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선도 위로 솟구치는 일출
명선도 위로 솟구치는 일출
  • 김상수
  • 승인 2010.12.15 22:21
  • 호수 6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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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진하·강양마을

▲ 진하마을과 해수욕장 친수공간(사진 위쪽에 보이는 작은섬이 명선도)

연말이 가까워진 요즘 일출을 염두에 두고 바다여행을 하는 이들이 많이 늘었다. 우리 바다에서 일출 명승지로 손꼽히는 어촌은 동서남해안에 즐비하다. 울산에도 그런 일출명소가 있으니 울주군 서생면에 드는 진하마을이다. 기왕에 진하해수욕장으로 잘 알려진 진하마을은 몇 년 전부터 일출여행지로 소문나기 시작해 연말을 앞둔 요즘엔 주말마다 사진가와 관광객들이 몰려들어 해맞이를 한다.


명선교로 이어진 두 마을
주말, 밤길을 달려온 진하마을 해맞이 객들을 먼저 환영하는 것은 그럴듯한 모양새의 다리 하나다. 다리라는 단순한 기능을 벗어나 뛰어난 디자인으로 시선을 집중시키는 명선교다. 이로 하여 회야강을 사이에 두고 남인 듯 떨어져 있던 두 어촌, 서생면 진하마을과 온양읍 강양마을이 한 몸처럼 이어졌다.

두 마을 어업인들은 진작부터 같은 바다에서 조업을 해왔으니 바로 회야강 앞 서생포다. 이 바다는 연중 파도가 심해 어업인들의 애를 태우는데, 반면 이런 파도는 윈드서핑을 하는데 안성맞춤이라던가. 하여 해마다 국제 윈드서핑대회가 열리기도 한다.

새벽 6시 반, 평일임에도 부지런한 사진가들이 해수욕장과 친수공간에 삼각대를 펼쳐놓고 일출을 기다린다. 대부분 울산주변에 사는 이들이다. 갈매기며 철새무리가 여명의 바다 위를 오가니 심심찮게 셔터소리가 들린다. 진하마을 일출사진 포인트는 명선도 한쪽 해송을 전경(前景)으로 넣고 그 옆으로 솟구치는 해를 담는 것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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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선도는 주먹만한 섬인데, 진하해수욕장과 모래톱으로 이어져 바닷길이 열리고는 한다. 평소에도 걸어갈 정도로 수심이 얕아 피서객들에게 인기다. 그 섬 왼쪽으로 해가 솟는다. 왁자하던 주변이 일시에 잠잠해지며 오로지 셔터소리와 파도소리만 들린다. 낮게 깔린 구름 탓에 ‘오메가 일출(해 돋는 모습이 Ω형태인)’이 아니어서 실망한 한숨소리도 역시.

일출촬영을 마친 사진가들은 약속이나 한 듯 진하 어업인들의 멸치건조장으로 몰린다. 울산시수협 진하어촌계 어업인들에게 서생포는 그 옛날 멸치후리기 그물이래 여전한 황금어장이다.

특히 연중 형성되는 멸치어장이 저금통이나 한가지. 정초를 제외하고는 서생포 바닷속에 드리워놓은 정치성 구획어장에서 멸치 거두어들이는 일을 쉬지 않는다 했다.

새벽 멸치잡이를 끝내고 돌아온 진하 어업인들은 곧 멸치를 끓는 물에 데치고 건조장에 너는 일로 하루를 시작하는데, 사진가며 관광객들은 이런 모습을 카메라에 담느라 어업인들의 일손을 방해할 정도다.

“풍랑 탓에 내리 사흘을 쉬고 오늘에야 그물을 올렸습니다. 우리 마을은 예로부터 겨울멸치가 유명해서 서울 건어물상에서 최고로 쳐줍니다. 올해는 웬일인지 양이 예년만 못하지만….”

김공수 어촌계장의 말인데, 또 한번의 촬영을 마친 이들은 부근 횟집으로 몰려가는데, 마을 해녀들이 갓 잡아낸 전복죽이 특히 인기메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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