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자원 관리 왜 필요한가?
수산자원 관리 왜 필요한가?
  • 수협중앙회
  • 승인 2011.05.19 11:23
  • 호수 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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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우 국립수산과학원 자원관리과장

화수분은 재물이 계속 나오는 보물단지를 말한다. 과거에는 바다의 수산자원도 화수분처럼 잡고, 잡아도 지속적으로 생산되어 영구적으로 이용 가능할 것으로 생각되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세계 곳곳에서 수산자원 남획의 징후가 관찰되기 시작하였고, 최근 유명 과학 잡지에는 수산자원의 붕괴를 우려하는 연구 결과들이 끊임없이 발표되고 있다.

가장 충격적인 연구결과는 2006년 사이언스에 게재된 것으로 현재와 같은 무분별한 남획과 해양생물의 서식지 파괴가 지속된다면, 2050년경에는 어류를 포함한 모든 해양생물 자원이 붕괴하여, 21세기 이후에는 더 이상 천연 해산물을 섭취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경고이다.

또한 세계식량기구(FAO)는 남획, 지구온난화로 어족자원이 점차 고갈되어 어획량이 줄어드는 반면, 수산물 소비량은 급증하여 수산물의 가격상승(피시플레이션)을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하였다. 이렇듯 수산자원 고갈에 대한 우려가 국제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남획의 징후는 세계 곳곳에서 관찰되는데, 그 중 가장 널리 알려진 사례는 대서양 대구의 감소이다. 북대서양 대구에 대한 이야기는 대구전쟁 등과 함께 세계사의 일부분으로 소개되어 일반인들에게도 익숙한 내용이다. 북대서양의 풍부하던 대구자원은 남획에 의해 자원량이 급격하게 감소하였으며, 어업을 금지하는 모라토리움 선언 이후에도 여전히 자원이 회복되지 않고 있다.

따라서 북대서양의 북해(North Sea)를 이용하는 국가들과 어업인들은 자원 관리를 위해 국가간 협력체를 결성하여 대구자원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위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일정 수준이하로 수산자원이 감소하면, 회복에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함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도 ‘80년대 경제성장과 함께 어선수의 증가 및 현대화가 이루어지고 국민의 단백질 공급을 위한 어획량 증대 정책과 맞물려 수산자원에 대한 과도어획으로 2000년대 들면서 어선수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연근해 전체 어획량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게 되었다.

어획량 감소와 함께 주요 어획대상종도 변하였는데,‘80년대에는 쥐치, 멸치, 고등어, 정어리, 명태가 대표적으로 어획되었으나 ‘90년대 이후에는 오징어, 고등어, 멸치 등으로 대표어종이 바뀌면서 미성어의 비율도 높아졌다.
자원남획의 현상 중 하나는 해양생물 종의 감소로 인한 먹이사슬의 붕괴 현상이다. 우리나라 해역에서도 ‘90년대 이후에 어획되는 어종의 다양성이 급격히 저하되고, 어획대상종이 생태계의 먹이사슬에서 차지하는 위치가 낮아지고 있어, 지속적인 수산자원 이용을 위한 노력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국가에서는 남획의 징후가 보이고 있는 수산자원에 대한 관리를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연안 산란장을 보호하기 위해 소형기선저인망어업의 사용 금지 및 어선 감척을 실시하였으며, 수산자원의 재생산을 도모하기 위해 어린고기 포획 채취 금지 등의 관리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이러한 관리 정책이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어업의 주체인 어업인들의 협조가 반드시 필요하다.

어업인들의 자발적인 협조를 유도하기 위해서 정부는 합리적인 행정 및 법률적 토대를 마련해야 하며, 과학자들은 과학적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수산자원의 현황을 정확하게 평가해야 할 것이다.

이렇듯 수산자원 관리를 위해서는 정부, 어업인, 과학자, 소비자 등 모든 사람들이 노력해야 하며, 이런 노력을 통해서만이 우리의 다음 세대들도 바다에서 나는 천연 수산물을 섭취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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