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급식 경쟁조달 군장병 건강담보 위험한 실험’
‘군 급식 경쟁조달 군장병 건강담보 위험한 실험’
  • 배석환
  • 승인 2021.11.10 18:51
  • 호수 6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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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위탁 품질 저하 초래…시범사업서 문제점 입증
現 군 급식 수산물 조달체계 ‘협정서’ 목적에 부합
사진은 지난 4일 열린 ‘군 급식 개편안 전면 재검토’ 전국 수협인 조합장 결의대회
사진은 지난 4일 열린 ‘군 급식 개편안 전면 재검토’ 전국 수협인 조합장 결의대회

국방부가 지난달 14일 ‘군 급식 조달체계 개편’ 등을 골자로 하는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현재 군급식은 공급자 위주가 아닌 수요자 중심의 장병 선호도를 반영한 ‘선(先) 메뉴편성, 후(後) 조달체계’를 도입하고 있다. 

이번 종합대책은 이러한 체계를 유통업체에 의한 시장 구매 개념으로 변경하고 농·수협과의 수의계약 조달 비율을 2022〜2024년까지 단계적으로 2022년(70%)→2023년(50%)→2024년(30%)로 축소하겠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또한 2025년부터 전량 경쟁조달체계 도입을 추진하고 있으며 후방지역 취사장 민간업체 위탁급식 확대 등 부실급식 근본 원인 개선의 본질에서 벗어나는 정책을 일방적으로 내놓고 있다. 어업인들과 수협이 함께 군 급식의 진정한 동반자로서 지난 50년간 신의성실원칙 아래 ‘군 급식품목 계획생산 및 조달에 관한 협정서’를 충실하게 이행해 왔음에도 이를 무시한 처사다.

이번 국방부 종합대책의 발단은 수협에서 공급하고 있는 군 급식 수산물의 품질이 아니다. 군 부실급식의 원인은 군 급식 관련 관리시스템의 문제라는 것이 조사결과를 통해서 드러났다. 

그럼에도 군은 농·수협의 조달 문제로 책임을 전가하고 있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 경쟁조달 시범사업 결과 무용지물


군 부실 급식 논란 이후 국방부에서 추진한 군 급식 조달체계 개편과 관련해 각종 토론회, 회의시에도 경쟁조달의 문제점 및 군 급식과 학교급식의 차이점 등에 대해 많은 논의가 있었다.

그 과정에서 도출된 민·관·군 합동위원회의 최종 권고안은 ‘장병의 건강과 요구를 충족할 수 있는 양질의 식재료를 안정적으로 수급할 수 있도록 식재료 구매 및 유통체계를 연구·검토’하도록 결의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방부는 이를 무시한 채 개편안을 일방적으로 발표했다.

이에 일부 위원들은 ‘장병의 생명과 건강을 담보로 위험천만한 실험을 시작하려는 국방부의 군 급식 개악안에 동의할 수 없다’는 이유로 거수기 역할을 거부하면서 합동위 위원직을 사퇴하기도 했다. 

군은 여전히 경쟁조달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고 고집하지만 실제 시범급식 부대인 1사단과 32사단의 입찰 공고 결과 입찰 단가가 올라가면서 대기업 등 유통업체 배만 불려주는 결과로 무용지물이란 것이 이미 입증된 상태다. 

▲ 규정에도 없는 부가세 면세 방안 강구…왜?

국방부가 육군부사관학교 등 대규모 부대 급식을 민간업체에 위탁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시범사업 운영 평가 결과 업체 마진율이 4월(-6.1%), 5월(-11.1%), 6월(-8.6%)로 손해를 보면서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윤을 남겨야 할 민간업체가 손해를 보면서 장사를 하는 이유는 일단 시범사업을 통해 운영권을 따내기 위한 전략이다. 

하지만 사업권 획득 이후 그동안의 손해를 만회하기 위해 수입산, 냉동품이 늘어나는 등 식재료의 품질이 점점 떨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러한 꼼수는 이미 32사단, 17전투비행단, 육군훈련소, 국방부 계룡대 지역 간부식당에서 불거진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군은 규정에도 없는 위탁운영 업체에 대한 부가가치세 면세 방안을 강구하면서까지 민간위탁 급식을 추진하려 하고 있다.

▲ 경쟁조달 방식 전시에 안정적 수산물 공급 불가능

현재 시행되고 있는 군 급식 수산물 조달체계는 1969년 대통령의 군 부식 계획생산 조달 지시에 따라 1970년 1월 국방부와 체결한 ‘군 급식품목 계획생산 및 조달에 관한 협정서’를 근간으로 하고 있다. 이 협정서 제1조의 목적은 ‘군 급식의 안전·안정성 확보와 장병 급식 질 향상 및 대한민국 농·어업인의 소득증대와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에 어업인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수협이 군급식 수산물을 조달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수협은 군 급식 수산물 공급에 최적화된 계획생산 시스템 보유하고 있다. 수협중앙회가 컨드롤타워 역할을 수행하면서 전국 91개 회원조합 위판장 등을 통해 국방부의 구매요구서에 적합한 양질의 원품을 중앙회가 직접 수매하고 있다. 더불어 반가공 및 건조, 자숙 설비 등 군 규격에 특화된 최신 생산시설에서 위생적으로 생산하는 등 군 급식 수산물의 안정적인 조달과 안전성 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특히 수협은 국가계약법 등에 의거 조달청에서 검증된 가격으로 연중 동일 규격의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를 경쟁조달로 전환될 경우 불필요한 행정업무 과중, 천재지변 등 수급 불균형으로 인한 가격 폭등 시 안정적인 급식 공급에 제한이 될 수 밖에 없다.

경쟁조달 방식은 전시에 안정적인 수산물 공급이 불가능하다. 반면 수협은 평시는 물론, 전시에도 수산물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평시 60일분 이상의 군납 재고량과 충무계획 상 정부비축 물량을 저장관리하고 있으며 충무계획 단계별 공급 계획을 반영한 전시 지원계획을 급식 책임부대와 유기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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