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재단이 진정한 어업인의 화수분이 되길
복지재단이 진정한 어업인의 화수분이 되길
  • 김병곤
  • 승인 2011.09.29 14:13
  • 호수 1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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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수분(貨水盆)은 아무리 귀한 물건도 안에다 넣어두면 끝이 없이 나오는 보물단지라는 뜻으로 ‘재물이 자꾸 생겨서, 아무리 써도 줄지 않음’을 이르는 말이다.

중국 진시황이 만리장성을 쌓을 때 황하의 물을 뜨는 그 물동이가 얼마나 컸던지 한 번 채우면 아무리 써도 없어지지 않았다는 하수분(河水盆)에서 어원이 유래한다. 전영택의 단편소설 제목으로 잘 알려진 '화수분'에서도 우리의 두터운 인심을 엿보게 하는 대목을 보여주고 있다.

무엇보다도 화수분은 퍼주고, 퍼주고 또 퍼줘도 마르지 않는다는 나눔 정신과 사회적인 약자와 곤궁자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미는 운동으로 정리된다.

바로 수협이 2년 전 발족한 어업인교육문화복지재단이 우리 어업인들에게 화수분으로 다가오고 있다. 사실 어업인들은 거친 바다와 싸우며 우리 국민들 중 가장 열위에 위치해 있다. 어업인들은 국민들의 식탁은 물론 국가 안보까지 책임지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육 문화 복지는 엄두조차 낼 수 없다.

해를 거듭할수록 사회 경제적 소외감은 한이 없다. 그래서 어업인 복지 전담기구를 통한 어업인과 어촌지역에 대한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같이하며 복지재단이 설립된 것이다.

복지재단은 외부 지원 없이 수산계가 스스로 살아남기 위한 절박함을 통감하고 수협중앙회 출연금과 수협 임·직원들의 급여반납 등으로 자체적인 설립재원을 마련해 탄생된 자조적 노력의 결정체라는 것에 그 존재가치의 의의는 더 크다.

창립 당시 재원은 17억원에 불과했다. 현재는 43억500만원이 됐다. 2년 새 현금 기부는 1810건에 3억8100만원이 걷혔고 신용카드 포인트 기부도 98건에 이르고 있다. 기부금품 참여자도 다양했다. 개인은 물론 동기회, 동호회. 어촌계 조합직원과 조합장, 수협 퇴직자그룹, 일반 개인들까지 동참하면서 나눔과 상생의 모델을 보여줬다.

복지재단은 얼마 되지 않은 재원으로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어업인 403명에게 의료 지원을 했고 지역의료기관 병원과 협약 체결을 통해 900여명의 어업인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의료봉사활동도 했다.

어촌주택 태양열 전환에도 힘을 보탰고 선원 위령탑 복원과 어촌 복지회관 건립에도 앞장섰다. 특히 어촌 다문화가족 모국 방문에도 적극 나서 29가구 97명이 모국을 다녀왔다.

복지재단 설립으로 어업인들의 교육 문화 복지 지원의 물꼬를 트면서 수협을 중심으로 하는 아름다운 기부는 수산계에 나눔 문화 확산을 가져온 것이다. 수협의 조직문화의 변화도 가져오게 했다.

앞으로도 어업인들을 위해 해야 할 일은 많지만 재원은 턱없이 부족하다. 복지재단은 재원확충을 위해 포스터, 팜플렛, 북마크, 리플렛 등의 홍보물을 제작해 꾸준한 홍보를 진행 중이다. 특히 현금 기부참여 외에도 본인이 가진 남들과 다른 능력을 어려운 이웃과 나누는 방식의 ‘재능기부(Talent Donation)’ 참여 창구도 열어놓고 있다.

나눔이란 나보다 더 어렵고 힘든 사람들을 위한 실천적인 투자며 모두를 위한 투자이기도 하다. 나눔의 실천을 통해 조직에 신뢰와 믿음이 쌓여 복지재단이 어업인들에게 진정한 화수분이 될 수 있도록 우리 모두의 보다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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