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바른캠페인’을 아시나요
‘가시바른캠페인’을 아시나요
  • 배석환
  • 승인 2021.11.24 19:15
  • 호수 6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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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과거를 뒤돌아보게 만드네요"

서울 이*재 독자

대학교 졸업후 지난 25년간 바쁘게 살아왔습니다. 또 바쁘게만 살아야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나만을 위한 삶을 살 수밖에 없었습니다. 즉 주변의 소중한 사람을 챙긴다는 생각은 사치에 가까운 팍팍한 인생이었습니다. 심지어 부모님은 물론 형제자매에게도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지 못했습니다.

이번 수협중앙회 ‘가시바른캠페인’ 영상을 보면서 제 삶의 과거를 뒤돌아보게 됐습니다. 바쁘게 살았기 때문에 연락하는 것도 힘들었다는 개인적인 핑계는 그냥 제 자신이 초라해지기 싫어서 스스로 만들어낸 자기 위안일 뿐이었습니다. 아마도 원하던 결과로 이어지지 못한 삶인데 이럴 거면 바쁘게 살기보다는 더불어 사는 삶을 택해 조금이라도 더 웃으며 살걸 그랬나 싶은 후회가 컸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젊은 청춘이 아니기에 다른 삶을 산다는 것이 어쩌면 더 힘들 수도 있습니다. 

누군가에게 용기를 줄 수 있는 충고보다는 정성이 담긴 따뜻한 집밥이 더 큰 힘이 될 때도 있습니다. 가시바른캠페인의 광고에는 그러한 마음이 담겨있네요. 앞으로는 미처 돌아보지 못했던 주변을 돌아보며 나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마음에서 벗어나 세상을 좀 더 넓게 보는 여유를 가져보려 합니다. 

또한 기회가 된다면 누군가를 위해 따뜻한 한끼를 대접해 보고 싶네요.


"가시를 발라주는 부모가 돼서야 이해 가는 영상"

서울 김*경 독자

보릿고개 시절이야 먹을 것이 없었기 때문에 생선 한 마리는 온 가족이 배불리 먹을 수 있는 반찬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사는 형편이 좋아지고 육류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어느샌가 누군가 발라주던 생선이라는 반찬이 주는 정을 잊게 됐다. 바로 어머니의 정을 말이다.

어릴 적 생선구이가 올라오면 그리 달갑지 않았다. 먹기가 귀찮았다. 이 모든 것을 해결해 주시던 분은 어머니다. 삼남매에게 똑같이 가시를 발라 살코기만 밥숟가락에 올려주셨다. 그리고 우리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시던 모습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지금 나에겐 두 딸이 있다. 나를 닮아서인지 생선 가시를 발라 먹는 것을 싫어한다. 가시를 바르는 일은 온전히 나의 몫이다. 반찬 투정을 할 때면 아무리 예쁜 내 자식이라도 꿀밤 한 대 쥐어박고 싶지만 생선살을 발라주면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면 또 다시 누그러진다. 

가시를 발라 뽀얀 생선살만 먹던 시절을 훌쩍 지나 이제는 가시를 발라주는 부모가 되고 나니 수협에서 만든 광고가 남달리 다가온다. 오랜만에 삼남매가 도란도란 이야기하던 그리고 치열하게 반찬 쟁탈전을 하던 그 시간을 떠올렸다. 그리고 엄마의 미소도…


"할머니가 보고 싶어지는 날입니다"

광주 김*확 독자

전남 나주는 바다와는 동떨어진 지역이라 생선을 먹는 날은 나주 오일장이 열리는 날이었다. 할머니가 머리에 이고 오신 빨간색 대야 안에 신문지로 돌돌말린 고등어, 명태가 전부였다. 

할머니는 배추나 봄동, 우거지, 시래기 등을 팔기 위해 새벽 일찍 장까지 걸어 다니셨다. 일찍 도착해야 좋은 자리를 잡을 수 있어서 그런 것인데 오일장 구경가고 싶은 마음에 할머니 손을 부여잡고 따라나섰던 기억이 생생하다. 대야에 담긴 것들을 모두 팔고 나면 그 돈으로 생선이나 고기를 사오신 것이다. 

어릴 적 기억을 더듬어 보면 생선 비린내가 싫어서 생선조림이나 생선구이는 그다지 좋아하는 반찬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할머니는 장이 열리는 날에는 생선을 밥상에 올렸다. 그리고 손주 목에 가시가 걸릴까 조심스레 가시를 발라내셨다. 먹을 수 있는 것을 마음대로 먹을 수 있는 형편이 아니었기에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생선 한 마리면 평소 먹던 밥보다 더 많이 먹을 수 있었다. 아마도 손주가 밥을 많이 먹는 모습이 너무도 좋으셔서 할머니는 생선을 계속해서 밥상에 올리셨을 것이다.

새벽에 일어나셔서 좌판을 깔아 채소를 파시고 그 돈으로 생선을 사 가시를 발라 손주 숟가락 위에 올리기까지 이 모든 것이 누군가를 끔찍이 사랑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나이가 들어서야 알게 됐다. 

수협의 ‘가시바른캠페인’이 주는 메시지처럼 우리는 가시를 발라주는 누군가의 사랑을 받으며 자랐다. 나 같은 경우는 그 대상이 할머니인 것 같다. 할머니가 보고 싶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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