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개 수산단체들, ‘옥상옥’ 우려 농어업회의소법 반대 성명
78개 수산단체들, ‘옥상옥’ 우려 농어업회의소법 반대 성명
  • 김태형
  • 승인 2024.01.17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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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어업회의소법 제정안 국회 상임위 논의에 원전 재검토 촉구
“농어업회의소, 기존 단체의 기능과 차별성 전혀 없어”
노동진 한수총 회장 “전국 수산인 의견 수렴 필요” 강조

전국 78개의 수산단체로 구성된 한국수산산업총연합회(회장 노동진 수협중앙회장, 이하 한수총)는 전국 수산인을 배제한 채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농어업회의소법 제정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혔다.

한수총은 17일 성명서를 내고 “국회가 수산업의 현실과 민심을 반영하지 않은 법안 제정을 무리하게 진행하고 있다”며, 농어업회의소법 제정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줄 것을 촉구했다.

농어업회의소법 제정안은 농어업인의 의사를 대표하는 ‘농어업회의소’라는 기구를 설립하고, 이 단체가 농어업ㆍ농어촌 관련 정책 과정에 참여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앞서 지난 15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안건조정위원회를 통과하면서 한수총은 “기존과 유사한 기능을 담당하는 곳이 있어 어업인의 대표성을 오히려 약화시키는 것”이라고 지적하며 법안 제정에 대한 반대 입장을 낸 것이다.

한수총은 성명서를 통해 “이미 한국수산산업총연합회 및 수협중앙회·회원조합 및 여러 수산단체 등이 어업인의 권익향상과 수산업의 경쟁력 강화 및 국민경제의 균형있는 발전을 위하여 노력하고 있는 상황에서 유사한 기능과 조직을 갖춘 농어업회의소를 설립코자 하는 것은 옥상옥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농어업회의소는 1998년 전국농어업회의소 설립이 무산된 이후 시범사업 및 법안 공청회를 통하여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에서도 법안에 대한 다양한 문제점이 제기되어 왔으며, 이에 따른 사회 각계의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특히 한수총은 “작년 우리 어업인들은 후쿠시마 사태로 수산물 소비위축 및 지역경제 침체 등으로 큰 어려움을 겪었으며, 이외 수산자원 고갈, 조업구역 축소 및 수산업 인력난 등 산재해 있는 수산현안이 매우 중하다”며, “정치권은 현재 활동하고 있는 수산인단체의 기능과 차별성이 없는 농어업회의소를 재차 설립하고자 하는 법안을 추진하기 보다는 어촌조업환경 개선 및 수산인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하여 더욱 힘써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한수총 회원 수산단체들이 농어업회의소법안 반대 성명서를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달 20일 한국수산업경영인중앙연합회 및 한국해양수산신지식인중앙연합회도 성명서를 통해 “농어업회의소를 설립하는 것은 이미 존재하는 수산인과 어업인의 대표단체를 중복하여 만드는 구조적 모순일 뿐이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 두 단체는 이번 한수총 성명서 발표에도 참여해 반대 의사를 재차 밝혔다.

노동진 한수총 회장은 “국회는 전국 수산인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한 입법행위가 이루어져야 한다”면서 “농어업회의소법안을 원점에서 재검토하여 수산현장에서 열심히 조업중인 수산인과 어업인을 위한 실질적인 수산대책 방안 마련에 총력을 기울여 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성 명 서

 

어업인과 수산업을 배제한 농어업회의소법안 재고하라!

 

지난 몇 년간 농어업회의소를 설치하려는 법안이 국회에서 발의되었으며, 최근 국회에서는 동 법 제정을 무리하게 추진하고 있다.

 

법안 공청회에서도 법안에 대한 각종 문제점이 제기되었으며, 이미 이와 관련 우려의 목소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미 한국수산산업총연합회를 비롯한 수협중앙회와 회원조합 및 여러 수산단체 등이 어업인의 자조조직으로 자율적으로 성되어 어업인의 권익향상과 수산업 발전을 위해 기능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와 유사한 기능과 조직을 갖춘 농어업회의소를 설립하는 것은 어업인의 대표성을 오히려 약화시키고 갈등과 분열을 조장할 수 있다.

 

제정 추진 중인 농어업회의소법은 목적, 사업, 설립 발기인과 절차, 임원 및 기구 등의 전반적인 구조가 수산업협동조합법 체계와 유사하며, 이러한 기존의 조직이 있음에도 농어업회의소를 설립하고자 하는 것은 옥상옥에 불과하다.

 

아울러, 기존의 어업인 대표 조직인 수협, 한국수산산업합회 등을 배제하면서도 어업인 대표조직을 특별회원으로 하여 또 다시 대표 단체를 만드는 것은 구조적 모순이라고 할 것이다.

 

작년 이후 우리 어업인은 후쿠시마 사태로 인해 큰 어려움을 겪은 바 있으며 그 밖에도 우리 수산업은 수산자원 고갈로 인한 어획량 감소, 무분별한 해상풍력 개발로 인한 조업구역 축소, 유류비·전기요금과 같은 원가 상승으로 인한 경영난 등 이중 삼중의 고통을 받고 있다.

 

이에 정치권은 어업인과 수산업의 현실을 직시하고 어업인의 의견을 배제하는 농어업회의소 법안을 추진하기 보다는 시급한 수산 현안이 해소될 수 있도록 더욱 힘써주기 바란다.

 

 

2024. 1. 17.

 

한국수산산업총연합회

한국수산업경영인중앙연합회, 한국수산회, 한국해양수산신지식인중앙연합회, 한국여성어업인연합회 등 78개 회원단체 수산인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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