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미래 식량전쟁, 우리의 국가 전략은
[기고] 미래 식량전쟁, 우리의 국가 전략은
  • 이종구 회장
  • 승인 2011.06.30 13:43
  • 호수 9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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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구 회장 - 부산일보 오피니언 31면 기고(2011년 06월 24일)

 
지난 17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OECD-FAO 농업 전망 2011-2020 보고서’를 통해 곡물, 육류, 수산물 등 향후 10년간 식량 가격의 상승과 공급부족을 예측, 발표하였다.

특히 이번 보고서에서는 지금까지 다루지 않았던 수산 분야를 새로 추가했다. 식량 산업으로서 수산업이라는 섹터가 국제적으로 주목 받기 시작한 것은 물론 소비자에게도 수산물이 중요한 식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을 반영한 것이라 하겠다.



향후 10년간 수산물 가격 30% 급등

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10년(2011~2020)간 수산물은 30%, 곡물은 20% 가격이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이 보고서에서는 이러한 수산물 가격 상승의 원인으로 엘니뇨 현상 등 기후 변화에 의한 지구 식량 생산 영향을 주요하게 꼽고 있다. 수산물 가격이 곡물 가격보다 10%p나 더 오를 것으로 예측된 것은 국제식량기구가 세계적인 수산물 수요의 팽창 현상을 주목했기 때문이라 하겠다.

‘전 세계 수산물 공급 감소와 가격 상승’이라는 FAO 등 국제기구의 전망은 '미래 식량전쟁'이 초래될 수 있다는 경고의 메시지를 전한다. 그렇다면 우리가 우선적으로 고려할 사항은 무엇인가? 그 답은 공급이 감소하는 수산 식량에 대한 국가 차원의 확보 노력일 것이다. ‘미래 식량전쟁’에서 우리나라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반드시 미래 수산물 공급 확보 방안을 국가 차원에서 정책적으로 수립해야 한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전 국민이 수산물을 즐겨 먹는 국가가 지금부터 ‘미래 식량전쟁’에 현명하게 대응하지 못할 경우, 수산물 소비에 더 많은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문제에 반드시 당면하게 될 것이다. 수산물의 식품 영양학적 우수성이 과학적인 영역에서 보다 세밀하게 밝혀지고 있는 현 시점에서 소비자가 수산물에 대해 대가를 지불하고자 하는 의사가 감소할 것인가? 이에 대한 답은 반드시 “노”라고 자신한다.

더 이상 수산업에 종사하는 사람이 없어 수산자원이 원활하게 확보되지 않을 경우를 상상해 보라. 미래에 우리 국민은 수입을 통해 수산물을 충당해야 하며, 가격 협상력에서 열위에 있는 우리나라는 수산물 소비에 보다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할 것이다. 다시 말해 국가적인 차원에서 수산물 공급의 안정적인 확보와 수산물 소비의 미래 비용을 감소시키기 위해 수산업을 우리의 전략산업으로 키우고, 수산업에 대해 투자와 지원을 해야 할 시점에 왔다.

그렇다면 우리 수산물의 생산 주체인 어업인들은 지금 어떠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가? 지난 16일 ‘제1회 세계 수협의 날’ 기념식이 서울 잠실 수협중앙회 강당에서 열렸다. 이날을 맞이하여 세계 수협인과 어업인들은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 변화, 수산 자원 고갈 등 전 세계 수산업이 당면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각국 수협의 공동 번영이라는 미래 목표를 설정하고, 각자가 보유한 경험적 가치를 활발하게 공유하는 자리를 가졌다.

국가 정책적인 수산물 확보전략 시급

특히 이 자리에서 김황식 국무총리는 “식량자원이 부족한 오늘날, 수산업은 인류를 기아로부터 구원해 줄 생명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며 수산업의 가치와 중요성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전하였다. 이처럼 어업인들은 협동조합을 통해 수산자원에 대한 성숙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협동조합의 정신을 바탕으로 자연을 거스르지 않는 지혜를 서로에게 공개하고 논의하는 과정을 통해 세계 수산업이 더 빨리, 더 높이 도약할 수 있는 최적의 방안을 찾아나가고 있다.

이제 어업인들이 계속 어업을 할 수 있도록 제대로 대우해 주는 일만 남은 것 같다. 이들은 매일 자신의 목숨을 걸고 국민의 식량 공급을 위해 바닷속 자원을 확보하고 있다. 그래서 바로 지금이 ‘미래 식량전쟁에서의 승리’를 준비한다는 의미에서 어업인들에 대해 국가적 차원의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 글은 이종구 수협중앙회장이 국가차원에서 미래 수산물 확보 전략이 필요하고 현 시점에서 수산업과 어업인에 대한 지원이 시급하다고 피력한 6월24일자 부산일보 해양칼럼 기고문을 전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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