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째 씹어 더 고소한 맛 삼척,물가자미회덮밥
뼈째 씹어 더 고소한 맛 삼척,물가자미회덮밥
  • 김상수
  • 승인 2011.08.25 11:04
  • 호수 1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두툼하게 썰어내 푸지다

올 여름, 동해안에서 가장 많이 소비된 어종은 뭘까? 당연히 물가자미다. 주낙 혹은 자망, 정치망 그물 등에 여전히 넉넉하게 드니 관광객들이 지갑걱정 하지 않아도 좋을 정도의 가격에 이리 저리 요리되어 손님상에 오른다.

강원도 고성에서 경남북 어촌 어디서든지 맛볼 수 있는 물가자미. 이번 호에는 강원도 삼척 정라진항 주변 맛집 일출횟집의 물가자미회덮밥을 소개한다.

물가자미는 요리법도 비교적 단순하다. 대가리와 내장을 들어내고 뼈째 썰어내면 기본준비 끝. 여기에 계절야채를 더하고 접시에 담아내면 된다. 회든지 회무침, 회덥밥이든지 물회든지 초고추장을 보태 손님상에 올리면 자연산 좋아라 하는 관광객들이 순식간에 초토화시킨다.

특히, 삼척 정라진항 주변 맛집 일출횟집 물가자미회덮밥은 두툼한 가자미회가 돋보인다. 손맛 주인공은 제주 해녀출신 우봉순 할머니(73). 스물여섯에 뱃일하던 남편과 함께 정라진에 자리를 잡고 물질을 시작했다.

회덮밥은 제주에서도 자주 해먹던 음식. 자리돔이 되었든 한치가 되었든 두툼하게 썰어내 온갖 야채를 넣고 초고추장을 넣은 뒤 밥 한 공기 더하면 훌륭한 한 끼 식사가 되어주었기에 손 바쁜 날이면 자주 해먹던 음식. 물가자미로 회덮밥을 해보니 고향서 해먹던 맛과 다르지 않더란다. 하여 30여 년 전부터 이를 주 메뉴중 하나로 하여 횟집 문을 열었다.

점심시간, 들어서는 손님들마다 주문하는 게 물가자미회덮밥이다. 널찍한 주방에서 싱싱한 물가자미 손질을 하는 이는 우 할머니 뿐. 연세에 비해 단호하면서도 재빠른 칼질.  도마 위에 놓였던 물가자미 열댓 마리가 순식간에 회로 변한다. 두툼한 회다.

“우리 집에 오는 손님은 다른 집에 가서 못 드시겠다대. 대부분 가늘게 썰어내니 물가자미 맛인지 뭔지 잘 모르겠다 하거든. 그래 그런지 삼척 토박이 어업인들이 단골손님이라우.”

우 할머니 말인데, 성격 급한 손님 몇은 물가자미회에 초고추장 넣고 바로 버무리더니 소주 한 잔에 회 몇 점을 입에 넣는다. 기왕에 썰어 내온 게 회나 마찬가지니 두툼한 살 몇 점으로 시장기부터 가시자는 생각이겠다. 이렇게 뼈째 썬 물가자미는 그냥 초고추장에 찍어먹어도 되고, 초고추장 넣고 버무린 회무침으로도 별미다.


회무침에 들어가는 양념이나 회덮밥 양념이나 같다. 곁에 앉은 어업인은 밥 한 공기를 회대접에 넣더니 새빨갛게 비벼 수저에 올렸다가 입안 그득 넣는다. 여기저기서 들리는 말은 ‘고소하다’는 맛 칭찬. 요즘 잡히는 물가자미는 살집은 얇지만 뼈째 썰어내면 담백, 고소하고 쫄깃한 맛이 일품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삼척수협에서 새벽에 위판한 물가자미만 사용하니 싱싱하기가 그만.

회덮밥은 한끼 식사도 되고, 술안주도 된다. 물가자미회도 모자란 듯 반찬으로 올린 가자미식해로 마무리를 한다. 매콤 새콤 고소한 맛이 물켤 뒷생각 하지 못하게 한다던가. 맛도 그렇지만, 가격도 착하다. 일금 만원이면 세상 부러운 게 없어진다.

삼척 정하동 일출횟집  033) 574-2479

01 제주 해녀출신인 우봉순 할머니  02 삼척시 정라동의 일출횟집  03 물가자미회와 따뜻한 밥의 만남  04 생물 물가자미를 바로 썰어낸다  05 회덮밥 한수저  06 매콤하게 비벼낸 물가자미  07 우봉순 할머니는 생물 물가자미만 사용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