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호어명고 (蘭湖魚名考) - 40
난호어명고 (蘭湖魚名考) - 40
  • 수협중앙회
  • 승인 2018.10.18 09:05
  • 호수 4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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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협중앙회는 수산업의 중요성과 함께 수산관련 지식과 정보를 널리 알리는데 노력해 왔다. 이에 지난 2011년부터 ‘수산 지식 나눔 시리즈’를 발간해 오고 있다. 최근 수산경제연구원이 난호어명고(蘭湖魚名考)의 ‘어명고’ 부분을 완역해 발간했다. 이 책은 자산어보, 우해이어보와 더불어 우리나라 3대 어보집으로 손꼽힌다. 하지만 난해한 문장을 현대어로 알기 쉽게 변역하기란 매우 어려운 작업이었다.완역본에는 원문에 대한 설명과 어류의 생태학적, 논리적 오류를 규명하기 위해 평설이란 제목으로 해설을 달았다. 또 평설에서는 표제어가 된 어류가 현재 어떤 이름으로 불리는 지 등을 설명했다. 어명이 밝혀지지 않았던 어종도 기존자료와 중국, 일본 자료와 대조해 가능한 우리 어명을 확인하려 했다. 본지는 완역된 난호어명고를 연재해 우리 수산물의 가치를 재조명하고자 한다.
 

바늘 같은
가시를 가진 ‘공치’

침어【공지】

비늘이 없는 작은 물고기인데 큰 것도 불과 2~3치이다. 몸은 빙어와 같은데 등에 실처럼 가는 무늬가 푸른색과 흰색으로 뒤섞여 있다. 주둥이에 바늘 같은 검은 가시가 하나 있는 까닭에 『본초강목』에 이르기를 “속명이 강태공조침어다”라고 했다. 우리나라의 공지라는 이름 역시 위의 문장을 줄인 것이다.

물위에 떠다니는 것을 좋아해 어부가 밤에 배를 타고 횃불을 밝혀 물을 비추면 많은 물고기가 모여드는데 그물을 이용해 잡는다. 한강 상·하류 및 임진강, 대동강, 금강 등 대체로 빙어가 나는 곳에 모두 있다. 3월에 처음 나오고 늦여름이 되면 볼 수 없다.

어떤 사람은 말하기를 ‘빙어가 봄이 되면 이 물고기로 변한다’고 하는데 이치가 혹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평설

어명고에 침어와 ‘공지’로 기록된 것은 오늘날 공치라 부르는 물고기 종류다. 공치는 동강목 학공치과 물고기의 총칭으로 줄공치, 학공치, 살공치가 이에 속한다. 공치 종류들은 연안과 내만에 주로 살고 기수역에도 올라온다.

공치 종류는 모두 주둥이 끝이 뾰족하며 아래턱이 가늘고 길어 침같이 보인다. 강태공조침어라는 별명은 공치의 부리 모양에서 비롯됐다. 공치의 부리가 가늘고 긴 것이 바늘과 같아서다. 전설의 낚시꾼인 강태공은 곧은 바늘을 썼다고 한다. 이 곧은 바늘은 강태공이 ‘낚시로 고기 잡을 마음이 없었다’는 비유로 쓰지만 실은 곧은 바늘로 훌륭한 낚싯바늘의 한 종류였다.

공치 종류에서 줄공치와 학공치라 흔한 편이고 모두 연안에 살며 기수역으로 올라온다. 두 물고기를 구분할 수 있는 특징은 줄공치가 주둥이 끝이 검은색이지만 학공치는 주둥이 끝부분이 짙은 주황색인 점이다. 어명고의 공치 설명에 ‘주둥이에 바늘 같은 검은 가시’가 있다고 했으니 이는 줄공치를 묘사한 것이다.

『삼재도회』를 인용하면서 ‘머리에 붉은 점이 있다’고 한 것은 학공치의 특징을 설명한 것으로 보인다. 어명고의 저자가 줄공치와 학공치의 차이를 분명하게 인식하고 있었는지는 확실치 않다. 공치가 30~40㎝까지 자라는 물고기인데도 어명고에서는 ‘크기가 커봐야 불과 2~3치’라고 했다. 어명고 저자가 잘못 본 것이거나 어린 공치를 묘사한 것일 수도 있다.

어명고 설명의 말미에서 공치 종류가 강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바다에도 비슷한 것이 있다는 것에 대해 ‘하나는 바다에서 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아니면 침어가 강에서 바다로 나간 것인가’하는 의문을 표하고 있는 것은 당시에 공치의 성상을 제대로 몰랐던 것으로 보인다. 공치 종류들은 기수역에서 많이 살아서 민물에서도 볼 수 있다. 학공치는 속명으로 꽁치, 공미리라고도 불리고 있어 혼동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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