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숙성을 거쳐 완성되는 ‘참게장’
30일 숙성을 거쳐 완성되는 ‘참게장’
  • 배석환
  • 승인 2022.03.23 17:55
  • 호수 6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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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 없이 연구하는 타고난 요리사 김혜숙 수산식품명인

글 싣는 순서 

① 김광자(숭어 어란)
② 이영자(제주 옥돔)
③ 정락현(죽염)
④ 김윤세(죽염)
⑤ 김정배(새우젓)
⑥ 유명근(어리굴젓)
⑦ 김혜숙(참게장)
⑧ 이금선(가자미식해)
⑨ 김천일(마른김)
⑩ 김헌목(멸치액젓)

식품명인 지정 제도는 우수한 우리 식품의 계승, 발전을 위해 식품 제조·가공·조리 등 각 분야의 명인을 지정해 육성하는 제도다. 1993년 9월에 처음 시행됐으며 그 중 수산전통식품 분야에 해당되는 수산식품명인은 1999년 11월 김광자 씨(숭어 어란)가 처음 지정된 이래 현재까지 10명이 지정됐다. 

어업in수산은 다양한 수산식품들이 쏟아져 나오며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식품시장에서 국산 수산물을 주원료로 사용해 예부터 전승되는 우리 고유의 맛을 지켜나가고 있는 수산식품명인들을 조명함으로써 우리 수산물의 우수함을 알리고자 수신식품명인을 소개한다.

참게는 ‘자산어보’에 ‘참궤’라 해 형태와 생태 및 잡는 방법이 적혀 있다. ‘규합총서’에는 보관법과 게젓, 굽는 법 등이 나온다. 민물에서 나오는 수산물로 맛과 영양이 풍부해 조선시대 임금의 수라상에도 올랐다.
 

민물에 살다가 산란기인 가을에 바다로 이동한다. 그리고 봄에 부화한 새끼 참게들이 다시 민물로 올라와 3년 동안 20여 번의 탈피를 거쳐 자라면 우리네 식탁에 오를 만큼 살이 들어찬 참게가 된다. 

일급수의 맑은 강에서 주로 어획되는 참게는 현재 환경오염 등으로 일부 지역에서만 한정적으로 잡히고 있어 가격이 비싼편에 속하지만 과거에는 개체수가 많고 야간에 횃불만 있으면 누구나 쉽게 잡을 수 있었기에 민물에서 어획할 수 있는 대중적인 수산물에 속했다.

단백질과 지방질, 당질, 칼슘, 인, 철분 등 무기질이 풍부하게 함유돼있는 참게는 특히 칼슘 함량이 뛰어나 성장기 어린이에게 좋은 수산물이다. 하지만 민물 수산물 특유의 흙냄새와 빠른 부패 등으로 인해 참게는 잡는 즉시 매운탕으로 먹거나 오랜 기간 숙성시켜 게장으로 먹어야 했다. 

바다에서 나는 꽃게의 경우 간장으로 꽃게장을 담그면 일주일이면 먹을 수 있지만 참게는 간장을 끓이고 식히는 작업을 반복하며 한 달 정도 숙성 기간을 거쳐야 했기에 남다른 정성이 들어간다. 또한 숙성시 환경 조건과 간장에 첨부되는 여러 가지 재료에 따라 맛이 달라지기 때문에 각 지역마다 오래된 전통 방식이 존재하고 집안에서 이어져 내려오는 고유의 방식이 있다.

김혜숙 수산식품명인의 참게장 역시 곡성에서 나오는 신선한 참게를 3대째 내려오는 진장을 활용해 30일간 숙성시킨 전통 방식으로 참게장을 만들고 있다.

▲ 3대에 걸쳐 내려온 민물생선 요리법

무역선 선장이었던 할아버지와 내수면 어업인 아버지로 인해 김혜숙 명인은 자연스레 수산물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다. 이러한 생활적 특성으로 인해 참게와 민물생선을 이용한 다양한 요리법이 할머니에서 어머니로 전해졌고 다시 김 명인까지 3대에 걸쳐 이어지고 있다. 

특히 참게장은 어려운 시절 살림에 도움이 되고자 어릴 때부터 어머니와 함께 담궈서 팔았고 지금은 명인만의 노하우를 더해 명품 참게장으로 거듭났다.

전남 곡성군 압록유원지에 위치한 민물매운탕 전문점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요리 인생을 걷기 시작한 김 명인은 대학교에 진학해 김치학과를 졸업하고 실기교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이후 한식조리기능장에 합격하고 외국의 유명셰프에게 한식을 지도하는 등 요리에 대한 남다른 열정을 보였다. 

김 명인의 손길에서 탄생하는 참게장은 먼저 잘 손질한 신선한 참게를 숙성된 38년 숙성된 진장에 재우는 것에서 시작한다. 그리고 이튿날 국물만 따라내 자연에서 얻은 참숯과 대나무잎 등 전통 재료를 넣고 끓여 만든 육수를 식혀 붓기를 세 번 반복한다. 다시 3일 후 육수만 따로 부어내 끓이는 일을 두 번 반복한 후 식힌 뒤 참게가 담긴 용기에 붓는다. 이후 30일 숙성하면 참게장이 완성된다. 

※ 자료제공 : 한국수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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