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파괴 결국 식탁 위협한다는 사실 간과
바다의 파괴 결국 식탁 위협한다는 사실 간과
  • 김병곤
  • 승인 2010.12.15 23:07
  • 호수 6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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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업인들의 삶의 현장과 아름다운 바다가 각종 개발이라는 미명아래 무너지고 있다. 특히 천혜의 경관과 다양한 생태자원의 보고인 섬과 해안, 갯벌이 중복·과다 개발과 각종 인·허가 남발, 보전대책 미흡으로 무질서한 개발로 파괴되고 있다.

개발과 보존이라는 상반된 논리는 발전과 후퇴의 개념으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개발론자들이 조금만 관심만 가진다면 개발과 보존은 영원히 함께 가야 할 일이다. 수협의 조사에 따르면 지금 연안과 바다에서 어업피해가 진행되고 있는 곳은 30여건에 이르고 있다. 매립간척은 물론 원자력발전소, 조류발전소 건설, 경전선 건설, 4대강 살리기, 항만 건설과 준설, 해사채취 등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처럼 지속적으로 어업인들의 생존권의 상실과 삶의 터전에 대한 훼손이 거침없이 자행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호에 이어 전국의 피해현황과 문제점, 앞으로의 대책을 짚어보고자 한다.

삶의 터전 보존과 피해보상 요구 메아리로
정부 관심 밖에 맞은 태안유류 참사 3년

# 지난 7일 태안 유류피해 참사가 발생 만 3년을 맞았다. 3년 사이에 아픔을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지역주민만 5명이다. 123만 자원봉사자들이  환경복원을 위해 노력했지만 앞장서야 할 정부는 전혀 대책이 없다.

피해배상 문제가 그것이다. 국제유류오염보상기금(IOPC펀드)에 청구한 기름피해 금액은 1조2169억1200만원(6만9889건). 이 중 IOPC가 지급한 금액은 청구금액의 1.2%인 152억여 원(1422건)에 불과하다. 문제는 IOPC가 청구금액 가운데 지급하겠다는 5400만 원은 관리비와 시설오염 피해 명목이다. 따라서 맨손어업은 더욱 인정받기 어려워 이번에 일괄적으로 156만원을 보상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 한국가스공사 통영생산기지에서 배출되는 냉배수로 인해 진해만 일대 어업생산량의 약 30%가 감소됐다. 영하 162℃의 액화천연가스를 바닷물을 이용해 기화시키고 나서 3℃ 가량 낮아진 바닷물이 하루 72만톤씩 진해만으로 배출되고 있다. 부경대 해양과학공동연구소는 어업자가 극복할 수 없을 정도로 생산량 감소를 초래하는 최소 환경변화량인 임계환경변화량을 겨울철 0.14℃, 여름철 0.17℃로 산정하고 피해범위를 기지반경 10㎞로 정해 고정성 어업 335건, 이동성 어업 1800여건의 어업피해를 산정했다.

하지만 가스공사측은 피해산정방법에 문제가 있다며 부경대의 어업피해조사 결과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가스공사측은 임계환경변화량은 0.49 ~ 0.7℃로 피해물건은 고정성 어업 25건에 불과하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피해범위축소 및 피해요율삭감 등을 제시하며 법적해결을 주장하고 있다.

# 보령화력발전소 온배수로 천수만과 보령시, 태안군 안면도 남부 앞바다 전역에 걸쳐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화력발전소 7,8호기는 지난 2009년 12월부터 가동 중에 있으나 배상이나 보상이 전무한 상태다. 지난 2005년도에 발생한 석탄침출수 피해에 대한 검찰조사에서 혐의가 없다고 기각된 상태다. 그러나 어업인들의 끊임없는 피해조사 요구로 지난 3월22일 보령화력 7,8호기에 대한 온배수 어업피해조사를 합의한 상태다. 하지만 지난 7월 5일 보령화력 7,8호기 온배수조사 제안서 설명회 개최 후 용역기관 선정 중 온배수피해조사에 따른 과업지시서 작성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이는 공익사업이란 명문하에 발전소 측의 일방적인 협상진행 등 대기업의 횡포에 따른 것이다.

# 경남 안정만과 진해만 일대에 LNG선박 운항으로 인한 냉수대 배출로 어업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이 지역에 어선어업 제한보상 1490건과 면허어업 제한보상 134건의 서류가 제출돼 있다. 당초 관내 모든 어선이 어업 제한보상에 포함될 것으로 판단했으나 용역평가 중간보고서에는 일부 어선만 보상대상에 포함되는 것으로 기재돼 있어 현재 사업시행자와 용역기관에 관내 전 어촌계 어선어업이 포함될 수 있도록 요구하고 있다.

# 완공 후 썩어가던 시화호는 1998년 배수갑문이 설치되고 하루 4000만톤의 해수가 유통되면서 4ppm 수준까지 수질이 개선됐다. 그러나 방조제 밖의 연안수질은 COD 1.6ppm에서 공업용 해수 3급수 수준인 2ppm까지 수질이 나빠졌다. 이 시화호에 세계 최대규모인 시화호 조력발전소가 다음달 시험 가동을 앞두고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다. 이는 또다른 환경문제를 불러오고 있다. 시화호 바닥에 쌓인 엄청난 양의 오염퇴적물이 여과 없이 쏟아져 나올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이 준설대책은 사라지고 주변 어민들과 인근 해역 오염으로 인한 예상 피해 보상 협의만 진행 중이다. 시화호 조력발전소가 수년간 쌓인 중금속 바닥 오염물을 인근 바다로 흘려보내게 되면 걷잡을 수 없는 환경재앙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처럼 바다를 둘러싼 다양하고 무분별한 어업피해가 발생되고 있다. 세계 최초, 세계 최대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산업시설 건립으로 인해 바다가 파괴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유류피해도 빈번하고 있지만 정부의 관심은 그때 뿐이라는 것이다. 어업인들은 조업을 포기하면서까지 빼앗긴 삶의 터전의 보존과 피해보상을 한 목소리로 외치고 있지만 공허한메아리로 돌아오고 있다.

바다의 파괴는 결국 우리의 식탁을 위협한다는 사실을 우리 모두가 간과하고 있다. 이같은 일들이 계속된다면 걷잡을 수 없는 환경재앙을 불러 온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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