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 바람에 실려 가다 추자도
남도 바람에 실려 가다 추자도
  • 김상수
  • 승인 2010.01.07 14:47
  • 호수 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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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대공원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추자항과 상추자도 전경
남도 땅에서 제대로 부는 뒷바람을 만나야 제주로 가는 뱃길이 편했다. 그 옛날, 남도 포구에서 돛을 올리고 잊은 듯 만 듯 너른 바다를 건너 탐라로 가다가 뒷바람이 멈추면 잠시 쉬며 바람을 기다리던 섬이 추자도였다. 옛 이름 역시 ‘바람을 기다리는 섬’이라는 뜻의 ‘풍후도(風候島)’라 했다. 이 가을, 추자도를 찾는 여행객들은 바람대신 초쾌속선이나 대형 여객선을 타고 뭍에서 건너가거나 제주까지는 비행기, 제주에서 다시 배를 타고 건너간다.

▲ 상추자도 해안풍경
뭍과 섬 사이의 섬
비행기 혹은 버스를 타고 다시 배로 갈아타고 가야한다니 추자도가 까맣게 멀게만 느껴질는지 모르지만, 바다날씨만 좋으면 서울에서 세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다. 제주에서 추자행 첫배가 오전 9시 반에 출항하기 때문이다.
이런 추자도는 정확히 말하자면 마흔 두 개의 크고 작은 섬으로 이루어진 군도다. 이름하여 ‘제주 속의 다도해’. 그 중 상·하추자도, 추포도·횡간도 등 네 개의 섬에만 사람이 살고 있고, 나머지 섬 서른 여덟 개는 그저 이름만 붙어 있을 뿐인 무인도다.
여객선에서 내린 여행객들은 ‘어라, 제주도가 아니네?’하는 표정부터 짓는다. 바다나 바위, 산 등 자연의 생김새가 승선 전에 머물었던 전라도를 빼어 닮았기 때문이고, 마주친 섬사람들이 쓰는 말, 음식 역시 영락없는 전라도이기 때문. 그러나, 행정상으로는 틀림없는 제주도로 제주시 추자면에 든다.
▲ 에코투어를 온 여행객들이 가장 좋아하는 추자도 앞바다 풍경
에코투어를 목적으로 온 여행객들과 낚시꾼들은 추자 항에서부터 갈라진다. 낚시꾼들은 배를 타고 포인트로 정해놓은 무인도를 향해 건너가지만, 여행객들은 해안도로를 따라 등대공원으로 향한다.
낚시꾼들이 갯바위에 달라붙어 감성돔·벵에돔·돌돔을 노리며 낚싯대를 드리울 즈음 등대공원 전망대에 선 여행객들은 눈앞에 펼쳐진 수령섬·사자섬·염섬을 가슴에 담고 내려온다. 다음 코스는 매 시간 섬을 일주하는 면내 버스를 타고 '추자10경'을 둘러보는 것이다. 우두일출(牛頭日出) 등 몇몇 절경은 시간대를 정해놓아야 하지만, 굳이 그럴 필요는 없다. 추자 자연 전체가 섬다운 섬 모습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명물, 참조기·삼치·멸치젓

▲ 추자도 참굴비
이 가을, 추자를 찾은 여행객들은 운이 좋다. 생생한 삶의 현장을 볼 수 있으니 그렇다. 
해질녘이면 제철을 맞은 삼치를 잡아온 어민들의 활기찬 모습을 볼 수 있고, 지난 9월 중순부터 추자 부근에 몰려든 참조기를 한껏 잡아낸 어민들도 위판장 앞 포구로 입항, 참조기 상자를 내린다. 한밤중이면 또 한차례 불야성이 된다. 환히 켜놓은 집어등 아래서 챗배 어민들이 잡아온 멸치를 추자도수협 위판장에 부리는 까닭이다.
즉석에서 그 이름난 ‘추자멸치젓’을 담는 아낙네들은 바쁜 손길 중에도 여행객들이 찾는 곰삭은 '추자멸치젓'을 어디서 구입해야 하는지 가르쳐주느라 입도 쉴 틈이 없다.
질 좋기로 소문난 추자도참굴비와 추자멸치젓은 추자도수협 바다마트에 가면 구입할 수 있는데, 여행 전 인터넷 주문(아래 추자도수협 홈페이지 참조)도 가능하다.
한편, 눈으로만 만족할 수 없는 여행객들은 손맛 좋은 식당을 찾아간다. 요즘은 제 맛이 든 삼치회가 인기. 삼치회 구경도 못해본 대도시 사람들은 삼치회라 하면, 궁금증에 젓가락부터 찾아든다. 싱싱한 참조기를 주인공으로 한 백반도 추자 음식점들의 주메뉴요, 멸치젓은 기본 밑반찬으로 나온다. 
▲ 추자도수협 전경. 상추자도에 있다


섬 여행 및 수산물구입안내
추자도수협  http://www.chujados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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