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과 맞바꿀 맛 세계 4대 진미 ‘복어’
목숨과 맞바꿀 맛 세계 4대 진미 ‘복어’
  • 배석환
  • 승인 2022.12.14 17:30
  • 호수 6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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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밀복·검복, 밀복 표기 지양해야…표준명 밀복은 식용불가
양식 복어 독이 없다는 것은 낭설, 미량이지만 사람 따라 치명적
교잡종 복어 독 부위 어딘지 몰라 매우 위험 가급적 피해야

중국 문인 소동파는 ‘복어는 죽음과도 맞바꿀 수 있는 맛’이라 소개했고 일본은 ‘복어를 먹지 않은 사람에게는 후지산을 보여주지 말라’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복어는 세계 4대 진미에 속한다. 특히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 일본의 미식가들에게 무척이나 후한 사랑을 받아온 수산물이다. 

하지만 넘치는 사랑만큼이나 치명적인 독(데트로도톡신)으로 인해 셀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가져간 무서운 수산물이기도 하다. 더욱이 아무리 숙련된 조리사라 할지라도 복어의 종류에 따라 독이 있는 부위가 다르고 최근에는 교잡종이 생기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종류의 복어를 먹는다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그럼에도 비슷하게 맹독을 가지고 있는 다른 어종들에 비해 거부감이 덜 한 이유는 위협을 느끼면 몸을 부풀려 자신의 몸집을 크게 만들 때 외모가 매우 우스꽝스럽기 때문일 것이다. 

물속이기 때문에 공기를 마실 수도 없는데 복어가 몸을 크게 만들 수 있는 것은 바닷물을 들이마셔 대략 15초 동안 자신의 몸무게를 3배로 늘릴 수 있는 피부조직을 가지고 있어서다.

복어는 태어날 때부터 맹독성을 지니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성장하면서 먹이로 섭취하는 것들이 가지고 있는 독을 그대로 저장하면서 맹독성을 지니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양식으로 길러진 복어는 독이 없어 일반인들이 조리해 먹어도 되는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지만 이는 잘못된 정보로 자연산 복어에 비해 맹독성이 덜할 뿐이지 기본적으로 미량의 독성을 지니고 있다고 한다. 

맹독이 아니기 때문에 섭취하는 이들에 따라 문제가 되기도 하고 문제없이 섭취가 가능하기도 하지만 자신이 복어 독에 대한 내성이 있는지 알수는 없기에 양식 복어라 할지라도 매우 신중하게 섭취해야 한다.

우리나라 바다에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복어는 40여 종 정도다. 이 중 복어 독의 위험성 때문에 식용 가능한 복어를 21종으로 제한하고 있으며 수산시장에서 구입 할 수 있거나 음식점에서 즐길 수 있는 복어는 복섬, 졸복, 검복, 까칠복, 은밀복, 흑밀복, 민밀복, 까치복, 자주복, 참복, 황복 정도다.

직접 조리를 하지 않고 전문점에서 복어를 먹는다는 조건에서는 위험도가 낮지만 수산시장에서 구입해 먹는 것은 복어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다면 목숨을 거는 행위다. 더불어 몇몇 어종은 명칭에 혼동이 있어 매우 주의가 필요하다.

▲ 명칭에 대한 오해
음식점이나 수산시장에서 복어 이름으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것이 밀복이다. 이중 은밀복, 흑밀복, 민밀복은 식용이 가능하지만 정작 표준명 밀복은 식용이 불가한 어종이다. 그럼에도 밀복국, 밀복 튀김 등 다양한 요리명에 밀복이 들어간 이유는 대중적인 어종인 은밀복과 검복을 밀복으로 부르는 것이 일반화 됐기 때문이다.

은밀복은 가장 대중적인 복어 종류다. 한·일 어업협정으로 인해 조업량이 급격히 감소해 현재는 대부분 중국에서 냉동으로 수입하고 있다. 저렴한 만큼 육질의 맛이 떨어져 탕에 들어가는 용도로 많이 쓰이는데 손질한 뒤 바로 사용하지 않고 하루정도 말려서 쓰면 그 맛이 좋다. 은밀복이 가장 많이 선호되는 어종인 이유는 싼 가격도 있지만 독성이 약하다고 알려져 있어서다. 내장과 껍질을 제거하면 집에서도 그대로 굽거나 튀겨 먹을 수 있다.

검복은 밀복으로 불러 통용될 만큼 본래 이름보다 밀복으로 더 많이 불리며 은밀복 다음으로 많이 유통되고 있다. 보통 복어류는 배와 머리, 등쪽에 피부극(가시)이 산재해 있는데 검복은 등과 배에 자잘한 가시가 없어 머리와 내장을 제거하고 즐긴다. 특히 맑은탕(지리)에 들어간 검복은 그 맛이 좋아 찾는 이가 많다.

반면 표준명 밀복은 은밀복과 검복에 비해 몸 구석구석 독성이 강해 식용이 금지돼 있다. 외관이 은밀복과 비슷해 간혹 혼획된 채로 판매가 되는 경우가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 가격과 맛에 놀라는 최고급어종 복어류
앞서 소개한 은밀복, 검복 등은 대중적인 복어 요리에 들어가는 재료라면 까치복, 자주복, 참복, 황복은 대우가 남다른 프리미엄급 복어종이다.

까치복은 우리나라 전 연안에서 어획되는 어종으로 등쪽만 보면 고등어와 흡사하다. 푸른빛깔과 무늬때문에 다른 복어들과 구분이 쉽다. 최대 체장은 60㎝ 정도로 큰 편으로 맛도 좋아 양식으로도 생산되고 있다. 겨울철 동해쪽 수산시장에서 저렴하게 구입이 가능해 저렴한 어종으로 생각했다가 복어 전문점에서 까치복을 주문하면 그 가격에 놀랄 수 있다. 

자주복과 참복은 서로 경쟁관계에 있는 어종이다. 다만 생태계 먹이사슬의 경쟁이 아닌 맛으로 경쟁한다. 자주복은 과거 ‘자지복’으로 불리다가 그 억양 때문에 자주복으로 이름을 바꿨다. 70㎝까지 자라기 때문에 크기도 으뜸이고 더불어 맛이 좋아 복어 중에 최고라 칭하는 이들이 많아 ‘참복’으로 불리기도 한다.

실제 표준명 참복은 자주복과 외형이 무척 흡사하다. 하지만 그 크기가 30㎝ 정도로 작다. 이러한 크기 때문에 참복을 ‘검자주복’으로 낮춰 부르기도 한다. 하지만 맛은 자주복에 뒤지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복어를 좋아하는 마니아라면 누구나 한번쯤 먹어보고 싶은 어종으로 ‘황복’이 있다. 양식이 되긴 하지만 많은 양이 생산되는 것은 아니며 자연산의 경우 큰 것은 마리 당 백만 원 이상을 호가해 제주 다금바리에 비교되곤 한다. 연어처럼 바다와 민물을 오가는 특성이 있다. 이 때문에 서해와 연결된 한강, 금강, 임진강 등지에서 많이 어획된다. 

같은듯 다르고 요리해 놓으면 더 구분이 힘든 것이 수산물입니다. 또 시장이나 식당에서는 무슨 뜻인지 알다가도 모를 말들도 심심치 않게 등장합니다. 어업in수산이 소소한 수산 상식을 매주 알려드립니다.

※참고 : 식품의약품안전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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