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웠던 청춘들의 열기 그 한여름 밤의 추억을 되짚어보다
뜨거웠던 청춘들의 열기 그 한여름 밤의 추억을 되짚어보다
  • 수협중앙회
  • 승인 2012.08.23 13:16
  • 호수 1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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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협은행 자전거 대장정 수기] 장유진ㅣ수협은행 자전거 대장정 단원

▲ 자전거 위에서의 멋진 한 컷
여름이 지나고 가을에 접어들었음을 알리는 절후인 입추가 지나가고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지금, 한여름의 열정 넘쳤던 우리들의 대장정 추억들이 몽글몽글 떠올라 그림 같던 추억을 글로 남기기 위해 노트북 앞에 앉게 되었습니다.


# 1.우리의 어색하고도 강렬했던 첫 만남..!

수협은행 해안대장정 단원이 되기 위해 52대1이라는 수많은 경쟁의 관문을 뚫고 선발된 50명의 단원이 드디어 거제 계도마을에서 한 자리에 모이게 되었습니다. 첫 만남인지라 어색한 기운이 없지 않아 감돌았지만 모두의 두 눈에는 열정이 가득 담겨 있었습니다.

그래서인지 한 명도 아는 사람이 없었지만 우리는 해안대장정 단원이라는 공통점 하나로 금세 친해지고 하나가 되어 있었습니다. 여기에는 계도 어촌마을 어르신들의 넉넉한 인심이 한 몫 하지 않았나 싶네요.

늘 묵묵히 같은 자리에서 평생 수 십 년간 어업에 종사 해 오신 어촌마을 어르신들께서는 저희를 함박미소로 맞아주셨습니다. 하나부터 열까지 저희가 궁금한 것들을 친절하게 설명해주신 마을 어르신들에게 감사드리며, 저희도 어르신들께 받은 은혜를 갚기 위해 매일 그 마을에 대한 조별 포스팅 활동을 전개하였으며 개인 SNS 홍보활동, 조별 UCC제작 등의 활동을 대장정 기간 동안 병행하였습니다.

물론 첫 날부터 저희는 매일 조별회의를 통해 정해진 컨셉을 가지고 열정적으로 모두가 한 마음으로 활동하였습니다. 조원 한명 한명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개성을 모아서 조별 깃발을 만들고 조 구호를 외치고, 조가를 만들어 부르면서 우리는 청춘의 패기로 똘똘 뭉쳐있었습니다.

# 2. 대장정의 중심에서 인생을 발견하다..!

둘째 날 아침, 저희는 첫 라이딩에 대한 기대와 설렘으로 부풀어 있었습니다. 12박 13일 동안 나와 일심동체 할 MTB자전거와 안전장비를 지급받고 꼼꼼히 나의 몸에 맞게 조절하고 점검 하였습니다. 안전이 걸린 문제이기에 모두가 신중하였고 자전거에 능한 오빠들은 헬멧을 조절해주고 자전거도 이상이 없는지 점검을 도와주었습니다.

드디어 설레이던 발대식! 우리는 웅장한 음악과 함께 12박 13일을 안전하게 완주하겠다는 선서문을 낭독하며 비장한 마음을 가졌습니다. 수협의 발상지인 경남 거제에서 첫 라이딩을 시작으로 우리는 부산에서 본격적인 라이딩에 돌입하였습니다.

사람의 마음은 알 수 없다고 하죠? 우리는 첫 날부터 만만치 않은 오르막 코스와 비바람 가득 했던 무심한 날씨 때문에 역경에 봉착 하였습니다. 부산에서 우리나라 최북단 고성까지 620km나 되는 동해해안의 자전거 라이딩을 완주해 내겠다고 다짐한지가 어제인데 정말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습니다.

최악의 기상조건! 하지만 그 속에서 피어났던 동료애! 우리는 라이딩을 한 순간이라도 멈춘다면 낙오자가 된다는 것을 알기에 오르막에서 한 명이 지치면 같은 팀 단원들이 서로서로 힘을 불어 넣어 주었습니다. 오르막길에서 자신도 다리가 터질듯이 고통스럽지만 2배의 힘으로 페달을 밟아 동료를 밀어주는 아름다운 장면들을 우리는 대장정 기간 동안 늘 함께 하였습니다.

남자 단원들은 자신도 비를 맞아 체감온도가 뚝 떨어졌지만 여자단원들이 저체온증에 빠질까봐 바람막이를 너도나도 꺼내어 건네주었습니다. 이런 훈훈함 속에 서로의 등을 밀어주며, 우리는 그토록 간절히도 바랐던 울산 간절곶에 도착 하였습니다.

제가 라이딩 코스 중에서 가장 힘들었던 곳이 간절곶 이었던 만큼 가장 기억에 남는 명소 또한 간절곶 이었습니다. 12박 13일의 대장정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온 저에게 간절곶 소망우체통에서 제가 보낸 엽서가 도착해 있었습니다.

“네가 이 편지를 보고 있는 순간은 완주로 감동의 눈물을 흘리고 있는 감격의 순간이겠구나. 장장 620km의 자전거 대장정을 성공한 너 정말 자랑스럽다. 그래, 인생에서도 똑같아!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는 법이야. 대장정이 끝난 뒤에도 끈기 있게 남은 너의 인생을 꾸준히 올라가고, 혹시 내리막이라는 인생의 시련에 부딪히더라도 지금 수협은행 해안자전거 대장정 완주의 경험을 되살려서 꿋꿋이 일어서는 네가 되길 바래. 12박 13일 동안 좋은 사람 많이 만나고, 좋은 경험 많이 쌓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매순간 후회하지 않게 그리고 절대 포기하면 안 된다!”

다시 보니 너무 오글거리는 글이지만 수협은행 자전거 대장정을 통해 인생이 무엇인지에 대한 큰 가르침을 얻었습니다.

# 3. 수협은행 해안대장정을 통해 얻은 것. 그 모든 것.

더운 날씨와 높은 습도, 끝이 보이지 않는 수많은 오르막길들, 숨이 턱턱 차오르고 땀은 비 오듯이 흘러 눈을 따갑게 하고 울퉁불퉁한 흙길이 우리의 두 다리를 멍들게 함에도 이런 장애물들은 우리를 더 강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우리의 정은 더 끈끈해 졌습니다.

어촌마을 정화 봉사활동과 카누, 레프팅, 스노쿨링과 같은 어촌체험활동. 그리고 삼겹살 파티와 전복구이는 힘든 라이딩에 지친 우리들의 육신을 다시금 일으키고 사기를 끌어올리기에 충분하였습니다. 수중 기마전 등과 같은 체육대회, 캠프파이어, 촛불의식들은 우리를 다시 뭉치게 해주었습니다.

천근만근 무겁기만 했던 눈꺼풀의 무게를 이겨내고 임했던 아침체조, 50명 단원들의 영양을 책임져 주었던 밥차, 바다의 향을 듬뿍 담은 장어된장국, 멍게비빔밥, 회, 황태구이는 힘든 코스를 넘을 수 있는 비타민이 되어주었습니다.

그동안 꽃 한 송이의 소중함을 몰랐던 제가, 간간히 불어오는 바람의 손짓을 느끼지 못했던 제가, 12박 13일의 뜨거웠던 대장정을 하면서 어느 순간 소소한 것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감사하는 저의 모습으로 변해있었습니다.

나지막한 낡은 가옥들이 해안가에 촘촘히 늘어서 있었던 어촌마을의 풍경과 늘 먼저 손짓해 주시던 어촌주민 분들은 메말라 있었던 저의 마음을 치유(Healing)해주었습니다. 부산에서 우리나라 최북단 고성까지 620km나 되는 동해해안을 대장정하면서 모든 이의 탄성을 자아냈던 우리 자연의 아름다움을 제 두 눈의 렌즈 속에 담아왔습니다. 12박 13일 동안 그 누구도 느낄 수 없는 자연의 경이로움에 흠뻑 빠지는 큰 선물을 얻었습니다.

빡빡하고 힘든 일정일 수 있었지만 우리의 지칠 줄 모르는 패기와 어촌주민 분들의 응원과 수협은행에서 베풀어주신 많은 배려와 지원, 이 삼박자가 딱딱 들어맞았기에 우리는 해내었습니다. 포기하지 않고 한명의 낙오자도 없이 최종 목적지인 고성에서 완주의 성취감을 만끽하였습니다.

대장정이 끝나고 집에 돌아와서 매일아침 일찍 일어났던 그날이……. 매일 밤 서로의 어깨를 안마해주며 이야기를 도란도란 나누던 그 여름날이……. 화장실에 못가서 겨우 구한 요플레를 한 입씩 나누어 먹으며 만족감에 함박웃음을 짓던 그 날이……. 이제는 사소한 그 하나하나가 너무 그립습니다. 한동안 원하지 않게 일찍 깨어서 이러한 추억을 곱씹어보는 수협향수병이 낫지가 않았습니다.

그동안 안전하게 라이딩을 마칠 수 있게 도와주신 모든 수협 관계자분들과 코치님, 그리고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게 도와준 49명의 대장정 단원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소중한 추억들 잊지 못할 것입니다. 행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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