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산업, 호황기일 때 불황에 대비해야 한다
김 산업, 호황기일 때 불황에 대비해야 한다
  • 수협중앙회
  • 승인 2018.06.07 11:02
  • 호수 4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영태 사단법인 한국수산어촌연구원장

작년 우리나라 김 수출액이 마침내 5억불을 넘어섰다. 2011년 그토록 멀어 보이던 1억불 수출을 달성한 후 불과 6년 만에 국내에서 생산되는 농수산물 중 단일 품목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5억불 수출을 넘어서게 된 것이다. 이러한 엄청난 성장을 가져 온 이면에는 여러 가지 긍정적인 요소가 동시에 작용하였는데 우선 1980년대 초 우리나라에 김자동 건조기 도입을 계기로 남는 인력을 생산에 투하할 수 있게 됨으로써 김생산량이 크게 증가하였다. 그리고 생산량이 증가함에 따라 더 많은 량을 소비시키기 위한 방안으로서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고 해외시장을 적극 개척해 나갔고 그 결과 내수확대와 함께 수출이 급증했던 것이다. 이 과정에서 보여 준 어업인들의 노력은 두고두고 칭찬을 받을 만하다.

그러나 이런 훌륭한 성과 속에서 앞으로도 그 추세가 계속될 수 있을까 하는 점을 곰곰이 생각해 보면 희망적인 측면과 함께 우려되는 측면도 있어 다소 혼란스러운 마음을 떨칠 수 없다. 우선 희망적인 측면은 이제는 미국 등 구미국가에서도 김을 저칼로리의 웰빙식품으로 인식하기 시작했고 이런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점이다. 반면 우려되는 측면으로는 내수가 더 크게 증가할 것 같지 않다는 것이다. 김은 전통적으로 쌀밥과 같이 먹는데 쌀 소비가 줄어듦으로써 김소비 역시 정체상태를 보이고 있어 조미김의 개발에도 불구하고 김소비는 앞으로 별로 증가하지 않을 전망이다. 또한 마른김 생산 과정에서 여전히 이물질이 포함되어 있고 물김 세척수도 문제가 되고 있다.

그래서 정부에서도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고 2024년 10억불 수출을 달성하기 위해 작년 8월에 김산업 발전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김산업 발전을 위한 과제로서 글로벌 푸드화 기반 마련, 지속가능한 생산증대환경 조성, 고부가가치 가공산업 육성, 단계별 품질위생관리 강화, 성과중심의 수출지원 확대 등 5개로 정하고 각 과제별로 세부대책을 마련하여 시행 중에 있다. 전체적으로는 올바른 정책방향이라고 보여 지는데 이 중에서 특히 관심을 가지고 추진해 나갈 필요가 있는 것이 품질위생관리 부분이다. 앞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우리나라 마른 김에는 아직 이물질이 상당량 포함되어 있고 물김 세척수도 위생적인 면에서 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어 자칫 어떤 사고라도 발생한다면 큰 충격으로 이어질 수가 있다.

하지만 이 대책에서 가장 큰 문제는 우리나라와 함께 세계 3대 김생산국인 일본과 중국의 생산량이 크게 증가할 경우 어떻게 대처해 나갈 것인가에 대한 내용이 없다는 점이다. 물론 일본의 김산업은 이미 내수중심으로 정착되어 있고 중국은 내수와 수출을 병행하는 체제를 가지고 있어 수출면에서 우리나라와 크게 경쟁이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들 국가는 우리의 주요 수출대상국으로서 자국의 생산량이 크게 증가할 경우 이들 국가에 대한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경우 큰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는데 올해 벌써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지금부터라도 이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있어야 할 것이고 새로운 시장개척과 함께 신제품 개발도 계속해 나가야 한다. 최고의 호황기를 맞고 있는 지금이야 말로 불황에 대비한 최적기이다. 그리하여 현재 정부가 시행 중인 각종 대책의 차질 없는 추진과 함께 위기상황에 대비한 비상대책을 마련해 나간다면 2024년 10억불 수출이 불가능하지 않을 것이다. 또한 김산업의 이러한 약진은 다른 품목에 대해서도 커다란 자극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5억불 수출 금자탑을 쌓은 김산업계 종사자들에게 그 동안의 노고를 치하드리며 호황기에 불황에 대비해야 함을 다시 한번 당부드리고자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