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호어명고(蘭湖魚名考) (42)
난호어명고(蘭湖魚名考) (42)
  • 수협중앙회
  • 승인 2018.11.22 10:25
  • 호수 46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수협중앙회는 수산업의 중요성과 함께 수산관련 지식과 정보를 널리 알리는데 노력해 왔다. 이에 지난 2011년부터 ‘수산 지식 나눔 시리즈’를 발간해 오고 있다. 최근 수산경제연구원이 난호어명고(蘭湖魚名考)의 ‘어명고’ 부분을 완역해 발간했다. 이 책은 자산어보, 우해이어보와 더불어 우리나라 3대 어보집으로 손꼽힌다. 하지만 난해한 문장을 현대어로 알기 쉽게 변역하기란 매우 어려운 작업이었다.
완역본에는 원문에 대한 설명과 어류의 생태학적, 논리적 오류를 규명하기 위해 평설이란 제목으로 해설을 달았다. 또 평설에서는 표제어가 된 어류가 현재 어떤 이름으로 불리는 지 등을 설명했다. 어명이 밝혀지지 않았던 어종도 기존자료와 중국, 일본 자료와 대조해 가능한 우리 어명을 확인하려 했다. 본지는 완역된 난호어명고를 연재해 우리 수산물의 가치를 재조명하고자 한다.

두툼한 입술을 가진 ‘누치’

 

눌어【누치】

형태와 종류는 숭어와 같다. 머리가 크고 꼬리가 갈라졌으며 연한 황색이다. 살에는 가시가 많지만 연해서 준치나 웅어의 딱딱한 가시와는 다르다.

협곡의 강이나 산간의 시내가 있는 곳이면 어디에나 있다. 마전(경기도 연천군에 있는 임진강 가의 지명)의 징파강(임진강이 한강을 만나기 전인 북삼리와 삼곶리 일대를 말하며 워낙 강이 맑아서 그런 이름으로도 불린다) 나루 상류와 하류에 가장 많다. 매년 곡우 전  후에 수컷이 물속의 돌이나 바위에 가서 입으로 문질러서 겨울에 낀 먹이가 되는 이끼를 떼어내는데 암컷이 뒤따라가며 그 이끼를 먹고 알을 밴다. 눌어란 이름은 방언으로 『본초』에 어떤 이름으로 기록돼 있는지 알지 못하겠다.

 

평설

누치는 잉어목 모래무지아과에 속하는 큰 민물고기다. 누치는 지방별로 부르는 이름이 여럿이고 크기별 이름도 여러 가지다.

한자 이름 말고도 눗치, 눈치, 눕치, 금잉어 등이 성어의 이름이고 어린 누치는 쇠누치, 젯비, 접부, 부눈치, 적비 등의 이름이 있다. 성인 누치 소리를 들으려면 40㎝는 넘어야 한다.

어명고에서 “조류를 돌에서 떼어내고 암컷이 먹는다”고 본 것은 봄철에 누치 암수가 어울려서 물속 돌바닥에 주둥이를 부비며 다니면서 알자리를 만들고 번식하는 가리철의 모습이다.

눌어는 우리 한자 이름이고 중국의 고서에는 없는 이름이다. 또 누치는 입술이 두툼해서 중순어인데 어명고에는 중진어로 기록돼 있다. 입술 순자 대신 놀랄 진자를 대자로 쓴 것이다. 중국의 『식물본초』에도 중순어로 기록돼 있고 능고어, 순고와 같은 중국 이름이 있다.

누치는 비린내가 심하고 가시가 많아서 식용으로 인기가 없지만 간혹 회로 먹거나 소금구이를 해서 먹기도 한다. 다 자랐을 경우에는 70cm 이상에 이르기도 한다. 크고 힘이 좋기 때문에 견지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에게 낚시 대상어로  인기가 있다.
 

무늬 든 채찍 같은 ‘대농갱이’

문편어【대농갱이】

비늘이 없고 색깔이 검으며 몸은 납작하면서 짧다. 꼬리가 길고 좁아서 모양이 수꿩의 긴 꼬리와 같다. 산골 냇가의 돌 사이에 많이 산다.

평설

어명고에는 간단히 설명된 문편어는 대농갱이다. 그렁채, 그렁체, 그렁치, 그리치, 자개, 자개미 등 많은 사투리 이름이 있다. 메기목 동자개과로 머리는 가로로 납작하지만 몸 아래쪽은 세로로 납작해서 ‘무늬 든 채찍 같은 고기’란 이름이 잘 어울린다. 짙은 노란 갈색에 불규칙한 반문이 있는 점은 동자개와 같으나 몸이 가늘고 길어서 쉽게 구분된다.

하천의 중류나 하류의 비교적 물이 맑은 모래와 진흙바닥에 서식하며 압록강과 대동강, 한강에 분포하고 있다. 최근 개체수가 감소 경향을 보이고 있어 보호가 필요한 어종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