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바닷속 미세플라스틱, 해양생물에 영향?
우리 바닷속 미세플라스틱, 해양생물에 영향?
  • 이명수
  • 승인 2021.07.07 19:16
  • 호수 59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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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생물에 영향 주지 않는 수준으로 평가…지속적 관찰 필요
해수부, 6년간 해양 미세플라스틱 환경위해성 연구 결과 발표
미세플라스틱 측정 국제표준화없는 가운데 국내 최초 연구로 주목
2050년 해양플라스틱 제로화 목표 달성 부처간 유기적 협조 중요

우리 해양에 상존해 있는 미세플라스틱이 해양생물 어떤 영향을 미칠까? 심각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양수산부는 우리나라 연안과 외해역의 해수, 해저퇴적물에 있는 미세플라스틱 농도가 무영향예측농도를 초과하지 않아 해양생물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무영향예측농도(PNEC:Predicted No Effect Concentration)는 해당 농도 이하에서는 생물에 미치는 영향이 없을 것으로 추정되는 농도, 환경기준 마련 전 필수적으로 도출하는 농도다. 

미세플라스틱 오염이 전 지구적 환경 문제로 부상함에 따라 2014년 UN 환경총회에서는 각국이 ‘미세플라스틱 오염·위해성에 대한 국가별 연구개발(R&D)’을 추진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해수부는 국내 최초로 미세플라스틱이 해양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기 위해 2015년부터 6년간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을 통해 해양에서의 미세플라스틱 오염 수준을 연구하고 환경위해성을 평가했다. 

◆ 미세플라스틱 입자크기, 독성자료 등 연구 해양생물 영향 수준이하

연구진은 실제 바닷물에 가장 많이 분포하는 미세플라스틱 입자의 크기(20-300㎛)와 파편형, 섬유형(구형 제외) 등의 형태를 고려하고 국내외 문헌에 기록된 미세플라스틱의 독성자료를 기반으로 무영향예측농도를 ‘12n/L(12,000n/㎥, 1L당 미세플라스틱 입자의 개수(1㎥당 미세플라스틱 입자의 개수))’로 도출했다. 이후 이를 바탕으로 우리나라 연안 96개 정점(363개 시료)과 외해역 22개 정점(102개 시료)의 바닷물을 채취해 미세플라스틱 농도(해양환경공단에서 수행 중인 2020년 전국 연안 미세플라스틱 모니터링 자료 포함(50개 정점, 200개 시료))를 측정한 결과 해당 농도가 무영향예측농도를 초과하지 않으며 해양생물에 영향을 주는 수준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

◆ 해저퇴적물 플라스틱 오염도 환경위해성 평가 한 곳외 농도 초과않아

해저퇴적물의 경우는 관련 독성자료가 제한적이라 시범적으로 무영향예측농도 ‘116,000n/kg’을 도출하고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우리나라 모래해안(23개 정점), 조하대(간조선에서 수심 40∼60m까지의 연안구역, 65개 정점), 외해역(21개 정점), 투기장 해역(11개 정점) 등 총 120개 정점의 표층퇴적물에서 미세플라스틱 농도(20-5000㎛)를 측정해 오염도와 환경위해성을 평가했다. 

그 결과 투기장 해역 1개 정점을 제외한 모든 조사 정점에서 무영향예측농도를 초과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초과된 1개 정점은 농도가 134,590n/kg으로 조사됐는데 대부분 과거에 배출된 하수종말처리장 슬러지로 인한 오염인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2012년 이후 이 구역에 슬러지 배출이 금지됐으며 이러한 환경에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붉은대게 조업도 해당 해역에서 금지돼 향후 농도는 더 이상 증가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나 해수부는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관리해 나갈 계획이다.

◆ 플라스틱 늘어나고 관리안되면 향후 해양생물 영향 배제 못해

조사 결과를 종합해보면 현재 우리나라 연안과 외해역에서의 바닷물과 해저퇴적물의 미세플라스틱 농도는 해양생물에 영향을 주는 수준 이하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향후 플라스틱 쓰레기에 대한 관리없이 사용량이 계속 증가할 경우 2066년에는 바닷물의 미세플라스틱 농도가 무영향예측농도를 초과하는 지역이 연안 10%, 외해 0.6%(퇴적물 7.9%)로 증가하고 2100년에는 연안 82%, 외해 22%(퇴적물 24%)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양 미세플라스틱의 국내외 해양 위해성 평가기준은 현재까지 없으며 미세플라스틱의 측정·분석 방법도 국제적으로 표준화돼 있지 않은 상태다. 이 때문에 이번 연구는 국내 최초의 해양 미세플라스틱 오염 실태조사와 환경 위해성 평가를 통해 미세플라스틱 관리의 필요성을 과학적으로 제시하고 향후 해양 미세플라스틱 저감 연구를 위한 기틀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한편 해양수산부는 지난 5월 제1차 해양폐기물 및 해양오염퇴적물 관리 기본계획(2021∼2030)을 수립하고 해양플라스틱 쓰레기의 발생량을 2030년까지 60% 저감, 2050년까지 제로화한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기본계획에 따라 해양플라스틱의 주요 발생원인이 되는 유실 어구·부표 등에 대한 관리를 대폭 강화하고 하천으로 유입되는 육상쓰레기 차단, 수거·처리 체계 개선 등을 추진한다. 유실 어구·부표 관리 강화를 위해 친환경부표 100% 보급, 어구·부표 보증금제, 어구실명제, 어구일제회수제 도입 및 친환경부표 법적 의무화 등의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계획이다. 

해양플라스틱 저감을 위해서는 해상은 물론 육상으로부터의 해양유입을 차단할 수 있도록 범부처간 유기적 협업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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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나 2021-07-12 00:07:38
바다로 흘러가는 쓰레기들을 줄이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바다 플라스틱 쓰레기의 약 50%를 차지하고 있는 그물의 문제가 가장 심각하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폐그물을 이용한 유령낚시들도 많이 벌어져 해양생태계의 파괴가 지속되고 있으니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