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바다 섬 여행>>충남 보령 외연도
우리바다 섬 여행>>충남 보령 외연도
  • 김동우
  • 승인 2014.11.13 16:10
  • 호수 26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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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문화체육관광부 ‘가고 싶은 섬’ 선정. CNN 소개 국내에서 가장 아름다운 33개의 섬 중 하나. 천연기념물 상록수림이 있는 섬. 400년 전통의 풍어당제를 지내는 섬. 10가지 보물을 간직하고 있는 섬… 충남 보령의 작은 섬 외연도의 스펙은 ‘위풍당당’하다. 아담한 섬 하나를 표현하는 수식어가 이처럼 다양한 곳도 드물다. 바다 넘어 안개 속에서 고혹한 자태를 뽐내고 있는 외연도를 찾았다.


사뿐히 즈려밟은 외로운 섬‘외연도’

▲ 외연도에서는 10가지 보물을 찾아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대천연안여객선터미널을 출발한 여객선이 포말을 일으키며 바다를 헤친다. 보령시에 속해 있는 70여개 섬 중 육지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외로운 섬 ‘외연도’로 가는 길은 멀고 아득하다. 2시간 만에 닿은 섬은 새하얀 해무에 가려질 때가 많았다. 사람들은 연기에 가린 듯 하다는 의미로 섬의 이름을 외연도로 불렀다. 짙은 해무 속을 달리다 하늘 위로 솟은 섬의 3개 봉우리가 불쑥 나타나면 신비로운 기운에 휩싸인다. 해무가 걷히면 외연도를 호위하는 주변 섬들이 비경을 풀어 놓는다.

이 섬은 0.53㎢(약 16만평)의 조그만 섬이지만 일찍이 서해안 어업의 전진기지로 옛날에는 해마다 파시가 형성될 만큼 어장이 발달한 곳이었다.

▲ 외연도에는 식당이 2~3개 밖에 없다. 소담스러운 백반 한 끼에서 어머니의 손맛이 느껴진다.
현재는 160여가구에 550여명의 주민이 포구를 중심으로 반달형 마을을 형성하며 어업에 종사하고 있다.
마을 뒷산에는 우리나라 남서부 도서의 식물군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때 묻지 않은 숲이 범상치 않은 기운으로 여행자들의 눈길을 끈다.
이 숲은 천연기념물 136호로 지정된 상록수림으로 수백년 된 동백나무를 비롯한 다양한 종류의 수목 등이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빽빽이 들어서 있다.

특히 상록수림에선 각기 다른 뿌리에서 자란 두 그루의 동백나무 가지가 공중에서 맞닿아 있는 독특한 연리지가 자리잡고 있다. 이 연리지에는 ‘사랑나무’란 이름이 붙어 있다. 예부터 사랑하는 남녀가 이 나무사이를 통과하면 두 사람의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전설이 전해져 내려온다.

▲ 상록수림에 빼곡히 들어찬 나무 하나하나에서 오랜 세월이 느껴진다.
또 옛날 중국 제나라왕의 동생인 전횡장군이 제나라가 망하고 한나라가 들어서자 그를 따르는 500여명의 군사와 함께 쫓기는 몸이 돼 이 섬에 상륙했는데, 숲속 깊숙한 곳에는 전횡장군의 신주를 모셔 놓은 사당이 남아 있다. 구전에 따르면 당시 전횡장군은 한 고조가 자신의 신하가 될 것을 요구하자 500여명의 군사와 함께 자결했다. 외연도 사람들은 그때부터 전횡장군을 추모하는 제사를 지내며 풍어를 기원했다. 출산할 때도 전횡장군의 도움을 받아야 탈이 없다고 믿는다.

외연도를 찾았다면 봉화산(279m)과 망재산(171m)에 올라보자. 기가 막힌 주변 경관이 드라마틱하게 펼쳐진다. 일출이나 일몰 시간에 이곳을 찾는다면 우리바다의 아름다움에 탄성을 자아내기에 모자람이 없다.

특히 큰명금과 작음명금으로 나눠진 몽돌해안은 외연도의 보물 중에서도 보물이다. 가지각색의 몽돌이 아기자기한 해변을 채우고 있고, 그 위에서 파도가 보기좋게 부서진다. 잠시 파도소리를 음악 삼아 지친 다리를 쉬어가기 안성맞춤이다. 이곳에는 백패킹을 위한 데크까지 설치돼 있어 하룻밤 묵어가기에는 최적의 장소다.

▲ 노랑배 전망대에 오르면 외연도가 한눈에 들어온다.
명금에서 노란뱃머리를 닮았다는 노랑배로 이어지는 해안산책로는 원시림을 방불케 하고, 길의 끝에는 노랑배 전망대가 관광객들을 기다린다. 전망대에 서면 시야가 탁 트이고 가깝게는 상투바위, 매바위, 횡견도, 당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어느새 노랑배 전망대 위에 황금빛 낙조가 떨어지고 섬은 또 하루를 내려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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