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녘바다 賞春客들의 명소
남녘바다 賞春客들의 명소
  • 김상수
  • 승인 2012.03.02 03:16
  • 호수 1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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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륵산에서 내려다보는 통영 봄 풍경

통영은 미항(美港)이요, 예향(藝鄕)이다. ‘한국의 나폴리’라는 찬사를 듣는가 하면, 동피랑 골목골목 그려진 벽화그림 덕에 ‘한국의 몽마르트’라고도 불린다. 봄바람 살랑대는 요즘, 통영을 찾아온 여행객들은 나폴리나 몽마르트 보다 먼저 미륵산에 오른다. 해발 461미터 정상에 서면, 한려수도 아름다운 쪽빛 바다에 점점이 떠있는 수많은 섬들을 눈에 담을 수 있고, 온몸으로 봄기운을 느낄 수 있음이다.


한국의 100대 명산에서 보는 ‘봄바다’

봄을 재촉하는 비가 연 이틀간 내리다 사흘째 되는 날 활짝 개자 여행객들의 발길이 미륵산을 향해 몰여든다. 통영바다와 주변 섬을 내려다 볼 수 있는 미륵산 정상이 목표다. 이곳에서 내려다보는 한려수도는 통영8경중에 제1경 자리를 차지한다는 것을 관광안내서에서 본 여행객들의 기대가 크다. 당연히 빼어난 풍광에 대한 기대다. 산림청에서는 한국의 100대 명산 중 하나로 꼽았고,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는 국립공원 대표 경관 중 하나로 선정했을 정도의 풍경.

이름에서 느껴지듯 미륵산은 불교와 관련이 많다. 원효대사는 ‘미래 부처가 찾아온다'는 예언을 남겼고, 전설에서는 미래의 부처가 중생을 구제하려고 도솔천에서 내려와 용화수 아래에서 설법한다는데, 미륵산의 옛 이름인 용화산(龍華山)이 여기서 비롯됐다는 전설이다. 하여 산자락 아래에는 용화사며 미래사, 관음암, 도솔암 등등 사찰이며 암자가 들어앉아 미래 부처를 기다리고 있기도 하다.

미륵산은 사부작사부작 산책하듯 오를 수도 있고, 시간이 급하다면 케이블카를 타고 후딱 올랐다가 내려올 수도 있다. 승차권을 편도만 끊어 걸어서 하산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대표적 코스이기도 하지만, 오르는 길에 용화사 혹은 미래사를 들렀다 오르는 길을 권한다. 이리 쉬엄쉬엄 가도 정상까지 두 시간이면 넉넉하다. 미륵산 케이블카는 국내에서 가장 긴 선로길이 1,975미터다.

도남관광지 하부정류장에서 시작해 미륵산 8부 능선에 위치한 상부정류장까지 8인승, 캐빈 47대가 연속적으로 순환해 관광객을 수송하니 기다리느라 지루해하지 않아도 된다. 일단 정상에 오르면 북쪽으론 통영 항을 품에 앉은 듯 둘러싸고 있는 통영시가지가 먼저 눈에 드니 북쪽방면이다.

통영해협도 바로 코앞이요, 벽방산 등 산세도 첩첩이어서 풍경이 싱겁지 않다. 망망대해로 이어진 것은 남쪽 풍경이다. 연대도와 연화열도가 보이는가 하면, 제법 큰 섬 욕지도며 두미도가 아련하다. 서쪽에서 새의 시선으로 내려다보기를 즐기는 이들도 많다. 역시 섬이 있음인데, 사량도와 그 뒤쪽에 보이는 남해도가 든든하다.

▲ 봄은 어시장 중앙시장에서도 시작됐다
동쪽 바다는 왜군을 유인, 단숨에 물리친 해협 견내량이며 한산도·화도·방화도 등등 역사 속 한산대첩 현장이 펼쳐지면서 감동을 전해주기도 한다. 대충의 방향에 맞춘 설명이지만, 실은 파노라마처럼 360도 조망으로 다가서는 모습들이다. 국내 최초 해상국립공원인 한려수도의 바다와 주변 562개의 섬이 펼치는 파노라마여서 가슴 벅찬데, 정지용 시인은 ‘통영과 한산도 일대의 풍경 자연미를 나는 문필로 묘사할 능력이 없다’고 했을 정도의 선경이다.

하산 뒤, 통영관내 여러 수협에서 케이블카 승강장 주변에 마련한 특산물 판매장에서 귀가 선물을 준비한 여행객들 중 일부는 미륵도 해안선 일주를 택하기도 한다. 해안 길을 따라 도는 산양일주도로 코스다. 길을 따라가다 보면, 올 굴양식 준비를 벌써부터 다시 서두르는 어업인들의 바쁜 몸짓도 보이고, 쑥을 캐느라 허리를 숙인 아낙네도 스치듯 지나치게 되니 통영의 봄 모습 중 하나이다.

이윽고 해질 무렵, 산양일주도로 한쪽에 마련된 달아공원 전망대에 서면, 때맞춰 시작되는 일몰풍경도 가슴에 담을 수 있어 좋다.

▲ (왼쪽부터) 굴양식 마무리작업중인 통영어업인들 / 승강장 입구 통영관내 여러 수협 직판장 / 달아공원에서 보는 일몰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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