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한 바다! 깨끗한 땅보다 소중하다
깨끗한 바다! 깨끗한 땅보다 소중하다
  • 수협중앙회
  • 승인 2011.09.01 11:00
  • 호수 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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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준 수산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

우리가 살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매슬로의 욕구 5단계설에 의하면 자기존중, 자아실현 등이 고차욕구이며 가장 1차적 욕구로 생리적 욕구를 말하고 있다. 즉, 다른 말로 얘기하면 먹고 자는 것이 인간이 사는데 가장 기본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몇 년전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따른 국민건강에 대한 위협으로 한동안 홍역을 치른 기억을 가지고 있다. 안전한 먹거리야 말로 가장 중요한 요소일 것이다. 그래서 비싼 것을 감내하고 친환경이니 유기농이니 하는 제품을 선호하고 구입하려 노력한다.

단순히 먹거리 뿐아니라 우리는 이 땅에서 호흡하고 마시고 생활한다. 즉, 이 땅의 모든 것에 영향을 받게 된다. 그래서 좋은 환경, 좋은 자연을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이러한 환경을 우리의 후대에게 물려주기 위해 노력한다. 그리고 그래야할 의무가 우리에게 있다. 최근 환경에 대한 관심으로 산과 강 등 육지환경에 대한 보호와 관리가 강화되고 잘 이루어지고 있다.

그런데 바다는 어떠한가! 우리가 두 발로 서있지 않다 해서 우리의 땅, 우리의 영토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이제 거의 없을 것이다. 먹거리만 생각해도 바다는 육류 다음으로 많은 양의 단백질을 우리에게 공급하고 있다. 그러한 바다의 환경은 어떠한가!

쓰레기 해양투기 현황과 해양투기 지역 어획활동 현황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1988년부터 각종 분뇨와 오니, 광물성 폐기물 등에 대해 동서해안 3군데(서해안 1곳, 동해안 2곳)를 지정하여 배출해 왔다. 해양투기지역으로 지정돼 있는 총 면적은 8,481km2로 남한 국토면적의 8.5%, 서울시 면적의 약 14배에 달하는 지역이다.

1991년 129만톤이던 해양폐기물은 2005년에는 993만톤의 해양폐기물이 바다에 버려졌다. 하루에 2만 7천톤의 폐기물이 바다에 버려진 것이고 91년 대비 8배 증가한 수치이다. 2010년에는 463만톤으로 감소하였으나 지난 20년간 우리나라는 총 1억 2천만톤의 폐기물을 해양에 투기해 왔다. 우리는 지구상에서 폐기물을 바다에 가장 많이 버리는 해양오염국가 중 하나인 것이다. 1톤의 폐기물을 육상에 소각하려면 약 15만원, 매립하려면 약 5만원이 필요하나 해양에 투기하면 약 1만원이면 된다하니 그 동안 손쉬운 폐기처로 바다를 이용해온 것이다.

미래의 사회적 비용은 생각하지 않고 단순한 경제적 비용만을 생각해 편의적 측면에서 폐기물의 해양투기가 이루어져 온 것이다. 전체 수산물 중 미미한 양이겠지만 우리는 폐기된 지역에서 잡히는 어패류를 구분하지 못한 체 섭취하게 된다. 이것이 미국산 쇠고기였다면 우리가 과연 그럴 수 있을 것인가! 다시 묻지 않을 수 없다. 서해안 유류오염 때 지불한 사회적 비용은 차치하더라도 상당기간 우리는 당해지역 수산물을 불신하고 기피하였던 것이 사실이다. 해양폐기에 대해 우리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다시 생각해보아야만 할 것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정부가 늦었지만, 2006년에 '런던협약 96의정서' 에 가입하여 2012년 1월부터 축산폐수와 하수슬러지에 대한 해양폐기를 금지하고 2013년 1월부터 음식물 폐수 등에 대해 전면 해양배출을 금지하기로 하였다는 것이다. 신음하고 있는 바다와 그 곳에 사는 생명체에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아니 그 수산물을 섭취하는 우리에게 더욱 다행스러운 일이다.

단기적으로는 폐기물 처리방안 자체에 대한 논란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생각해야 할 것은 지금 조금 귀찮고 어렵다고 가장 손쉬운 것을 선택함으로 우리 자식들이 잃는 수많은 미래가치를 간과하는 과오를 범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기본에 충실하자. 기본이 지켜지지 않았을 때, 우리는 그 피해가 어마어마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산과 들, 강 뿐 아니라 바다는 우리가 잘 지키고 보전해야할 소중한 우리의 국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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