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고도 긴 시간 속 섬 여행
짧고도 긴 시간 속 섬 여행
  • 김상수
  • 승인 2010.09.08 16:59
  • 호수 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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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五六島

▲ 해맞이공원에서 본 오륙도 등대

부산항을 오가는 배들이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섬 오륙도는 부산의 관문이자 상징이다. 뭍에서 가까운 방패섬을 시작으로 솔섬(우삭도)·수리섬·송곳섬·굴섬·등대섬 등 여섯 개의 섬이 키를 맞춘 듯 서있는데 밀물 때는 다섯 썰물 때는 솔섬과  방패섬이 떨어지면서 여섯 섬으로 보인다 해서 오륙도(五六島)라는 얘기도 있고, 동쪽에서 보면 여섯, 그리고 서쪽에서 보면 다섯 섬으로 보임에 그리 되었다는 얘기도 있다. 9월 2일, 이런 오륙도에 7호 태풍 곤파스가 몰려오고 있었다.


스스로가 절경인 등대섬

▲ 등대섬에 곧추선 현대식 등대
예로부터 ‘오륙귀범(五六歸帆)’이라 했다. 해질 무렵, 오륙도 주변에 오색 풍어기를 달고 돌아오는 어선들이 이뤄내는 풍경을 해운팔경 중 으뜸으로 손꼽은 것이다. 가수 조용필의 ‘돌아와요 부산항’만 기억하는 대부분의 여행객들은 오륙도 여행의 출발점을 ‘오륙도해맞이공원’으로 잡는다.

해운대선착장에서 출발하는 관광유람선을 타고 오는 이들도 있지만, 진짜배기는 해맞이공원에서 전경을 둘러보는 게 옳다는 주장이다.

오륙도해맞이공원은 부산 남구 용호동 이기대 산책로와 연결된 언덕에 조성되어 있는 꽃 단지다. 봄에는 유채가 만발한다지만, 요즘에는 코스모스가 무리를 지어 가을맞이를 하고 있었다.

정상에 서면 오륙도가 한 눈에 보이는데, 가장 가까운 뭍인 승두말에서 멀리 떨어진 등대섬은 위가 평평해 밭섬이라 불리다가 등대가 세워진 뒤부터 등대섬으로 불려졌다던가.

이 밭섬에 등대가 개설된 것은 지난 1937년 11월의 일이다. 1876년의 부산항 개항과 더불어 부산의 관문인 오륙도 앞으로 배들이 드나들기 시작하면서 길잡이 등대로 세워진 것이라 했다.

지금의 오륙도등대는 1998년 12월에 새로 세운 것. 등탑 높이만 27.5미터인 유인등대로 부산항을 한눈에 굽어볼 수 있는 전망대를 설치, 섬에 오른 여행객들에게 숨돌릴 틈을 준다. 등대에 오른 여행객이나 관광유람선을 타고 건너온 여행객들의 오륙도 해상관광포인트 역시 이 등대섬이다.

▲ 태풍전야의 오륙도 전경
▲ 해맞이공원에서 본 풍경

한편, 뭍에서 가장 가까운 방패섬은 바다로부터 건너오는 거친 풍파를 방패처럼 막아준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 했고, 솔섬은 소나무가 자생하고 있는데서 비롯되었다던가. 송곳섬은 한눈에 보기에도 송곳처럼 뾰족하게 생겨서 붙여졌겠구나 여겨진다.

▲ 태종대 관광객
수리섬은 예전에 독수리가 갈매기를 포획하기 위해 모여들었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라는데 지금은 갈매기 천지요, 굴섬은 가장 큰 섬으로 큰 굴이 있음에 붙여진 이름. 굴 천장에서 방울방울 떨어지는 물이 일품이라지만, 관광객이 오를 수는 없다. 섬 대부분이 직각에 가까운 해식애와 소규모 파식대로 구성되었기 때문이다.

이런 오륙도 부근 바다에서는 남구 용호어촌계 등 어선 어업
▲ 관광유람선 해상관광
인 들과 해녀들이 조업을 하는 한편, 국립수산과학원은 오륙도 주변해역 생태계조사를 통해 저서생물 186종, 해조류 30종 등을 발견하기도 했다. 특히, 아열대성인 혹돔과 부채뿔산호·군체멍게류와 멸종위기 야생동물이자 천연기념물인 매를 발견, 오륙도 생태계의 중요성과 보존가치가 크다고 밝히기도 했다.

기왕 등대여행에 나선 길, 오륙도로는 모자라다 싶으면 또 하나의 부산명소 태종대 등대를 찾아가도 좋겠다. 울창한 수목과 어우러진 기암괴석, 태종대 등대 등은 탁 트인 전망이 일품이요 다양한 문화시설까지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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