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업인의 재산, 노량진수산시장 불법점거 명도집행 불가피”
“어업인의 재산, 노량진수산시장 불법점거 명도집행 불가피”
  • 김병곤
  • 승인 2018.07.19 09:53
  • 호수 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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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점거 장기화로 어업인 피해 눈덩이 … 누적 300억원 육박

노점상연합 등 외부단체 개입에 추락사고, 정전 등 안전 위협
300억원 규모 지원 제시 등 수십차례 협상, 구 시장 존치만 억지
명도집행과 관계없이 신시장 입주 희망자 언제든지 수용 추진

수협은 지난 2015년 완공된 신시장 입주를 거부한 채 불법 점유 상태로 3년째 구 시장에서 영업 중인 상인들에게 퇴로를 열어주기로 했다.

수협은 지난 12일 비록 명도집행에 실패했지만 법원 판결에 따라 구(舊)노량진수산시장(구시장) 불법점유자를 대상으로 명도 강제집행을 실시했다. 하지만 이와 무관하게 입주를 희망하는 경우 현대화 시장으로 입주 기회를 주기로 했다.

수협중앙회와 수협노량진수산주식회사는 16년말 불거진 입주 거부사태가 장기화됐음에도 불구하고 새로 지어진 현대화시장 내에 미입주 점포들을 현재까지도 입주 가능한 상태로 유지한 채 구시장 상인들을 지속적으로 설득해왔다.

특히 지난해 불꽃축제 기간에 추락사고가 발생한데 이어 최근 대규모 정전이 발생하는 등 구시장 환경이 국민 안전을 위협하고 식품위생상에도 큰 문제점을 노출함에 따라 수협중앙회장이 직접 구시장 측 상인들을 만나 300억원 규모의 추가지원책을 제시하는 등 전방위적 노력을 기울여왔다.

이처럼 수협이 대화를 통한 원만한 해결을 위해 서울시 중재 협상을 포함해 총 50여회 이상의 협상자리를 마련하고 접점을 찾고자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구시장 측 상인들은 구시장 존치만을 요구하며 갈등을 지속해왔다.

특히 일부 구시장 상인으로 구성된 현대화비상대책총연합은 최근 민주노점상전국연합과 연대해 구시장을 불법점유하면서 공공질서 훼손은 물론 시민의 안전까지 위협받는 환경을 조성해 우려를 키워온 실정이다.

이들은 구시장 상인들 사이에서도 “노점상단체를 끌어들이면 합법적인 시장상인으로서 우리의 지위와 정체성을 부인하는 꼴밖에 안된다”는 반발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태 장기화를 목적으로 외부 단체를 끌어들이고 있다.

이에 따라 수협은 미입주 상인 358명를 대상으로 명도소송을 제기했고 이 가운데 178명에 대해서는 대법원 3심까지 확정이 된 상태다.

12일 강제집행 대상 불법상인 95명은 대법원 선고까지 받아 확정판결이 완료된 점포들로 법원 측에서 강제집행 예고장 배부를 완료한 곳들이다.

앞으로 수협은 법원 최종 판결 등 상황 추이에 따라 강제집행을 지속 실시하는 한편 건물 노후화로 안전사고의 위험이 높은 구조물들을 폐쇄하고 철거하는 작업에 나설 예정이다.

수협 관계자는 “강제집행과 관계없이 신시장 입주를 원하는 구시장 상인들이 입주할 수 있도록 계속 자리를 비워둔 상태”라며 “법과 원칙에 따른 대응과 별개로 원만한 사태 해결을 위한 노력은 계속 이어 갈 것”이라고 밝혔다.

노량진수산시장 현대화사업은 수산물유통체계의 선진화를 통한 어업인 소득 증대를 기대하며 2004년부터 정부 국책사업으로 추진됐다.

그러나 구시장 상인 일부가 명분 없는 이전 거부를 시작하면서 양분됨에 따라 수산물 판로가 위축되고 합법적으로 정상적인 영업을 하는 신시장 종사자들이 오히려 피해를 입는 등 중앙도매시장으로서 원활한  수산물 유통이라는 공익적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다시 말하면 상인들이 어업인들의 재산을 점유하고 있는 셈이다. 사회적 최하위층으로 분류되는 어업인들의 재산권에 또 다른 사회적 약자라는 허울을 쓴 상인들이 민주라는 가면을 쓴 세력들을 끌여 들여 노량진수산시장을 비정상적으로 운영하고 잇는 것이다.    

수협 관계자는 “갈등사태 장기화로 인한 피해는 신시장 종사자, 20만 어업인, 더 나아가 138만 수산인과 양질의 수산물을 원하는 소비자들에게 전가될 것”이라며 조속한 정상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건립된 지 48년이 경과한 구시장은 시설 노후화가 심각해 안전사고의 위험성이 끊임없이 제기됨에 따라 다수의 대중들이 이용하는 시설로서는 그 수명을 다 한 것도 심각한 문제로 지적된다.

지난해 10월에는 여아 2명이 노후화된 환기구 파손으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고 바로 지난주에는 폭우로 인해 구시장에 정전사고가 발생하는 등 예상치 못한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상존하기 때문이다.

가장 심각한 것은 관리 사각지대에 놓임에 따라 구시장에서 불법수산물 거래가 만연하고 식품 안전과 위생문제에 취약점이 노출되고 있다는 문제점도 있어 하루 빨리 구시장 영업이 종료돼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이에 수협은 어업인, 신시장 종사자들의 계속되는 피해를 막고 시민들이 위생적인 수산물을 접할 수 있도록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처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한편 신시장 내에는 구시장 상인 입주를 기다리는 판매자리 321개소를 남겨둔 상황이다.

노량진수산시장 현대화사업 사업은 지난 2004년 농어업·농어촌특별대책위원회에서 ‘수산물도매시장 현대화 추진’이 국책사업으로 추진토록 의결됐다. 이어 2009년 4월 시장 종사자를 대상으로 현대화사업 기본계획 설명회가 개최됐고 7월 시장상인과 현대화 사업 추진을 위한 양해각서가 체결됐다. 당시 사업계획에 대한 시장종사자 투표결과 판매상인 80.3%, 중도매인조합 73.8%가 동의했다. 또한 2012년 12월 중도매인조합측에서 현대화사업 전면재검토를 주장했지만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 간담회 와 국회의원 주관 토론회 결과 합의안대로 추진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이어 지난 2016년 3월 신시장이 개장돼 첫 경매가 실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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