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하지만 맛보기 힘든 전설의 물고기 ‘다금바리’
존재하지만 맛보기 힘든 전설의 물고기 ‘다금바리’
  • 배석환
  • 승인 2022.12.21 18:01
  • 호수 66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표준명 다금바리 어획량 전무…어종분류 수정 의견 분분
제주서 판매되는 다금바리 대부분 표준명 ‘자바리’·‘능성어’
전남 거문도 능성어 가두리 양식장
전남 거문도 능성어 가두리 양식장
제주 해안가에 설치된 자바리 조형물
제주 해안가에 설치된 자바리 조형물

같은듯 다르고 요리해 놓으면 더 구분이 힘든 것이 수산물입니다. 또 시장이나 식당에서는 무슨 뜻인지 알다가도 모를 말들도 심심치 않게 등장합니다. 어업in수산이 소소한 수산 상식을 매주 알려드립니다.

우리 바다에 서식하고 있는 수많은 어종 중 가장 비싼 가격에 판매되고 있는 것 중 하나인 ‘다금바리’. 주로 제주에서 어획되기 때문에 제주 특산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다금바리를 먹어본 이들은 그 맛이 생선회 중 으뜸이라 칭하며 평생 꼭 한 번 먹어볼 가치가 있다고 한다.
하지만 다금바리를 어획한 사진이나 수산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다금바리를 보는 것은 매우 어렵다. 그 이유는 표준명 다금바리와 우리가 흔히 다금바리로 부르고 있는 어종이 다르기 때문이다.

어류도감이나 어종을 분류한 여러 자료에는 제주도에서 다금바리로 통용되고 있는 어종을 표준명 ‘자바리’로 분류하고 있다. 더불어 자바리에 대한 설명에 다금바리를 자바리의 제주 방언으로 표기하고 있다. 표준명 다금바리가 존재함에도 이러한 애매한 분류로 인해 제주 어업인들조차 다금바리와 자바리가 다른 어종이라는 것을 모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예부터 다금바리로 불리고 제주 특산물로 인정을 받았다면 자바리가 아닌 다금바리로 등록이 됐어야 하는데 자바리로 표준명을 정한 이유에 대해서는 정확한 자료가 남아있지 않다. 다만 일제강점기 이후 일본 자료에 의존해 시작된 어종분류 작업의 한계성 때문에 일본식으로 번역하면서 엉뚱한 어종에 다금바리라는 명칭을 붙였을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자산어보를 비롯해 조선시대 편찬된 여러 어보에서도 다금바리에 대한 기록을 찾기가 어려워 일본 자료에 의존했을 것이다. 이 때문에 어류도감에서도 대중이 널리 알고 있는 다금바리와 표준명의 혼선을 해결해야 된다고 쓰여져 있다.

현재 다금바리라는 명칭을 달고 판매되고 있는 어종은 자바리와 능성어다. 표준명 다금바리 어획량이 너무 미미하기 때문에 애초부터 아열대성 어류인 다금바리는 우리나라 해역에 존재하지 않았다는 주장도 있다. 또한 생김새가 농어와 비슷하기 때문에 어획이 됐어도 다금바리가 아닌 농어로 판매됐을지 모를 일이다. 다시말해 다금바리를 먹었다는 것은 자바리 혹은 능성어를 먹었다는 얘기가 된다.  

자바리와 능성어는 둘 다 고급어종에 속한다. 다만 능성어의 경우 자바리에 비해 더 싼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1970~80년대 비슷한 생김새로 인해 능성어가 자바리로 둔갑하는 경우가 비일비재 했다. 지금도 간혹 이러한 경우가 있으니 자바리와 능성의 구별은 필히 알아두는 것이 좋다.

두 어종의 가장 큰 차이는 몸통의 줄무늬다. 자바리는 줄무늬가 선명하지 않고 매우 불규칙한 반면 능성어는 선명하게 그어져 있다. 이와 함께 일명 호피무늬가 자바라는 몸에도 있지만 대가리쪽에도 새겨져 있고 능성어는 대가리에 별다른 무늬가 없다.

몸의 색채로 구분하기도 한다. 능성어가 흑색이라면 자바리는 갈색에 가깝다. 하지만 이는 살아있을 때 빛깔이며 선어상태는 두 어종 모두 엇비슷한 색으로 변한다.

 

▲ 다금바리
몸은 전체적으로 은빛을 띠며 등쪽으로 2줄의 짙은 갈색의 가로줄이 나타난다. 그 중 2번째 가로줄은 주둥이 끝에서부터 눈을 가로질러 꼬리자루 윗가장자리를 지난다. 가슴지느러미, 배지느러미 및 뒷지느러미는 투명하거나 연한 황색을 띤다. 꼬리지느러미는 전체적으로 검지만 상·하 양엽의 끝은 희며 중앙부위가 조금 밝다.

전체적인 생김새가 농어와 비슷해 ‘뻘농어’라 부르기도 한다. 몸은 약간 긴 편으로 납작하며 머리는 크고 주둥이는 길며 앞끝은 뾰족하다. 입은 크고 아래턱은 위턱보다 돌출돼있다. 아가미뚜껑 아래 부분에는 뒤쪽으로 향한 크고 단단한 1개의 가시가 있다. 최대 체장은 1m까지 자라며 수심 100m 이하 암반층에 서식하고 이동을 거의 하지 않는 정착성 어류다.  

 

▲ 자바리
농어목 바리과에 속하는 어종으로 몸은 긴 타원형이고 체고가 높은 편이다. 몸은 납작하고 입은 크며 아래턱이 전방으로 돌출해 있다. 몸의 등쪽은 암갈색이며 배쪽은 담갈색을 띠고 모든 지느러미의 가장자리는 어두운 편이다.

제주에서는 최고급 횟감이면서 출산 후 산후조리 음식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제주방언인 다금바리의 어원을 살펴보면 ‘다금’은 제주어로 ‘야무지다’라는 뜻을 갖고 있고 ‘바리’는 호랑이를 ‘두루바리’라는 방언에 기인해 물고기의 왕을 뜻하는 데서 유래되지 않았을까 추정하고 있다. 또 과거에는 다금바리가 많이 어획됐던 어종이기에 많다는 의미인 ‘바리바리’에서 변형됐을 것으로 보는 이들도 있다.

 

▲ 능성어
자바리와 마찬가지로 농어목 바리과에 속한다. 몸은 전체적으로 긴 타원형이며 옆으로 납작하며 몸 옆으로 7개의 어두운 갈색 가로띠가 있는 것이 특징인데 이 무늬는 어릴 때는 선명하지만 점차 자라면서 희미해진다. 최대 체장 90㎝ 정도로 채색은 연한 회갈색으로 몸통 측면에 7줄의 가로띠가 있고 배측과 꼬리는 흑색이며 각 지느러미의 끝부분은 희다.
※참고 : 국립수산과학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