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해상공원과 원조 대게의 도시 ‘울진’
아름다운 해상공원과 원조 대게의 도시 ‘울진’
  • 배석환
  • 승인 2020.06.03 19:35
  • 호수 5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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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바다 웹진(wooribadawebzine.co.kr)

해파랑길 울진구간은 23코스의 시작인 영덕 고래불해변부터 27코스 울진 부구삼거리까지 약 78km에 달하는 구간이다. 화려한 볼거리는 없지만 굴곡굴곡마다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는 해변과 절벽을 따라 놓여진 나무데크, 그리고 비취빛 바다가 주는 신선함이 트래킹을 즐기는 이들에게 매력 만점이다.

◆진정한 대게의 원조, 울진
고래불해변을 출발해 부드러운 능선을 몇 구간 건너는 코스라 발걸음이 가볍다. 해변에는 낚시를 즐기는 이들이 곧 다가올 여름을 미리 즐기고 있다. 지도상으로는 굴곡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걸어보면 길은 뱀이 지나간 형상을 하고 있다. 백사장 길도 있지만 대부분 바다쪽을 막아놓은 아스팔트가 이어진다.

울진도 대게로 유명하다. 그래서인지 곳곳에 대게와 관련된 조형물을 만날 수 있다. 그리고 오징어를 말리기 위한 용도로 쓰이는 줄들이 해변을 따라 이어져 있다. 어느해 인지 모르나 오징어가 자취를 감춰 최근에는 오징어 말리는 모습을 보기 힘들어 졌다고 한다.

커다란 어선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고 냉동창고 보이기 시작한다. 후포항이다. 죽변항과 더불어 울진을 대표하는 항구 중 하나이다. 특산물은 붉은 대게다. 해마다 후포항에서 붉은 대게 축제가 열릴정도로 붉은 대게를 대표하는 항구라 할 수 있다. 물론 대게도 많이 나오는 곳이다.

울진에서 대게가 많이 잡히는 이유는 울진 앞바다에 왕돌초라는 암초가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특히 후포항에서 가까운 연근해 바다에서 대게가 가장 많이 서식한다. 그래서 대부분의 동해안 대게 잡이 어선들이 후포항으로 집결하는 것이다.

따라서 영덕의 대게 출하량보다 울진의 출하량이 더 많다. 단지 교통수단이 울진보다는 영덕이 더 편리하기 때문에 거래하는 양이 영덕이 더 많았던 것이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대게의 원조라고 알고 있는 영덕 대게가 실제는 울진 대게가 맞다는 주장이 설득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항구 뒤편으로 등기산근린공원이 조성돼 있다. 몇 년 전까지 팔각정 전망대에서 거북이 머리처럼 생긴 갓바위를 조망할 수 있었는데 최근에는 스카이워크가 생겨나면서 바로 아래에서 갓바위를 구경하는 것을 넘어서 후포항을 조망할 수 있다.

◆수시로 걸음을 멈추게 만드는 경치 
후포항 이후부터는 24코스가 시작된다. 1시간 남짓 걷다 보면 황금대게 평해공원이 나온다. 이곳에 공원이 만들어진 이유는 본래 이 마을이 대게 잡이 원조 마을이라고 한다. 해안가를 따라 이어진 소담한 마을로 바다 풍경을 감상하기 좋다. ‘거일의 동네 개는 돈을 물고 다닌다’고 할 정도로 대게 잡이가 성행했던 마을이다. 특히 거일이라는 이름도 마을의 지형이 게알과 같이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것이다.

직산항을 지나 월송정에 다다르니 잠시 휴식을 취하고 싶어진다. 힘든 것은 아니지만 이 곳 풍경은 발걸음을 멈추게 만든다. 월송정은 관동팔경 중 한 곳으로 노송이 우거져 있는 해변이 장관이다. 관동팔경은 월송정과 더불어 울진 망양정, 삼척 죽서루, 강릉 경포대, 양양 낙산사, 고성 청간정, 그리고 북녘에 있는 삼일포와 총석정을 일컫는다. 

24코스를 지나 25코스까지 언덕길을 찾기 힘들 만큼 평탄한 해안길의 연속이다. 그리고 26코스의 시작인 망양정에 이르러서야 잠시 산등성을 오른다. 망양정은 시야를 가리는 것이 없다. 길게 뻗은 모래해변이 한눈에 들어 온다. 왕피천이 바다와 만나는 지점이기도 하기에 해양 공원이 조성돼 있고 울진엑스포공원이 있다. 올해 케이블카가 완공돼 운영에 들어가면 울진구간을 대표하는 새로운 명소로 떠오를 전망이다.

마지막 코스인 27코스는 죽변항에서 시작한다. 죽변항은 항구 못지 않게 유명한 곳이 있다. 드라마 <폭풍 속으로>의 배경이 된 세트장이 아름다운 해안절벽 위에 자리하고 있다. 그리고 세트장 위로 죽변등대가 있는데 등대까지 가는 길이 비록 짧기는 하나 해파랑길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할 만큼 바다와 절벽 그리고 나무들이 조화를 이루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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