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모래채취 재개‘ 꼼수’는 어불성설(語不成說)
바다모래채취 재개‘ 꼼수’는 어불성설(語不成說)
  • 이명수
  • 승인 2018.07.12 10:59
  • 호수 4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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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등 남해 EEZ 골재채취 공청회…어업인 강력 항의 집회


“해양환경공단 엉터리 해역이용영향평가서 즉각 폐기하라” 촉구
 성난 어심(漁心) 제2, 3의 불순한 바다훼손 행위 “몸으로 막겠다”

최근 국토교통부 등이 바다모래채취 재개를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따라 어업인들이 재개 ‘꼼수’에 강력히 반발하면서 집단행동에 들어가는 등 파문이 일고 있다.

특히 국토부가 채취물량을 확대하려 하자 어업인들은 문재인정부의 ‘깨끗한 바다, 풍요로운 어장’이란 국정운영에 정면으로 배치된다면 즉각 중단을 촉구했다.

국토부와 해양환경공단은 남해 배타적경제수역(EEZ) 골재채취단지 지정변경(5차)과 관련된 해역이용 영향평가서(초안)를 공고하고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지난 10일 공청회를 시행했다. 이 공청회는 바다모래채채취 재개를 위한 사전 작업이다.

국토부는 공청회에서 골재채취단지 지정변경을 통해 올 2월까지였던 모래채취 기간을 2020년 8월까지 2년 6개월 연장하고 바다모래 채취계획량을 420만㎥ 추가해 기존 미채취물량 650만㎥를 합쳐 변경된 기간 동안 총 1070만㎥를 채취 한다는 것이다.

국토부가 이같이 골재채취단지 지정변경을 추진하려는데는 어업인들이 주장하는 ‘엉터리 해역이용영향평가서’에 근거하고 있다.

이 평가서는 부유생태계에 있어 뚜렷한 영향이 관찰되지 않아 골재채취에 따른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판단했다. 어란·자치어의 경우 조사 시기별 출현양상이 유사해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판단(일시적)했다. 저서생태계에 있어 단기적으로 대형저서동물의 출연종수 및 서식밀도는 감소한 것으로 분석했다.

어류와 수산자원의 경우 골재채취가 어류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판단했고 결론적으로 골재채취로 인한 수산산업에 대한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평가서가 엉터리라는 데는 바다모래채취가 수산자원과 해양생태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국내외 학계, 전문가들의 연구조사사례를 완전히 뒤집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업인들은 이 평가서가 부실하기 짝이 없고 신뢰 제로라는 주장이다.

또 이 평가서는 과거 골재채취업자들의 주구 노릇을 했던 동일한 용역기관에 의해 지난 4월부터 3개월여만에 진행돼 평가서로서의 인정받을 수 없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과거 이미 왜곡·축소됨이 확인된 기존의 부실한 해양환경영향조사 등의 문헌자료를 그대로 인용해 바다모래채취가 해양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고 결론짓는 이 평가서는 근거 능력을 상실했다는 것이다. 해양환경영향조사서의 경우 2017년 해양환경공단의 어업피해 추가보완조사에서 부유사 면적을 왜곡·축소한 사실도 드러났다.

어업인들은 이 평가서는 물론 남해EEZ골재채취단지 지정변경을 절대 용인할 수 없다며 강경 대응국면에 들어갔다.

지난 10일 집단 결의대회에 앞서 2일에는 한수총 바다모래채취 반대 남해대책위 대책회의를 통해 남해EEZ골재채취단지 지정변경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명백히 했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남해EEZ골재채취단지 주변 해역은 멸치, 오징어, 고등어 등 주요 수산생물의 회유경로이자 산란장과 월동장이다. 때문에 여기서 이뤄지는 바다모래채취는 치명적이다. 수산생물과 생태계의 숨통을 끝는 것이나 다를 바 없다. 

또 다른 심각성은 해저지형 복구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남해EEZ골재채취단지는 장기간 지속적인 골재채취로 채취해역 곳곳에 최대 채취심도 19.5m, 최대경사 39°의 커다란 웅덩이가 형성돼 있다. 채취 후 50년이 경과하더라도 누적퇴적고는 176cm에 불과해 복구가 되지 않는다. 

어업인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실한 영향평가서 한 편으로 바다모래채취 재개를 시도하는 것은 어업인들을 기만하고 국민을 호도하려는 획책에 불과하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따라서 이번 공청회는 공(空)청회일 뿐 바다훼손을 강행하겠다는 의도로 밖에 볼 수 없다며 반발했다.

어업인들은 이날 국토부의 바다모래채취 재개 움직임을 결코 좌시할 수 없다며 집단 결의대회를 벌이는 한편 향후 어떠한 바다모래채취 시도도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또다시 바다모래채취로 인해 생계 터전을 빼앗길 수 없다는 결연한 의지를 보이면서도 절박감에 놓여있는 어업인들은 제2, 3의 불순한 바다훼손 행위를 몸으로 막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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