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의 새로운 대안인 협동조합
자본주의의 새로운 대안인 협동조합
  • 김병곤
  • 승인 2012.02.09 13:49
  • 호수 1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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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사람 인(人)자는 한자로 두 획이 서로 기대어 있는 형상이라 한다. 2500년 전 고대인들의 문자인 갑골문자에도 사람 인(人)은 아담을 먼저 세워 놓고 그 갈빗대로 이브를 만들었다는 뜻을 표현하기 위해 두개 획으로 구성했다고 한다. 사람은 혼자 살아 갈 수 없기에 서로 기대며 살아가야 하는 존재로 태어난 것이다.

사람이 서로 의지하고 부대끼며 살아가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일게다. 사람은 서로 도움을 주고 함께 살아가는 속에서 삶의 보람과 가치를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사람은 태어나면서 서로 협력하며 살아가야 한다고 운명 지어진 것처럼 협동체는 어쩜 인간이 살면서 가장 기본이라 해도 과언은 아니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더욱 가치 있게 해주는 것이 인적 결합체인 바로 협동조직이다.

때마침 협동조합이 자본주의의 새로운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지난해 스페인 축구명가  FC 바르셀로나가 유럽챔피언리그에서 우승하면서 협동조합이 운영한다는 사실에 주목을 받았다. 또 최근 들어 120개 협동조합의 복합체인 스페인 몬드라곤 협동조합은 10만 명을 고용하고 24조원의 매출을 올리며 스페인 3대 기업그룹 반열에 올랐다고 소개되면서 일반인들로부터 관심을 불러오고 있다. 뿐만 아니라  유럽 선진국에서는 이미 협동조합이 각광을 받고 있다.

더구나 국제연합(UN)은 올해를 ‘세계 협동조합의 해’로 선포했다. ‘경쟁’이 아닌 ‘공유’를 가치로 내세우는 협동조합에 전 세계가 관심을 가져 줄 것을 권고하고 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협동조합은 매우 독특하고 가치 있는 기업모델로 빈곤을 낮추고 일자리를 창출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우리 정부도 이런 흐름에 따라 올해 12월부터 협동조합기본법을 시행한다. 금융 등 일부 영역만 제외하고 다양한 협동조합이 설립될 수 있도록 했다. 5인 이상이 협동조합을 결성할 수 있도록 해 기존 300명 이상 등으로 제한하던 필요 조합원 수를 과감하게 조정했다. 정부는 협동조합 설립으로 취약계층의 경제활동 기회가 넓어지고 서민과 지역경제 활성화, 일자리 창출 등을 기대하고 있다. 마치 협동조합의 신화가 탄생될 것처럼 선전하고 있다.

하지만 협동조합 창립 100주년이 넘은 수협을 비롯한 기존 협동조직에 보다 많은 정부의 관심이 우선돼야한다. 우리의 협동조합은 정부 주도로 만들어졌다는 태생적 한계로 정부가 지나칠 정도로 간섭이 심했던 것이 사실이다.

정부대행 사업을 맡기면서 협동조합을 마치 정부의 산하 단체정도로 여기고 ‘감 놔라 배 놔라’수준을 넘어 아예 상까지 차리려는 경향이 지배적이었다. 자율적이고 민주적이어야 할 조직에 도를 지나쳐 이념과 가치를 훼손해 왔다.

따라서 새로운 협동조합에 기대하는 것처럼 현존의 협동조합에 정부가 보다 체계적인 지원과 정비가 필요하다. 특히 장기적인 차원에서 정부가 해야 할 사업과 어업인의 조직이 해야 할 사업을 구분해야 한다.
어업인들이 진정으로 협동운동을 추진 할 수 있도록 여건과 토양을 조성해 주는 것이 협동조합원들의 경제적 지위를 높이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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