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구룡포 대니 김의~ 색소폰에 실은 ‘무한’ 바다사랑
경북 구룡포 대니 김의~ 색소폰에 실은 ‘무한’ 바다사랑
  • 이명수
  • 승인 2012.01.05 14:10
  • 호수 1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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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사랑 공연 6년째 이어가
수협 위한 연주회 마다 않아


기자가 대니 김을 첫 대면한 순간 다소 의외의 느낌을 받았다. 세련되고 감성적인 색소폰 연주가란 선입견이 사라지고 이웃집 아저씨를 만난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마침 (사)한국생활음악협회 포항지부 설립행사를 갖고 있던터라 분주했지만 푸근한 인상에서 풍기듯 대니 김은 기자를 반갑게 맞아 주었다.

그에게 기자명함을 건넸지만 돌아 온 것은 한 장의 CD였다. 대니 김에겐 명함이 없다. 대신 자신의 색소폰 연주곡을 담은 CD가 곧 명함이란다. 컬러링도 자신의 색소폰 소리다.

대니 김, 본명은 김세옥. 올해 나이 52세. 경북 포항 장기에서 태어나 중학교때 색소폰에 입문해 지금까지 색소폰 연주가로 활동하고 있는 인물이다.

수산, 수협과 색소폰이 무슨 관계냐고 의아해 하겠지만 바다 출신답게 바다와 적잖은 인연을 맺고 있기에 공감가는 인터뷰이(interviewee)였다.

결정적인 사실은 연규식 구룡포수협 조합장의 제보였다. 연규식 조합장은 기자에게 “독도사랑 연주회가 계기가 돼 교감하게 된 예술인으로 바다를 사랑하고 수협을 사랑하는 마음이 한결같아 널리 알리고픈 마음에 소개하게 됐다”고 밝혔다.

중 1때 음악적 재능을 인정받아 선생님으로부터 색소폰 연주를 권유받고 연주가의 길에 들어선 대니 김은 대학을 졸업한 후 39년간 줄곧 연주가로 활동하고 있다.

대니 김의 바다사랑은 6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6년 일본의 독도침탈 야욕이 불거지자 독도를 사랑하고 우리 바다를 사랑한다는 진심에서 색소폰 연주를 하게 된 것이다. 당시 일회성으로 생각해 연주회를 가졌으나 영원한 바다, 영원한 독도의 마음을 함께 하기 위해 독도사랑 연주회를 계속 하게 됐다.

대니 김은 그 이후 매년 6월부터 10월까지 포항 해맞이공원에서 독도사랑 연주회를 갖고 있다. 지금까지 공연횟수만도 1160회에 달한다. 물론 무료다. 비가 오고 날씨가 좋지 않아도 공연은 멈추지 않았다.

대니 김은 “독도를 지키고 사수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행위보다 우리 마음에 독도의 귀중함을 조용하게 일깨우기 위해 공연을 지속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독도를 가보지 못한 게 아쉽다는 대니 김은 “기회가 주어진다면 꼭 한번 독도에 가서 연주회를 갖고 싶다”고 희망했다.

대니 김의 바다사랑은 이 뿐만이 아니다. 매년 6월부터 8월까지 양포항에서 휴가를 즐기는 관광객들에게 바다사랑을 색소폰으로 전하고 있다.

대니 김의 수협사랑도 만만찮다. 연규식 구룡포수협 조합장과 인연을 맺은 이후 꾸준한 교류를 하고 있는가 하며 연말 등 수협 행사가 있을 때 열일 제쳐놓고 수협인과 조합원과 함께 색소폰 연주로 흥을 돋군다.

“독도 연주회를 하고 해변 공연을 하는 과정에서 바다에 대한 애정이 더욱 깊어졌고 특히 수협과 맺은 인연은 잊을 수 없어 수협인이 원하고 어업인이 희망하면 언제든지 달려가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그에게도 고민은 있다. 밤낮으로 색소폰 연주회, 그것도 거의 무료로 봉사하다시피 하니까 먹고사는 문제에 늘상 부딪치고 있다. 이제는 이해를 넘어 함께 연주생활을 하는 가족이 고맙긴 하지만 가정생활에 충실치 못한 게 미안하단다.

대니 김은 경북 포항시 북구 장성동에 대니 김 색소폰 학원을 경영하면서 이같이 연주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지난해말 (사)한국생활음악협회 포항지부 지부장직을 맡아 미약하지만 재정적 지원을 기대하고 있는 정도다.

이런 현실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대니 김은 지금까지 자신해 왔던 일을 그대로 놓지 않겠다는 각오를 다진다.

2012년 새해 역시 독도사랑 160일 연주회를 이어 가고 관광객을 위한 해변공연도 계속할 계획이다. 구룡포수협 등 수협과의 연도 지속해 진정한 바다사랑을 보여주겠다는 일념도 엿보였다. “아니 가장 우선하겠다”고 덧붙였다.

개인적으로는 베이스기타 연주자인 부인과 키보드의 첫째 딸, 드럼의 둘째 딸과 함께 사람의 심금을 울리는 진솔한 가족이기를 소망했다.

대니 김 군단은 독도 공연을 전담하는 15명의 ‘드럼 색소폰 앙상블’ 팀과 양포항 공연을 전담하는 25명의 ‘꿈을 만드는 색소폰’ 팀으로 구성돼 있다. 리더는 대니 김이다.

음악을 사랑하는 동호회원 중심으로 직장을 다니면서 연주회에 참여하는 열정을 보이는 게 대니 김 군단의 특징이다.

대니 김은 지금까지 자신의 연주 CD롤 판매해 연주에 보태는 정도로 불편한 생활을 감내해야 했다. 하지만 그에겐 무엇과도 바꿀수 없는 색소폰이 있고 색소폰으로 바다사랑을 전하는 희망이 있기에 후회란 무의미하다. 대니 김의 ‘무한’ 바다사랑을 임진년 새해에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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