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호어명고 (蘭湖魚名考) (37)
난호어명고 (蘭湖魚名考) (37)
  • 수협중앙회
  • 승인 2018.07.19 09:54
  • 호수 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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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협중앙회는 수산업의 중요성과 함께 수산관련 지식과 정보를 널리 알리는데 노력해 왔다. 이에 지난 2011년부터 ‘수산 지식 나눔 시리즈’를 발간해 오고 있다. 최근 수산경제연구원이 난호어명고(蘭湖魚名考)의 ‘어명고’ 부분을 완역해 발간했다. 이 책은 자산어보, 우해이어보와 더불어 우리나라 3대 어보집으로 손꼽힌다. 하지만 난해한 문장을 현대어로 알기 쉽게 변역하기란 매우 어려운 작업이었다. 완역본에는 원문에 대한 설명과 어류의 생태학적, 논리적 오류를 규명하기 위해 평설이란 제목으로 해설을 달았다. 또 평설에서는 표제어가 된 어류가 현재 어떤 이름으로 불리는 지 등을 설명했다. 어명이 밝혀지지 않았던 어종도 기존자료와 중국, 일본 자료와 대조해 가능한 우리 어명을 확인하려 했다. 본지는 완역된 난호어명고를 연재해 과거와 달라진 우리 수산물의 생태를 살펴보고 그 가치를 재조명하고자 한다.
 

 

회를 치기 좋은 기름진 고기‘방어’

방( )【방어】

동해에서 나는데 관북과 관동 연해의 주군 및 영남의 영덕과 청하 이북에 모두 있다. 머리가 크고 몸이 길다. 큰 것은 6~7자가 되며 비늘이 잘아서 없는 것 같다. 등은 푸른빛을 띤 검은색이고 배는 부연 흰색이다. 살빛은 진한 붉은색인데 소금에 절이면 엷은 붉은색이 된다.

동해에는 아주 큰 방어가 있는데 길이가 한 길을 넘으며 둘레가 10위(圍)는 된다. 그 고기가 가장 기름지다. 그러므로 관북의 어부들이 잡아서 기름을 채취하며 속칭 무태방어라고 한다.
 

평설

어명고에 방어라고 기록된 물고기의 표준명은 방어다. 방어는 농어목 전갱이과의 바닷물고기로 북서태평양의 남중국해, 타이완, 동중국해, 일본, 한국 등지에 광범위하게 분포하고 있다.

방언이름으로 히라스, 히라시(통영, 거제, 동해), 부시리(연수, 울산, 제주), 부리(마산,창원), 재방어(제주), 마르미, 떡메레미, 피미, 마르미, 방치마르미(강원), 사배기(경북), 메리미(포항, 경주, 영덕, 울릉) 등이 있다. 옛 이름으로 해벽어, 사어, 무태방어라고 불렸다. 무태(無太·無泰)는 ‘매우 크다’는 의미로 쓰인다. 다른 물고기에서도 큰 것을 무태장어, 무태상어, 무태다랭이로 부르기도 한다(김홍석, 2000).

방어는 등 푸른 생선으로 상온에서 두면 상하기 쉽다. 어명고에서 ‘어린 아이들이 많이 먹으면 중독된다’라 한 것은 이를 경계한 것이다. 또 산란기 직전인 겨울에 가장 맛이 좋고 봄철과 여름철에 기생충이 생기므로 날로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어명고에서는 ‘논자들은 시경에서 시인이 읊은 방어라고 한다’는 점에 대해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시경’에 나오는 물고기들이 중국 황하주변의 민물고기인데 정작 우리 땅의 방어는 바다에서 나기 때문이다.

이러한 혼선은 무엇 때문에 비롯됐을까· 우리는 한자를 빌려 기록해 왔고 모든 사물의 이름을 한자로 표기했다. 그러나 중국에는 있지만 우리나라에는 없는 물고기가 있다. 또 중국에 없는 것이 우리나라에는 있을 수 있다. 그래서 같은 물고기를 두고 서로 다르게 적을 수 있고 또 다른 두 물고기를 한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 것이다.

김창업(金昌業, 1658~1721)이 청나라에 갔을 때 방어와 관련돼 기록한 것이 있다. 김창업은 “내가 일직이 우리나라의 연어와 방어가 진짜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이곳에서 나는 것을 보려고 주방에 말해 두었더니 이날 비로소 구해 들여왔다. 연어는 껍질과 살결이 우리나라의 것과 방불하나 잔가시가 많으며 방어는 우리나라 병어와 같으나 조금 긴 데다 모두 민물고기이다. 연어는 구워 먹는 것이 좋도 방어는 회를 치기에 좋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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