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러운 식감과 고소한 맛, ‘방어’
부드러운 식감과 고소한 맛, ‘방어’
  • 배석환
  • 승인 2020.12.30 21:51
  • 호수 56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리바다 웹진(wooribadawebzine.co.kr)

방어는 크기에 따라 불리는 명칭도 다르다. 일반적으로 3kg 이하는 소방어라 칭한다. 5kg 내외까지는 중방어라 부르고 그 이상의 것은 대방어다. 9kg을 넘어서면 특대방어라는 별칭이 붙는다. 이처럼 무게에 따라 이름을 달리 부르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일정 크기를 넘어서면 보통 맛과 향이 떨어지는 데 반해 방어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크면 클수록 맛있다는 말이 괜한 얘기가 아니다. 방어는 몸집이 커질수록 부위는 더욱 세분화 되고 수율이 많아질뿐더러 부드러운 지방층 역시 두터워진다. 

기름, 흔히 지방이라고 말한다. 숙성된 대방어의 뱃살은 보드랍게 녹을 정도로 부드럽고 고소한 풍미가 진하다. 비교적 지방의 분포도가 적은 등살에도 실핏줄처럼 지방이 사이사이 끼어 있어 비교적 산뜻하고 깔끔한 지방의 맛도 함께 즐길 수 있다. 살이 실하게 오른 제철 맞은 방어가 귀한 대접을 받는 데는 이 눅진한 지방층의 고소함 덕이 크다. 그 까닭에 지방의 손실이 큰 구이보다는 회로 많이 먹는 편이다.
 

◆축양으로 품질 좋은 방어 생산

겨울철 제철 맛을 보기 위해 강원도 일대에서 실하게 살을 찌우고 있는 방어를 만나러 강원도 주문진항으로 떠나보았다.

여름이 시작될 즈음 산란기를 마친 방어는 어린 새끼와 함께 난류를 따라 동해 및 남부 지역으로 몰려든다. 이때 떼를 이루는 방어들을 정치망으로 어획해 방어 양식용으로 이용한다고 한다.

크기가 제법 크다. 하지만 이렇게 잡은 방어는 별도의 양식 과정을 거쳐 더욱 거대한 몸집으로 부푼다. 이곳 주문진 양식장은 대방어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곳이라 웬만한 크기로는 성에 차지 않는다. 때문에 정치망으로 잡아들이는 방어의 무게가 수 톤에 이를 정도로 어마어마하다고 한다. 성인 장정 여럿과 크레인을 동원해 그물망을 끌어 올릴 정도다. 그렇게 잡아 온 방어를 대형 활어 수송선에 싣고 와 양식장에서 얼마간 더 사육한다. 이러한 양식을 축양이라고 부른다. 

방어는 크기에 따라 세분화돼 나누어질 정도로 몸집이 상당하게 차이 난다. 특대방어는 무려 13kg을 웃도는 것들도 있단다. 축양의 목적은 바로 방어의 맛이 충분히 배어 나올 수 있도록 방어를 좋은 품질의 상태로 정성껏 몸집을 키우는 데에 있다. 알에서 치어를 부화시켜 버젓한 성어로 키우는 완전 양식도 가능하나 아직 시행해 운영하는 업체는 많지 않다고 한다.

어찌나 힘이 좋은지 밥을 먹을 때면 물이 방어의 몸짓에 따라 사방으로 튄다고 한다. 먹이는 고등어 덩어리를 곱게 갈아 작은 소세지 크기로 빚은 ‘펠릿’이다. 방어 입에 쏙 들어갈 정도의 크기라 식성 좋은 방어에게 적합하단다.

뜰채로 방어를 몇 마리 옮기는데 언뜻 보기에도 힘이 상당히 드는 중노동이다. 건실한 장정도 애를 먹는다. 한 사람이 올리면 다른 한 사람이 받쳐주어 떠밀 듯이 쓸어 넣는다. 10kg가량 되는 대방어로 자랄 생선들이라 애초에 크기부터 남다르니 참으로 고된 일이 아닐 수 없다.

제주도가 방어로 유명하지만 실제 강원도에서 더 많이 어획된다. 강원도에서 잡힌 방어는 전국 각지의 축양 양식장으로 운송되며 여름철 입식을 시작으로 11월 중순 즈음부터 하나둘씩 출하해 2개월 남짓한 기간 동안 가장 맛있는 상태로 올겨울 우리 입맛을 거들고 배를 채워 줄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