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고흥군 거금도
전남 고흥군 거금도(巨金島)는 우리나라에서 10번째로 큰 섬이다. 한때 7번째 섬이었지만 다른 섬들이 매립간척 사업으로 덩치가 커지면서 섬 크기의 순위가 바뀐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큰 섬인데도 거금도를 아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 더구나 60~70년대 프로레슬러 국민영웅 김일 선수와 판소리를 체계화한 동초 김연수 선생의 고향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더더구나 없다. 이는 행정구역상 금산면(錦山面)으로 더 잘 알려져 있고 인접해 있는 소록도가 일반인들에게 유명세를 타고 있기 때문이다.
해안에는 간석지가 잘 발달돼 김을 비롯 미역과 다시마, 매생이 양식을 주로하고 있으며 최근 들어 전복과 어류 양식도 활기를 띄고 있다.
거금도는 우리나라 수산물 생산의 메카라 해도 과언은 아니다. 섬 전체가 빼어난 절경(絶景) 이지만 바다에는 해조류와 어류 양식장들이 비경(秘境)처럼 펼쳐 있다.
거금도 오천항은 전라북도 군산시까지 연결되는 국도 27호선 종점이자 출발점이다. 지난해 12월16일 거금대교가 개통돼 사실상 육지가 됐다. 거금대교는 소록도와 거금도를 연결하는 2㎞의 사장교로 영문 표기는 '골든 브리지(Golden Bridge)'다. 녹동항에서 30분이 걸린 뱃길이 5분으로 단축됐다.
거금대교는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자전거·보행자 도로(1층)와 차도(2층)를 구분한 복층 교량으로 만들어져 걸어 다니는 사람들을 배려했다. 그래서 `새로운 세상을 여는 희망의 길’이라고 명명했다.
거금대교에서 출발해 해변도로를 따라 섬 일주는 자동차로 30~40분이 소요된다. 그러나 섬 전체의 때 묻지 않은 풍광을 보노라면 차를 멈출 수밖에 없다. 거금도는 크고 작은 해수욕장이 즐비하다.
우선 익금 해수욕장이다. 해안도로에서 커브길을 휘감아 들어가면 저 아래쪽에 눈부시게 푸른 해수욕장이 있다. 수심이 얕고 경사가 거의 없어 해수욕하기에는 적당한 조건이다.
백사장 뒤 소나무 숲은 야영장으로 적격이다. 익금해수욕장에서 언덕을 하나 넘으면 아담한 해변이 나타난다. 소익금 해수욕장이다. 눈이 부실만큼 흰 모래사장을 갖추고 있다.
소익금을 지나면 자갈마당의 금장해수욕장이 있다. 이곳 역시 소나무 숲이 우거져 있어 한적하고 여유로움을 즐길 수 있어 좋다. 섬의 한 중간에 있는 오천해수욕장은 모래 반,자갈 반의 해수욕장이다. 몽돌해변도 일품이다. 연소해수욕장도 규모는 가장 작지만 가족단위로 조용한 휴가를 보낼 수 있다.
해수욕장 뿐만 아니라 적대봉 정상에서 바라본 바다는 가히 표현하지 못할 정도로 아름답다. 명소도 여러 군데다. 거금대교와 함께 개장한 김일 체육관과 기념관에 가면 온 국민들을 TV앞으로 불러들였던 프로레슬러 김 일선수의 일대기를 한눈에 볼 수 있어 아련한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이밖에도 후박나무 군락과 500년이 넘은 노송과 느티나무도 만날 수 있다. 거금도를 일주하면서 운 좋게도 바다 위에 뭉게구름이라도 걸치면 그 어떤 산수화도 견줄 수 없을 만큼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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