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수와 횟감의 만남, 회국수
국수와 횟감의 만남, 회국수
  • 김상수
  • 승인 2011.04.21 16:19
  • 호수 8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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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진 회국수·곰치국집

▲ 어업인들의 한끼 식사로도 너끈한 회국수 한대접
꽁치철엔 꽁치가 국수와 만난다. 오징어철엔 오징어가 가자미철에는 가자미회가 국수와 짝을 이뤄 별미로 만들어내는 수산물 맛집이 주문진에 있다.

온 나라에 회냉면이 유명해진지 이미 오래 전이고 맛본 관광객들도 많을 터이지만, 이 집앞에 선 관광객들은 아리송한 표정으로 들어가기를 잠깐동안 망설이곤 한다.

“회가 국수와 만난다고?”하는 궁금증 섞인 표정인데, 이들은 잠시 후 만족하다는 얼굴로 그 집을 나선다.


넣는 양념이 비법

가자미철인 요즘은 대부분 이를 주재료로 한 음식들이 주문진 맛집 주인공. 주문진항 북단에 있는 주문진회국수·곰치국집도 마찬가지다.

맛집 5년차이자, 강릉시수협 고객인 정순영 씨 부부는 양념만 달리해 물가자미막회를 내는가 하면, 회덮밥도 손님상에 올린다.

이 부부가 강릉시수협의 고객이 된 것은 이미 15년 전의 얘기란다. 주거래 은행도 강릉시수협이요, 재료인 생선을 구입하는 것도 강릉시수협을 통해서이기 때문이다.

▲ 회국수 재료. 요즘은 물가자미가 주로 올라간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관광객들과 달리 단골손님이라는 어업인들은 너나없이 ‘쟁반회국수’나 ‘회국수’를 청한다. 일행이 여럿이면 쟁반회국수요, 한 두 명이면 그냥 회국수인데, 가자미를 미리 썰어놓는 게 아니라, 주문이 들어오면 그때서야 손님 수에 맞춤 한 놈을 골라 뼈째 썰기를 시작한다. 미리 썰어놓으면 신선한 맛이 떨어지기 때문이겠다.

흔한 비빔국수처럼 오이와 양파·대파부터 특유의 비법으로 준비한 양념에 버무려 놓고, 잘 썬 가자미를 맨 나중에 버무려 고명처럼 올린다. 서너 명이면 쟁반국수 큰 것이 적당하고, 두 셋이면 작은 것으로도 포만감을 느낄 정도다.

“손님 대부분이 주문진항에 들고나는 어업인들이었어요. 새벽조업과 위판이 끝난 뒤 찾아오시는 거죠. 당연히 한끼 식사로 충분한 메뉴를 찾으시니 생각해낸 게 회국수입니다.”

▲ 국수에 양념 야채 올리기
관광객들이야 술안주를 주로 찾지만, 어업인들은 한끼 식사가 가 능하면서도 빨리 먹고 일터로 돌아가야 하니 국수가 제격이었다는 게 정순영 씨 말이다. 지금도 단골손님은 어업인들이란다.

한편, 회국수나 쟁반회국수와 막회·물회와의 차이는 양념에 있다는 귀띔. 들어가는 생선과 야채는 같지만, 양념의 양과 간에서 차이를 둔다는 얘기다. 이를테면, 물회는 회를 무친 뒤 물을 부어 먹어야 하니 간을 다소 강하게, 막회는 그대로 먹으니 양념을 적게 사용한다는 식이다.

회국수는 다르단다. 단맛이 가미가 되어야 제맛이 난다는 얘기. 이때 설탕 이외의 재료를 사용한다 했다. 배를 채 썰어 넣어 단맛을 보태기도 하고, 시원한 무즙을 넣기도 한다는 것이다.

관광객들이 좋아라 하는 것은 물가자미와 가자미·오징어회국수 등이지만, 어업인들이 자주 찾는 것은 ‘꽁
▲ 맛집 주인장
▲ 주문진 회국수·곰치국집
치회국수’. 아삭아삭 씹는 맛이 좋기도 하려니와 제철이라야만 싱싱한 꽁치회를 별미로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맘때면 주문진 앞 바다에 꽁치가 비쳐야 하는데, 올해는 냉수대 탓에 어획이 늦어지는 모양입니다. 어업인들이 더 잘 아시면서도 농담 삼아 꽁치회국수를 찾곤 합니다. 답답한 마음을 표현하시는 거겠죠.” 정순영 씨의 말이다.


전화번호 : 주문진 회국수·곰치국 033-661-7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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