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움 없는 위기의식을 갖자
두려움 없는 위기의식을 갖자
  • 김병곤
  • 승인 2012.03.23 00:55
  • 호수 1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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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속담에 "대나무는 마디를 맺으면서 더 강해지고 연은 바람이 거셀수록 더 높이 난다"는 말이 있다. IMF 당시 모 기업회장이 “위기는 곧 기회”라며 공격경영을 지시하면서 이 말을 인용해 아직도 위기에 봉착한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고 있다.

이 속담은 지금 당장은 힘들어도 경험이 되어 더 큰 힘이 돼 돌아온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사실 위기 다음에는 반드시 기회가 온다.

세계 어느 역사를 돌아봐도 시대마다 번영과 풍요만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우리도 늘 위기가 있었고 그 위기는 끝이 아닌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는 기회였다. 우리 수협도 마찬가지다. 창립 50년의 우리 수협은 한국경제의 위기와 함께 어두운 터널을 지나왔다.

하지만 이러한 절체절명의 위기에서도 희망의 날개를 펼칠 수 있는 날이 반드시 올 것이라는 기대를 버리지 않았다. 이러한 결과가 지난해 결산에서 95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실현 한 것이다.

당기 순이익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지도경제사업부문에서 법정적립금 등 제적립금을 쌓고 나머지 잉여금 중 14억2200만원을 회원조합에 출자배당금으로 확정했다는 것이다. 배당률은 4.5%에 이르며 3년 연속 배당이다.

하지만 수협의 과거 결산 환경은 그다지 좋지 않은 것이 사실이었다. 열악한 경영환경 속에서도 수협은 내부 통제는 물론 외부환경 변화에 발빠르게 대처해왔다. 특히 사고재발을 막기 위해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기 때문에 오늘날 건전 경영이 가능했던 것이다.

또다른 아픔도 있었다. 수협은 IMF를 거치면서 불거진 경영부실에 따른 중앙회에 공적자금과 조합에 경영개선자금 투입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자구책을 강구하며 스스로 살아남기 위해 온 직원들이 그야말로 뼈를 깎는 아픔을 겪어야만 했다.

물론 지도경제사업과 신용사업의 분리가 협동체로서의 기능 발휘에 족쇄가 되고 있지만 경영에서는 확실한 성과를 내고 있다.

신용사업 역시 당기 순이익 764억원을 냈다. 비록 지도경제사업에 직접 지원은 할 수 없지만 자본건전성 개선에 크게 일조해 오고 있다. 일선 조합역시 결산에서 1026억원의 당기순익을 달성하며 2년 연속 당기순익 1000억원 시대를 열었다. 조합 역시 위기에서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한 결과다. 일선 조합들의 잉여는 중앙회 출자금 증대운동에 적극적인 동참으로 이어지고 있다.

중앙회의 사업에서 얻은 수익은 응당 회원 조합 출자배당과 조직 활성화에 지원돼야 한다. 또 일선수협은 조합원에 대한 배당과 환원사업을 통해 다시 어업인에게 환원되는 명백한 협동조직의 역할을 해야 한다.

올해는 협동조합의 확실한 변화가 예고돼 있다. 농협이 지주회사로의 분리라는 처음 해보는 개혁에 나섰다. 또 농·수협을 넘어서는 대안의 협동조합을 설립하는 것도 가능해 졌다.

어쩜 생산자 중심 협동조합의 제한에서 벗어난 생산, 가공, 판매, 유통을 통합하는 지역 협동조합의 설립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생산자 조합의 독점이 끝나고 생산자를 상대로 협동조합이 경쟁하는 시대가 예고돼 있다. 50년의 수협이 지금 절실한 것은 이러한 현실을 직시하고 두려움 없는 위기의식을 갖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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