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쪽 끝 섬 울릉도
東쪽 끝 섬 울릉도
  • 김상수
  • 승인 2010.01.14 16:57
  • 호수 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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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공해, 그 유혹에 빠지다

▲ 울릉도의 관문 - 도동항에 입항하는 쾌속여객선
오늘의 한국인들이 가장 가보고 싶어하는 첫 번째 섬은 여전히 울릉도다. 지난해에만 30여만 명의 관광객들이 울릉도를 찾아와 소원을 풀고 갔다. 올해는 더 늘어날 전망이라는 게 울릉군 관광과의 예측인데 왜 하필 그 먼 섬 울릉도일까?

그동안 대부분의 관광객들이 내세우는 이유는 ‘삼무오다(三無五多)’라는 것. 도둑 등 없어야 할 것 없고 물 등 많아야 할 것은 많다는 게 이유였다. ‘웰빙’ 운운하는 요즘세대는 다르다. 뭍에서 떨어진 거리만큼이나 공해 없는 맑은 자연을 오감으로 느끼려고 찾아온다는 것이다.

시간마다 달라지는 절경

▲ 울릉도-독도거리 87.4㎞ 표지판
강원도에서 출발했던 경북 포항에서 출발했던 배가 닿는 곳은 두 개의 높은 벼랑아래에 들어선 도동이다. 도동은 울릉도의 서울. 관광과 관련되는 일로 생계를 꾸려 가는 이가 적지 않고 좁은 골목길 양쪽의 알록달록한 관광안내 등 간판이 즐비하다.

포구 주변은 밤샘 조업한 끝에 잡아낸 오징어며 새벽에 잡아온 온갖 싱싱한 수산물을 즉석에서 썰어 파는 아낙네들의 몸짓으로 활기차다. 여행객들에게는 이런 도동이 울릉도 여행의 출발점이자 종착지이다.

잠시 도동항 이곳 저곳에 눈길을 주던 이들은 케이블카를 타고 전망대부터 오른다. 무공해 섬 울릉도가 눈에 그득 들어차고 삼대에 걸쳐 선행을 베푼 이가 일행 중에 있으면 전설대로 독도까지 아스라이 보일 터.

밤은 또 밤대로 좋다. 과장하기를 좋아하는 이들이 ‘울릉도의 밤바다는 오히려 낮보다 환하다’는 말로 표현한다는데 오징어잡이 어선들이 자아내는 풍경 덕이다.

▲ 울릉군수협 위판장에서 오징어를 손질하는 모습
이 배들이 줄줄이 켜놓은 집어등으로 하여 색다른 야경을 연출하는 밤바다며 전망대 바로 아래에 들어선 도동 거리를 밝힌 전등불로 해 울릉도의 화려한 밤이 살아나는 것이다.

설레는 밤을 보낸 이들은 오징어잡이 어선들이 입항하는 시간에 맞춰 새벽바람에 저동 항 소재 울릉군수협 위판장으로 몰려간다. 말 그대로 생생한 삶의 현장. 밤새 잡아낸 오징어를 내리는 어업인들과 울릉군수협 직원들의 위판모습, 섬아낙네들의 재빠른 오징어 손질 모습은 뭍 사람들에게 감동 그 자체로 다가선다.

▲ 울릉도 오징어잡이 어선들의 출어 모습
오징어물회나 볶음 혹은 홍합밥으로 아침식사를 하고 난 관광객들은 바람처럼 흩어진다.

독도행 배에 오르는가 하면 울릉도의 지붕 성인봉에 오르는 이들도 있고 그 좋다는 울릉도 물을 찾아 도동약수며 봉래폭포를 찾아가기도 한다.

평균기울기가 25도나 되니 논·밭이 넉넉할 리 없는 울릉도는 주식의 자급자족이란 꿈도 꾸기 어렵다. 대신 온갖 산나물이며 약초재배에는 더 없는 조건. 명이 등 갖가지 약초는 울릉군수협 마른오징어·호박엿과 더불어 울릉도의 대명사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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