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50년을 투망하다(20)]군 장병에게 싱싱한 수산물을…
[바다 50년을 투망하다(20)]군 장병에게 싱싱한 수산물을…
  • 수협중앙회
  • 승인 2013.01.17 11:26
  • 호수 17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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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가공물류센터 가공현장
수협은 군 장병의 체력 증강과 수산 소비 촉진을 위해 군납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특히 수산물에 대한 군 장병 선호도 향상을 통한 급식 물량 확대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군·민·수협의 합동으로 ‘군납 수산물 선호도 향상 자문위원회’를 운영하고 있고, 필렛 제품을 확대 공급하기 위해 급식 품목을 다양화하고 조리법 시연회를 늘리고 있다.

수산물 선호도를 증대시키기 위해 정기적인 시식행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식품안전종합연구소를 설치하는 등 다양한 군납 신제품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수협이 수산물에 한해서 군납사업을 할 수 있게 된 것은 1970년부터였다. 1969년 10월부터 시범 실시한 데 이어 1970년 3월부터 본격적으로 군납 업무를 시작한 것이다.

그토록 염원하던 군납사업이었지만 막상 시작하려고 보니 경험도 부족했고 인력도 준비되어 있지 않았다. 갖춰진 것이 하나도 없는 실정이었다.

처음에 가지급금으로 업무를 추진하던 것을 군납사업회계를 별도로 개발하고 서울 외곽에 수산물 보관을 위한 냉동창고 시설을 설치하였다.

아울러 육군본부로 부터 군납 담당직원을 특채하는 등 업무체계를 갖추어 나갔지만 많은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폭설이나 폭우 등 기상악화로 인해 물량을 제때 납품하지 못하게 되면 군납 담당자는 애간장을 다 태우며 수습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발을 동동 굴러야 했다. 군납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납품 과정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수량과 선도를 유지해야만 했다.

수량은 문제될 것이 없었다. 전국의 회원조합을 통해 그 지역의 대량 생산 어획물을 계통수매하는 방식이었으므로 물량 비축은 선어든, 건어물이든 안정적인 확보가 가능했다.

그런데도 납품을 담당하는 군인들이 주로 꼬투리를 잡는 것은 수산물의 선도였다. 당시의 상황을 보여주는 일화 한토막이다.

▲ 수협 부평군납출장소 개소식(1983)
매번 선도 문제로 실랑이를 벌이던 한 군납담당 직원이 있었다. 전남 지방에 거주하던 그 직원은 그 날도 군납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군부대 앞에 도착했다.

잠시 뒤에 도착한 군납 담당 군인은 싣고 온 생선을 제대로 검사도 하지 않은 채 선도가 떨어진다는 이유로 가장 낮은 등급을 매기는 것 아닌가. 몇 차례 그런 일을 당한 직원은 더 이상 울분을 참을 수가 없었다.

“이것 보시오.”

등급을 매기고 돌아서는 군인을 불러 세웠다. 군인은 무슨 일이냐는 듯 멀뚱멀뚱 수협 직원을 바라보았다. 지도원은 미리 작정한 대로 화물차 적재함에 실려 있던 생선 한 마리를 꺼내 들었다.

“잘 보시오!”

직원은 납품 담당 군인이 보는 앞에서 생선을 우걱우걱 씹어 먹기 시작했다. 그 모습에 놀란 납품 담당 군인이 황급히 직원에게 달려갔다.

“이게 무슨 짓이오?”

“잘 보시오. 이래도 이 생선이 선도가 떨어진단 말이오? 선도가 떨어지면 내가 이렇게 날것으로 먹을 수 있겠소?”

아직도 입 안 가득 생선을 베어 물고 씹어 삼킨 수협 직원의 눈에서는 눈물까지 흘러내렸다. 차마 볼 수 없었던 것인지, 납품을 담당하는 군인은 지도원을 못 본 척 외면하고 먼 하늘만 올려다보았다.

이렇게 군납사업 과정에서의 어려움을 보고받은 수협중앙회에서는 필요한 조치를 취하기 시작했다. 수협 직원들에게 맡겼던 군납 업무를 군에서 제대한 예비역 장교들에게 맡기기 시작한 것이다. 그렇게 해서 군납사업은 점차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아 나갔다.

이제 수협은 군 장병들을 위해 싱싱한 생선회까지 납품할 정도로 최고의 식품안전과 품질 유지 시스템을 갖추고 수산물 급식시장에서 선두주자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2007년에는 감천항물류센터를 건립해 군납 수산물의 위생적 생산 체계를 구축하기도 했다. 감천항물류센터는 2008년에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HACCP 적용업소로 지정받았다.

이어 2010년에는 인천에 연간생산능력 1만 톤 규모의 현대적 가공시설을 갖춘 수산물 가공물류센터를 건립해 군납 수산물의 위생적 생산 체계를 구축했다.

또한 원료입고에서부터 출고까지 철저한 위생관리를 해나가면서 직원들에 대한 위생 교육도 강화했다. 이를 위해 자체 검사실을 활용, 일반세균과 식중독균 등 기존에 검사하던 항목에 추가하여 중금속, 노로바이러스 등 분석 항목을 더했다.

2011년 군납품목은 기본 급식품목 34종과 선택 급식품목 22종으로 계약물량은 9,967톤(품목별 평균 293톤)이었다.

하지만 매생이, 숭어순살 등 일부 조합 특산물의 경우 연간 생산량은 많으나 대중성 및 상품성이 없어 판로확보에 어려움이 따르고 넙치 등 양식수산물의 경우 고단가로 인해 군에서 급식을 회피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시험급식과 시식행사를 통해 회원조합 특산물 중 부안수협의 숭어순살과 해남, 완도지역의 매생이를 기본급식 품목에 반영하도록 추진하고 있다.

특히 회원조합의 군납 요구품목을 수시로 발굴하고 급식 품목으로의 반영을 적극 추진할 것이다. 아울러 수협중앙회와 회원조합 간 상생을 위한 사전 사업 정보를 공유하고 정보교환과 인적교류 등 네트워크 형성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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