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듭되는 해상 뺑소니에 어업인 분노… 불안 교차
거듭되는 해상 뺑소니에 어업인 분노… 불안 교차
  • 수협중앙회
  • 승인 2013.05.16 13:48
  • 호수 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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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광호 참사 2개월여 만에 완도해상에서 뺑소니 또 발생

또 다시 해상뺑소니 사건이 발생하며 바다에서 조업 중인 어업인들의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지난 3월, 어선 대광호 7명의 선원이 희생된 사건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벌어진 일이다.

지난 9일 완도군 여서도 북쪽 해상에서 3만톤급 라이베리아 선적 컨테이너선이 29톤에 불과한 어선 덕일호와 충돌한 후 그대로 달아난 사건이 발생했다.

다행히 신고를 받고 출동한 해경이 신속하게 구조에 나서 선원 9명이 전원 무사히 구조됐으나 자칫 큰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었다. 이를 두고 어업인들은 불안감과 함께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대형상선의 인명경시 풍조가 여실히 드러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3월 대광호 사건 때도 어업인들은 해상뺑소니 사건을 두고 “바다의 로드킬”, “우리는 길거리에서 치어 죽는 들짐승만도 못한 취급을 받는다”며 서러운 감정을 표출한 바 있다.

어업인들은 “철저한 사고예방대책과 강력한 행정조치 및 처벌이 뒷받침되지 못한 탓에 어업인들의 인명피해가 이어진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어업인들이 특히 우려하는 대목은 해상뺑소니가 반복되는데 있다. 은폐 및 도주가 용이한 야간에 주로 발생하는 상선-어선 충돌사고의 특성상 뺑소니를 부추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해가 진 시간에 출항과 귀항이 빈번한 조업 특성 상 어업인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사고라는 점에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경찰 관계자들도 “주요 상선 운송로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가해 선박을 찾기도 어렵고 추적하기도 어렵다”고 지적한다.

최근 3년간 어선과 상선간 충돌에 의한 해난사고 인명피해는 지난 2010년 71명 중 11명, 2011년 64명 중 3명, 2012년 44명 중 4명의 사망자 및 실종자가 발생해 전체 어선사고의 약 10%를 차지하고 있다.

현재 정부가 구명동의 보급과 소형어선에 레이더 반사기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으나 상선들이 야간 안전운행에 소홀할 경우 무용지물이다.

수천톤 이상의 대형상선이 수십톤에 불과한 크기의 어선에 부딪히는 충격 자체가 엄청나기 때문에 일단 사고가 발생하면 피해 선원 대부분은 사망하거나 실종된다. 당국의 상선에 대한 철저한 교육과 강력한 행정, 사법조치를 통한 예방 노력이 절실한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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