성화해 독소를 해독하고 숙취해소에 도움이 되며 피로회복에도 효과가 있다.

또한, 오메가3 성분이 풍부해 체내 콜레스테롤 수치를 개선하는 데 도움을 주는 등 심혈관질환 예방에 좋으며, 오메가3에 함유된 DHA는 뇌세포 활성화에 도움을 준다.

나이아신, 미네랄, 비타민 등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어 추운 날씨에 체내 대사를 원활하게 하며 세포재생, 피부탄력, 노화 현상 억제에 도움을 준다.

철분과 엽산이 풍부하기 때문에 빈혈증상이 있는 사람들은 꾸준히 섭취하면 좋다.

▲ 어느 요리에나 팔방미인 홍합

홍합은 특유의 감칠맛 덕분에 여러 요리에서 활용이 가능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일반적으로 탕으로 끓여 먹거나 국물 내는 재료로 사용된다.

신선한 홍합을 구매하면 껍질을 문질러 세척한 후 홍합의 수염인 족사를 제거하고 굵은 소금을 뿌려 흐르는 물에 씻어내야 한다.

탕 요리의 경우 냄비에 세척된 홍합을 넣고 물, 채썬 마늘, 청양고추, 소금 등만 넣어주어도 얼큰하고 시원한 홍합탕을 만들 수 있다.

세척한 홍합을 살짝 데친 후 속살을 발라내어 여러 요리에 활용할 수도 있다.

강원도 북부지역에서는 불린 쌀에 홍합, 감자, 풋고추, 양파, 고추장 등을 넣고 끓여내어 영양학적으로 우수한 향토음식인 ‘섭죽’을 만든다.

울릉도에서는 자연산 홍합을 넣어 밥을 지은 후 김가루와 양념장을 넣어 특색있는 홍합밥을 지어 먹는다.

유럽에서는 홍합에 마늘, 토마토소스와 함께 화이트와인을 뿌린 후찜을 만들어 먹으며, 굴소스, 올리브오일 등을 함께 넣어도 별미로 즐길 수 있다.

▲ 창원 대표 수산물 홍합

올해 11월 경남 창원에서는 ‘제1회 창원 홍합축제’가 개막했다. 

창원은 전국에서 가장 홍합을 많이 생산하는 지역으로 대표 수산물 홍합을 전국에 알리는 행사를 추진한 것이다.

올해 11월까지 전국적으로 홍합은 51,012톤 가량 생산됐으며, 노량진수산시장에서는 홍합 1kg가 1,010원으로 전년동기보다 약 18% 상승한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다.

현재 수협쇼핑(www.shshopping.co.kr)에서는 국산 햇홍합, 활홍합, 건홍합 등 다양한 종류의 홍합을 할인 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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