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없는 충남도, 어업인 생존권 묵살 말라
개념없는 충남도, 어업인 생존권 묵살 말라
  • 이명수
  • 승인 2018.08.16 09:16
  • 호수 4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07년 12월 7월 오전 7시경 홍콩 선적 유조선 허베이스피리트호에서 서해안 태안반도 해상으로 기름이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기름을 실은 배에서 기름이 흘러나왔다는 건 이 해상은 바로 죽음의 바다로 돌변한 순간이었다.

이 유조선이 삼성중공업 해상기중기 부선과 충돌하면서 모두 1만2547㎘의 원유를 태안바다로 쏟아낸 국내 최대의 해양오염사고였다.  

사고 당시 수만명의 자원봉사자들이 기름을 수거하고 닦아내는데 혼신을 다했으며 이후 10여년의 세월동안 해상과 생태계 복원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이 사고가 준 교훈은 인재(人災)가 빚어 낸 혹독한 자연의 댓가다.

이 교훈을 망각한 채 충남도가 일을 저질렀다. 지난 10일 기름오염의 피해가 완전히 가시지 않은 태안해역에 바다모래채취를 사실상 허용하는 바다골재채취 예정지를 지정·고시했다. 태안군 관할해역 4개광구에 310만㎥의 바다모래를 1년동안 퍼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어업인들의 생존권이 묵살되면서 개념없는 충남도가 다시한번 자연으로부터 재앙의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는 우를 범하고 만 순간이었다.

어업인들을 즉각 반발했고 지난 13일에 바다모래채취 반대 기자회견과 반대성명서 발표 등 집단 항의했다. 충남도 고시 철회 촉구와 사활 건 항쟁도 천명했다.  

어업인들은 이미 행정당국에게 바다모래채취 반대 의사를 충분하고 명확히 전달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한 처사와 배신감에 격분했다.   

아이러니하게도 행정당국의 바다모래채취 강행에 꼼수와 일정한 패턴이 있었다는 사실이 주목된다.   

미련하고 우악스러운 무지(無知)와 수상하고 의구심 묻어나는 의혹(疑惑), 장사하는 재주나 꾀로 뭉친 상술(商術)의 삼박자가 고루 갖춰져 있는 것이다.

채취를 승인하는 행정당국들은 바다에서 모래를 퍼내도 피해가 미미하다고 한결같이 입버릇처럼 내뱉는다. 국내외 학계와 연구진 등 전문가들이 조사한 자료에 근거하면 바다모래채취 행위는 수산자원 서식환경과 산란장 훼손으로 수산자원 감소를 초래할뿐더러 생태계에 악영향을 끼친다는게 팩트다. 그러나 이들 당국은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정말 무지(無知)하다못해 무식(無識), 무대포하다.

바다모래채취 재개 당위성을 내세우기 위해 제시한 환경영향평가서라는 것도 골재채취업자들의 주구(走狗)노릇을 했던 짜맞춰진 기관이 한데다 부실한 해양환경영향조사 자료를 그대로 인용하는 수준에 불과했다.
 
태안지역 어업인들은 충남도가 골재채취 예정지 지정관련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는데 대해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2016년 11월이후 지금까지 1년 6개월여간 해역이용협의 절차가 진행됐음에도 불구하고 해역이용협의서나 보완자료, 검토기관 의견 등을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는 밀실행정의 전형이라는 것이다.

어업인들은 태안군의 기막힌 상술에도 혀를 차고 있다. 바다를 보존하고 책임있는 행정기관이 재정부족을 충족하기 위해 바다모래채취를 허용, 해양환경을 파괴하는 지자체라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이처럼 어업인들을 기만하면서까지 바다모래채취 강행이라는 초강수에 어업인들은 결사항전의 결연한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골재업자들이 취하는 경제적 이득 탓에 자신들의 생존권이 더 이상 짓밟힐 수 없다는 절박감에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