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식해와 메밀국수의 찰떡궁합
명태식해와 메밀국수의 찰떡궁합
  • 김상수
  • 승인 2011.12.15 15:45
  • 호수 1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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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진포메밀막국수

▲ 좋은 맛에 비해 값도 웬만해 명태식해보쌈도 인기다

어촌 전통식품이 ‘돈 되는 세상’이다. 고성·속초·주문진 등 동해안 아낙네들이 명태가 나는 겨울, 심심찮게 만들어두고 김장김치처럼 연중 밥상에 올리곤 했던 명태식해()가 동해안을 찾아온 관광객들의 입맛을 유혹한 끝에 대도시에 체인점까지 내고 있는 것이다.

고성군 화진포해수욕장 초입, 명태식해와 메밀막국수, 명태식해보쌈을 손님상에 올리면서 연일 호황을 이루는 맛집 ‘화진포메밀막국수’가 주인공.


명태 살에 배어든 전통손맛

서남해안 어촌에 젓갈이 있다면, 동해안에는 식해가 있다. 최근 관광객 사이에서 유명해진 것은 가자미식해와 도루묵식해, 메가리며 횟대기밥식해 등등이지만, 본래 ‘동해안 식해 중의 식해’라는 말을 들었던 것은 바로 명태식해다.

“싱싱한 명태만 있으면 집에서도 할 수 있는 게 명태식해죠. 먼저 대가리와 내장, 아가미를 없이한 명태를 채반에 받히고 천일염을 뿌려 이틀정도 응달에 재두었다가 위에 돌을 올려 남은 물기를 빼줍니다.

이 명태 살을 먹기 좋은 크기로 포 뜨듯이 썰어 놓고, 적당한 굵기로 채 썬 무도 물기가 없도록 꽉 짜두는 게 먼저 할 일입니다. 되직하게 쪄낸 찹쌀밥도 준비해야 하죠. 찹쌀밥에도 염간하고, 식혀둡니다.”

화진포 직영 공장에서 명태식해 가공작업 중이라는 임의성 사장을 대신한 주방장 임영희 씨(54)의 설명이 이어진다. ‘명태 살 절인 것, 무절임, 찹쌀밥에 고춧가루 빻은 마늘 생강즙 엿기름 등 양념을 함께 넣고 잘 버무려 장독에 꼭꼭 쟁여놓고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 숙성시켰다가 먹으면 된다’고 덧붙인다.

듣기 나름이지만 과정은 단순한 듯한데, 고성 토박이로 어머니께 식해 담그는 방법을 배웠다는 임씨. 그이가 숙성시킨 명태식해가 메밀국수 위에 빨갛게 올라 상에 오르니 ‘명태식해메밀비빔국수’다.

처음엔 겨울에 메밀국수라니 했다. 뿐이랴, 한술 더 떠서 얼음 동동 뜬 동치미국물도 곁들여지고 백김치도 등장한다. 함경도식이라는 설명인데, 치아가 시릴 정도다. 바로 뽑아낸 메밀국수에 동치미국물을 넣는다. 면이 연해서 뚝뚝 끊어질 정도인데, 대신 매콤달콤한 명태식해가 쫄깃하니 씹는 맛이 제대로 난다. 깔끔한 맛이다. 명태식해가 매콤하다싶으면 함경도식 백김치 한 점 입에 넣으면 금세 상큼해진다.

▲ 13년 전에 문을 연 본점
잘 익힌 돈수육 위에 빨갛게 명태식해가 냉큼 올라 나오니 명태식해보쌈이다. 바닷고기 명태와 돼지고기라니 의아스럽겠지만, 더할 나위 없는 궁합. 잘 익은 백김치에 수육 한 점, 명태식해 한 젓가락만 넣고 먹으면 술이 절로 당긴다. 주변을 보니 명태식해보쌈을 먹는 관광객들 상 위에는 소주 몇 명씩 꼭 있다. 그 손님들, 다 먹었다고 바로 가지 않는다. 포장용 명태식해를 곁들여 계산한다.

고성군수협 고객이기도 한 임의성 씨가 화진포해수욕장 초입에서 화진포메밀막국수 집 문을 연 것은 지난 1999년. 친척이 하도 청하기에 지점을 내줬다가 요즘은 아예 체인사업으로 확장, 전국 13개의 분점에서 ‘고성 명태식해 맛’을 퍼뜨리고 있다 했다. 13년 세월동안 말 그대로 장족의 발전을 한 것이다.


“어촌전통식품이라 할 명태식해가 주인공이 되어 이렇듯 돈이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었습니다. 부모님들로부터 물려받은 손맛 덕이 크지요.”

임의성 사장의 말인데, ‘지금은 이름 비슷한 명태식해 전문점도 주변에 늘었으니 이제 고성바다에서 명태만 많이 잡히면 어업인서껀 두루두루 좋은 일’아니냐며 반문한다.

강원도 고성군 화진포메밀막국수 ㅣ 033-682-4487 / www.hwajinpo.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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