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천항 수산물센터 3호집의 키조개 요리들
키조개는 우리 조개 중 가장 크다. 조가비를 펼친 모양새가 벼 등 곡식에서 쭉정이나 티끌을 날려보낼 때 쓰는 키(箕)를 닮았다 해서 얻은 이름이 키조개인데, 혹자는 ‘키가 커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고 우기기도 한다. 그 길이가 30센티미터 안팎까지 자랄 정도이기 때문이다.
현재 보령 오천항과 대천항 주변에서 키조개를 잡아내는 잠수기 어선은 37척 정도. 이들이 잡아내는 키조개가 전국 생산량의 60%를 차지한다던가. 이중 30%가량은 일본과 미국 등지로 수출되고 있다.
이런 키조개는 高단백 底칼로리에 필수 아미노산과 철분의 함량이 특히 많은 영양 수산물. 빈혈과 동맥경화 예방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으며, 육류에 버금가는 바다 먹거리로 이미 소문이 나있다.
오천항 주변에는 이런 키조개로 맛을 내는 집이 여러 곳. 그 중에서도 지난 해 문을 연 수산물센터에 ‘맛객’들이 몰려드는데, 3호집 이공순 씨는 맛뿐만 아니라, 손이 크기로도 유명하다.
“손해나지 않을 정도로 양을 넉넉하게 드립니다. 우리 집에 오시는 손님들이 주로 찾는 키조개 음식은 ‘샤브샤브’라고도 하는 데침요리죠. 양배추와 무, 양파 등 신선한 야채를 잠깐 끓이다가 패주와 날개 살을 넣어 데쳐내 초고추장에 찍어 드시는 겁니다.”
오천 토박이로 소영어촌계원인 이공순 씨의 설명인데, 그렇게 데쳐낸 패주 맛이 달고 우러난 국물도 달다. 진작부터 키조개 맛을 알았던 남도사람들은 ‘달보드름하다’는 말로 키조개의 맛을 표현하는데, 달콤하면서도 부드럽다는 뜻이겠다.
삼겹살 불판에 버터를 두르고 구워내는 ‘키조개 버터구이’나 매운 양념에 버무려낸 ‘두루치기’도 남 주기 아까운 맛이다. 부드럽게 씹히는 맛이 일품인 키조개 회도 많이 찾는단다. ‘개지회’라고도 하는데, 술안주로 그만.
키조개 요리 마무리는 ‘데침국물’에 끓여먹는 칼국수. 한끼 식사로도 부족함이 없는데, 이 씨가 직접 담근 시큼한 김장김치와 어우러져 별미라는 얘기를 듣는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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