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카리스마였지만 눈시울 붉힌 김임권
강한 카리스마였지만 눈시울 붉힌 김임권
  • 이명수
  • 승인 2019.03.27 21:02
  • 호수 48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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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임사에 아쉬움 담고 정든 수협떠나…수협인 박수갈채로 화답
어업인의 한 사람으로 돌아가지만 수협과 수산발전 기여하고파
“공적자금 상환하는 날 자신을 불러달라, 만세삼창 하겠다”

 

김임권 제24대 수협중앙회장이 지난 26일 아름다운 마무리를 했다.
 
이날 수협 사상 처음으로 회장 이취임식이 동시에 열린 자리에서 임준택 신임 회장과 수협 임직원들의 뜨거운 갈채 속에 4년 임기를 마쳤다.
 
퇴임한 김임권 수협회장은 재임동안 강력한 리더십과 추진력으로 안정적으로 수협 경영을 이끌어냈다.
 
‘강한 수협, 돈 되는 수산’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걸고서 쉼없이 달려온 김 회장은 빛나는 경영성과를 일궈냈다. 취임 전 한해 1300억원에 머물던 전체 수협의 수익규모를 지난해 말에 약 4800억원으로 신장시켜 4년 전보다 4배 가까운 수익성을 확보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김 회장은 수익창출과 어업인 지원, 수산발전이란 선 순환구조를 정착시키기 위해 수협은행을 분리하는 수협사업구조개편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수협은행을 돈 버는 체제로 바꾸기 위해 국회와 정부를 설득해 사업구조개편을 이뤘으며 이를 마중물로 해 괄목할만한 경영성과를 창출했다. 

또 김 회장은 공적자금을 조기에 상환하지 못하면 당당한 조직으로 거듭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어업인을 제대로 지원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 2001년 정부로부터 수혈한 공적자금의 굴레를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그 결과 2001년 수협은행 이월결손금(△9887억원) 전액 보전 후 처음으로 공적자금 상환을 실시함으로써 자립경영 기반을 구축했다.
 
김 회장은 이임사에서 “빠른 시일 내에 공적자금을 상환하는 그날 자신을 불러 ‘만세삼창’을 외칠 수 있는 영광을 준다면 여러분들과 함께 그 기쁨을 누리고 싶다”고 말할정도로 공적자금 조기상환에 혼신을 다했다. 
김 회장은 항상 어업인들의 삶의 터전인 바다와 어장, 자원이 훼손되고 인력과 시장이 위축되는 열악한 수산업의 현실을 우려했다. 

우려에만 그치지않고 바다와 자원은 우리 후손이 물려받아야 할 소중한 자산이라면서 바다모래채취, 해상풍력발전 등 바다를 파괴하는 행위에 대해 강력 대응했다. 해상시위도 마다않고 바다훼손 행위를 몸으로 막아 국민들에게 경각심을 울리면서 바다모래채취 중단이라는 성과를 가져왔다.
 
기회있을 때 마다 수협 존재이유를 어업인이라고 설파했다.

김 회장은 정든 수협을 떠나면서 아쉬움을 이임사에 담았다. ‘강한 수협, 돈 되는 수산’에 함께 해 온 조합장과 수협 임직원들에게 감사를 표하면서 미처 마무리하지 못한 과제는 수산 경제 전문가인 임준택 수협회장을 중심으로 반드시 풀어줄 것을 당부했다.
 
강직했던 김 회장도 이임사 도중 어머니 등 가족을 말할 땐 눈시울을 붉힌 채 한동안 목이 메였다.
 
가수와 관객이 함께 노래하는 ‘보헤미안 랩소디’라는 영화에서처럼 우리 정책도 어업인과 함께 노래할 때 큰 효과가 있을 것라는 화합도 강조했다.
 
그동안 자신을 위해 도와준 직원들의 이름까지 거명하면서 격려도 아끼지 않았다.

김임권 수협회장은 수협과 헤어지지만 한 사람의 어업인으로 늘 함께하며 수협가족을 항상 응원하고 미력이나마 보태겠다고 약속했다.
 
이임식 직후 김 회장은 로비에 기다리고 있던 수협 임직원들과 일일이 악수로 마지막 작별 인사를 고하고 정든 수협을 떠났다.
    
비록 김 회장은 수협을 떠났지만 그의 족적을 기억하는 수협인들이 적잖을 것이다. 수협 임직원들은 김임권의 4년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이임사
존경하는 전국 수산인 여러분, 그리고 친애하는 수협 가족 여러분!

오늘로서 저는 4년 동안 몸담았던 중앙회를 떠나 이제 바다로 돌아갑니다.

제가 처음 회장에 출마할 때 수협은 어민들을 도울 수 있는 힘도 없고 공적자금 상환에 급급한 조직이었습니다.
 
저는 수협이 경제적 약자인 어민들의 권익을 신장시키기 위해서는 말이 아니라 도울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강한 수협, 돈 되는 수산’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걸고서 쉼 없이 달려왔습니다. 

그 결과 취임 전 한해 1300억원에 머물던 전체 수협의 수익규모는 지난해 말에 약 4,800억원에 이르렀고 4년 전보다 4배 가까운 수익성을 확보하게 되었습니다. 아울러 은행을 돈 버는 체제로 바꾸기 위해 국회와 정부를 설득해 사업구조개편을 이루었으며, 수협의 수익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자금운용본부를 신설하는 등 많은 부분에서 노력해왔습니다. 이 모든 과정에서 제가 가고자 하는 방향에 다들 공감하고 함께 뛰어주신 조합장님과 수협 임직원 여러분들이 협력해주신 결과물입니다.

부족한 저를 믿고 힘을 모아주신 수협 가족 모두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친애하는 수협 가족 여러분!

새롭게 취임하는 임준택 회장님과 함께 더욱 큰 비약적인 발전과 도약이 있을 것이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임준택 신임 회장께서는 그 누구보다 수협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크고 제가 임기 동안 손대지 못했던 경제사업을 일으켜 세워줄 최고의 전문가이기도 합니다.
 
임준택 신임 회장은 수산업 현장에서 손꼽히는 최고의 경제전문가로서 탁월한 경험과 식견을 키워오신 분입니다.

그것이 우리 어촌과 수협 그리고 수산업을 새롭게 도약시킬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

덕분에 저 또한 가벼운 마음과 발걸음으로 이 자리에서 물러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존경하는 수협 가족 여러분! 제게 주어졌던 4년이라는 시간은 제 생애 결코 있지 못할 나날들로 기억될 것입니다.

떠나는 이 자리에서 바람이 있다면 제가 몸담았던 그 시간들이 훗날 후배 수협인들에게는 공적자금을 해소하고 최고의 협동조합으로 도약하는 기반을 닦은 마중물로 기억됐으면 하는 것입니다.

바라는 것이 있다면 빠른 시일 내에 공적자금을 상환하는 그 날 저를 불러주십시오.

‘만세삼창’을 외칠 수 있는 영광을 주신다면 여러분들과 함께 그 기쁨을 누리고 싶습니다.

얼마 전 우연히 보았던 ‘보헤미안 랩소디’라는 영화에서 저는 커다란 감동을 받았습니다.

이제 음악의 세계에서도 장르의 틀을 깨고 오로지 ‘청중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 무엇이냐’ 에 초점을 맞춰서 가수와 관객이 함께 노래 부르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제 우리의 정책도 어민과 함께 노래할 때 보다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저는 비록 오늘 수협과 헤어지지만, 한 사람의 어민으로서 늘 함께 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모든 수산인과 임직원들께 감사를 전합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대단히 감사합니다.

2019년 3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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