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년째 이어온 명품 해녀복 ‘정부미자’ 별인
52년째 이어온 명품 해녀복 ‘정부미자’ 별인
  • 배석환
  • 승인 2022.11.16 20:48
  • 호수 66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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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서 직접 배운 기술로 제주에 최초로 고무 해녀복 판매

 

해녀의 사전적 의미는 ‘바닷속에 들어가 해삼, 전복, 미역 따위를 따는 것을 직업으로 하는 여자’를 의미한다. 이러한 해녀들이 바다에 들어가는 것을 물질이라 한다. 물질을 하기 위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바로 해녀들이 입는 ‘해녀복’이다. 해녀복에 구멍이 생겨 물이 들어가면 저체온증으로 정신을 잃어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수협방송에서는 ‘특별한 수산인’ 코너를 통해 제주에서 52년째 해녀복을 만들어오고 있는 정부미자 별인의 이야기를 영상에 담았다. ‘특별한 수산인’은 어업인 중 남다른 재능을 가진 달인들을 소개하고 이들의 삶을 조명함으로써 수산업의 가치를 제고하는 프로그램이다.
정부미자 별인(86세)의 해녀복 상점은 제주도 구좌읍에 위치해 있다. 제주에서 물질을 하는 해녀라면 누구나 별인의 해녀복을 한 번쯤 입어봤을 만큼 지금까지 수만 벌의 해녀복을 제작해 왔다.
아버지를 따라 일본에 갔다가 우연히 고무 해녀복을 접하게 된 것이 인연이 돼 그 기술을 배워와 제주도에 처음으로 고무 원단의 해녀복을 판매하게 됐다고 한다. 과거 해녀복은 ‘물옷’이라 불렸고 무명과 광목천으로 만들어졌다. 
보온과 방수가 되지 않아 추운 날씨에는 물질을 하기 어려웠다. 이후 고무 재질의 해녀복이 등장하면서 해녀들은 날씨에 구애 받지 않고 물질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고무 해녀복은 고무 원단에 옷본을 뜨고 가위로 원단을 자른 뒤 방수가 되는 특수풀을 바른 뒤 원단을 빈틈없이 붙이면 완성된다. 별다른 기술이 필요 없어 보이지만 가위질에 따라 품질이 달라진다고 한다. 가위질이 서툴면 원단에 굴곡이 생기고 그 상태로 원단을 붙이게 되면 물이 세기 때문이다. 더불어 풀칠도 중요하다. 원단이 떨어지지 않게 붙여야 하는데 풀칠을 할 때 한 번에 하지 않고 마를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별인의 노하우다. 
 또한 1벌당 20군데 이상의 치수를 재서 재단하는 것도 별인이 만든 명품 해녀복의 특징이다. 해녀들 마다 체구가 달라 편안함을 느끼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미세한 차이를 줄이기 위해 치수를 재는데 각별한 공을 들인다고 한다.
해녀복을 만들고 있지만 과거에는 물질도 했다는 정부미자 별인. 그러기에 해녀의 애로사항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 몸이 허락하는 한 해녀의 생명을 이끌어 나가는 해녀복 만들기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포부만큼이나 앞으로도 해녀들을 위한 든든한 지원군이 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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