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호어명고(蘭湖魚名考) (34)
난호어명고(蘭湖魚名考) (34)
  • 수협중앙회
  • 승인 2018.05.31 09:38
  • 호수 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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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협중앙회는 수산업의 중요성과 함께 수산관련 지식과 정보를 널리 알리는데 노력해 왔다. 이에 지난 2011년부터 ‘수산 지식 나눔 시리즈’를 발간해 오고 있다. 최근 수산경제연구원이 난호어명고(蘭湖魚名考)의 ‘어명고’ 부분을 완역해 발간했다. 이 책은 자산어보, 우해이어보와 더불어 우리나라 3대 어보집으로 손꼽힌다. 하지만 난해한 문장을 현대어로 알기 쉽게 변역하기란 매우 어려운 작업이었다.완역본에는 원문에 대한 설명과 어류의 생태학적, 논리적 오류를 규명하기 위해 평설이란 제목으로 해설을 달았다. 또 평설에서는 표제어가 된 어류가 현재 어떤 이름으로 불리는 지 등을 설명했다. 어명이 밝혀지지 않았던 어종도 기존자료와 중국, 일본 자료와 대조해 가능한 우리 어명을 확인하려 했다. 본지는 완역된 난호어명고를 연재해 과거와 달라진 우리 수산물의 생태를 살펴보고 그 가치를 재조명하고자 한다.


 

누운 달의 모양을 한 날피리
 

비필어(飛畢魚)【날피리】

비늘이 하얗고 등마루가 푸른빛을 띤 검은색이다. 눈에 붉은 점이 있다. 배는 살짝 둥글고 꼬리에 가까워지면서는 점차 가늘어져서 언월도(偃月刀)의 형상과 같다. 4개의 아가미가 턱 아래에 있고 2개의 지느러미가 등 위와 배 아래에 있다. 꼬리가 갈라진 것이 제비꼬리와 같다. 크기는 3~4치다. 일명 필암어(畢巖魚)라고 한다.
 

평설

 

어명고에 비필어라는 물고기는 ‘날피리’라고 한글로 병기돼 있다. 그리고 일명 필암어라고 한다고 했다. 날피리는 참피리와 함께 피라미로 비정되기도 한다(최기철, 2002).

어명고에서는 피라미를 ‘참피리’라고 한글로 병기하고 있다. ‘진짜 피라미’라는 뜻이다. 반면 ‘비필어’는 한글로 ‘날피리’다. 피라미 비슷한데 날랜 놈이란 뜻일 것이다. 또 설명 말미에 일명 필암어라고 쓰여 있다. 피라미라고도 불린다는 뜻이다. 어명고에는 저자가 직접 보고 확인한 고기에 대해서는 상당히 사실적으로 설명하고 있어 피라미가 2가지 물고기로 기록될 이유는 없다.

피라미, 피리란 이름은 여러 물고기의 별명이 되고 있다. 강원도에서는 버들개를 버들피리, 버들치는 참피리, 갈겨니는 황피리 혹은 참피리라고 부르고 있다. 수원 지방에서는 치리를 피라미로 부르기도 했다. 또 쉬리는 기생피리라 불린다.

어명고의 날피리 설명에 ‘배는 살짝 둥글고 꼬리에 가까워져서는 점차 가늘어져서 언월도의 형상과 같다’고 했다. 언월은 달이 누운 모양을 말한다. 또 꼬리가 갈라진 것이 제비 꼬리와 같다고 했다. 이 모습은 피라미가 아니다. 이 묘사에 적합한 어종은 치리다.

치리는 배가 둥글고 등선이 직선이어서 언월도의 형상이다. 그리고 피라미는 꼬리가 갈라진 정도가 뚜렷하지 않지만 치리는 제비꼬리처럼 깊게 갈라져 있다. 어명고의 비필어가 피라미가 아닌 다른 물고기라면 강준치아과의 치리일 가능성이 높다. 실제 많은 낚시터에서 치리는 피라미라고 불리고 있다.  


행동이 몹시 빠른 야회어

야회어(也回魚)【야회어】

동쪽과 북쪽의 강과 호수에 있다. 비늘은 모래무지와 비슷한데 크기가 일정하지 않다.

행동이 몹시 빨라 갑자기 왔다가 갑자기 지나가는 까닭에 그런 이름이 붙었다. 맛이 매우 연하고 좋아서 회와 구이에 가장 알맞다.

평설

야회어의 실제 이름은 기존 어보나 어류 도감에서 확인할 수 없다. 동쪽과 북쪽지방이라니 산골에서 나는 고기일지도 모른다.

야회어란 이름이 ‘잇달아 돌아가는 고기’를 말하니 떼를 지어 활발하게 움직이는 물고기 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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