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호어명고(蘭湖魚名考) (32)
난호어명고(蘭湖魚名考) (32)
  • 수협중앙회
  • 승인 2018.04.19 09:47
  • 호수 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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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협중앙회는 수산업의 중요성과 함께 수산관련 지식과 정보를 널리 알리는데 노력해 왔다. 이에 지난 2011년부터 ‘수산 지식 나눔 시리즈’를 발간해 오고 있다. 최근 수산경제연구원이 난호어명고(蘭湖魚名考)의 ‘어명고’ 부분을 완역해 발간했다. 이 책은 자산어보, 우해이어보와 더불어 우리나라 3대 어보집으로 손꼽힌다. 하지만 난해한 문장을 현대어로 알기 쉽게 변역하기란 매우 어려운 작업이었다. 완역본에는 원문에 대한 설명과 어류의 생태학적, 논리적 오류를 규명하기 위해 평설이란 제목으로 해설을 달았다. 또 평설에서는 표제어가 된 어류가 현재 어떤 이름으로 불리는 지 등을 설명했다. 어명이 밝혀지지 않았던 어종도 기존자료와 중국, 일본 자료와 대조해 가능한 우리 어명을 확인하려 했다. 본지는 완역된 난호어명고를 연재해 우리 수산물의 가치를 재조명하고자 한다.
 

글라이더처럼 활강하는 날치
 

문요어(文魚)【날치】

문요어는 일명 비어(飛魚)라고도 한다. 서해와 남해에서 난다. 비늘이 없고 등은 푸르고 배는 회색을 띤 흰색이다. 턱 아래에 두 개의 지느러미가 있으며 좁으면서 길어서 몸의 길이와 같다. 매년 봄에서 여름으로 계절이 바뀔 때 바닷가에서 무리를 이뤄 난다.  수면과 1자쯤 떨어져서 ‘박박’하는 소리를 내며 잠시 날았다가 그치는데 물에 잠겼다가 다시 난다.

안: 『산해경』에 이르기를 “관수가 서쪽으로 흘러 유사로 들어가는데 그 곳에 문요어가 많다. 모양이 잉어와 같은데 몸은 물고기면서 새의 날개가 있다. 푸른 무늬가 있고 머리가 희며 무리가 붉다. 밤에 나르는데 그 소리가 난계와 같다. 그 맛이 달고 먹으면 광증이 그친다”고 했다.

『여씨춘추』에는 “관수의 물고기 이름이 요인데 그 모양이 잉어와 같으나 날개가 있다”고 했고 『본초습유』에서는 “문요어는 큰 것은 길이가 1자쯤 되고 날개가 꼬리까지 나란하다. 해상에서 무리를 지어 날면 바다사람들이 으레 바람이 심한 것을 안다”고 했으니 모두 이 물고기를 가리킨 것이다.
 

평설

날치는 동갈치목 날치과에 속하는 따뜻한 바다에 사는 물고기로 위협을 느끼면 물 밖으로 튀어나와 큰 가슴지느러미로 비행하는 모습으로 인해 날치라 한다. 『자산어보』에서는 날치어라고 했고 날치고기 같은 방언이름이 있다.

몸은 가늘고 긴 방추형이고 주둥이는 짧으며 눈은 크다. 가슴지느러미와 배지느러미는 흰색으로 크다. 4월 중순이 되면 수만마리가 떼를 지어 난류를 타고 제주도 부근과 남해연안으로 이동해 온다.

날치는 수면을 전속력으로 헤엄치다가 상체를 일으켜 꼬리로 수면을 타듯이 뛰어 올라서 발달된 양쪽 가슴지느러미와 배지느러미를 활짝 편 채 글라이더처럼 활강한다. 물위로 나오는 순간속력은 시속 50~60㎞이며 꼬리지느러미를 조작해 방향을 바꿀 수 있다. 보통은 해면에 닿을 정도로 비행하지만 2~3m 높이로 비상하기도 하며 400여m까지 난다.

날치는 서해에서 보기 힘든 고기여서 중국 사람들이 날아다니는 고기를 상상 속에서 환상적으로 그리고 있다. 『산해경』에는 문요어 외에도 나어, 습습어, 활어와 같은 날아다니는 고기를 묘사한 것이 더 있다. 모두 몸은 물고기인데 새머리와 날개를 가진 모습으로 묘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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