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룡포 어업인들의 해장 단골메뉴 복국
구룡포 어업인들의 해장 단골메뉴 복국
  • 김상수
  • 승인 2011.09.08 10:58
  • 호수 1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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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들보들 복어 살

▲ 시원한 맛이 그만인 복국
알려졌듯이 복어는 저지방에 저칼로리, 고단백질 식품이다. 게다가 각종 무기질과 비타민까지 함유했으니 건강 다이어트 식품이기도 하다.

특히 술꾼들이 좋아라 하는데, 숙취예방에 좋은 성분이 복에 많이 들어있어 해장국으로 그만이기 때문이다. 어업인들이 복찜을 안주로 소주 몇 병 비우고, 이튿날 아침에 다시 찾아와 복국으로 속풀이를 하는 집이 구룡포에 있다.


2대째 61년 동안 지켜온 손맛

구룡포 중앙시장 옆에는 이른바 복국골목이 있다. 복국과 수육, 복어껍질회무침을 내는 전문 식당이 모여 있는 곳. 새벽 혹은 밤샘조업 후 귀항한 구룡포 어업인들이 속풀이를 위해 찾는 골목이기도 하다.

함흥복식당 역시 그 골목에서 50년간 어업인들의 속풀이를 해주다가 지금은 구룡포수협 위판장 건너편에 건물을 지어 옮겼으니 11년 전 얘기다. 음식점을 확장하거나 이사하면 맛이 변한다는 속설이 있지만, 아이들 말로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이다. 함흥복식당 손맛 주인공이 내는 복국 맛은 한결같다는 게 단골손님들의 말. 그들 중에는 구룡포 토박이 어업인들도 포함되어 있다.

함흥복식당 복국의 맛 설명엔 두말이 필요 없다. 시원하다면 된다. 복 특유의 깔끔하면서 담백한 육수와 콩나물의 구수한 맛이 어우러져 더부룩하던 속이 대번에 풀린다.

옥호 함흥복식당에서 알 수 있듯 지난 1950년 북녘 땅 함흥에서 월남한 가족이 문을 열었고, 지금은 송석무(64)·김필 부부가 2대째 이어 어느덧 환갑을 맞았다.

어업인 등 구룡포 토박이들이 찾는 주 메뉴는 복국. 신선한 복어 살과 통통하게 살진 콩나물이 이중으로 시원한 맛을 내준다. 곁들여 내오는 가자미밥식해가 숙취로 들뜬 비위를 가라앉혀준다.

초저녁이면 술손님들이 주를 이루고, 찾는 음식도 달라진다. 대부분 복찜. 부드러운 복어 살 속속들이 밴 매운 맛은 콩나물이 바로 달래주니 젓가락이 멈출 틈이 없다.

손님 주머니 생각해 다양한 복어로 맛을 낸다. 구룡포수협 위판장에 들어오는 은복과 밀복이 특히 인기. 제 철에는 선(鮮)복으로 맛을 내는 한편, 대량으로 사들여 급랭해놓는다. 연중 손님상에 올릴 것을 감안한 것이다. 1대 때의 급랭비법도 전수되어 사들인 복어의 수분이 마르지 않도록 밀봉 보관해두고 주문 때마다 해동, 선복과 맛 차이가 없도록 요리를 한다.

▲ 2대째 복국을 끓여내는 손맛 주인공 김필 여사
“복국을 끓일 때도 육수를 따로 뽑지 않죠. 생수에 복어를 넣고 끓이는 겁니다. 큼직한 국 냄비에 무와 콩나물을 깔고 토막 낸 복어살을 얹은 뒤, 특유의 양념을 풀어 즉석에 끓여 미나리를 올려 상에 냅니다.”

안주인의 말인데, 그렇게 내온 복국은 발그스름하면서도 투명하게 보인다. 복어와 콩나물에서 우러난 맑은 국물이 싱거운 듯 하면서도 시원하기 이를 데 없고, 개운하면서도 감치는 맛이 일품이다. 단골 어업인들과 ‘뜨내기손님’ 구별법도 있다. 대부분의 어업인들은 복국에 식초를 넣는데, 조미료 맛에 익숙한 외지 손님들은 ‘양념장(다대기)’을 찾기 때문이란다.

새벽부터 아침까지는 구룡포 어업인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낮 손님은 포항은 물론, 서울서 맛 소문을 듣고 찾아온 이들로 북새통이 된다.

 

▲ 01 술안주로 밥반찬으로 인기인 복찜 02 복국 한상 03 매콤한 양념에 부드러운 살맛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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