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일, 국민이 알아야 한다
4월 1일, 국민이 알아야 한다
  • 이명수
  • 승인 2018.03.29 11:40
  • 호수 4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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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4월 1일은 수산계엔 겹경사일이다. 

수산인에게 삶의 활력을 불어넣고자 제정된 수산인의 날이자, 어업인 권익보호의 협동조합 이념을 실현하고자 탄생한 수협중앙회의 창립일이다. 

우리는 올해도 이 수산 기념일을 어김없이 맞는다.

올해로 7회째인 수산인의 날은 국민 먹거리산업으로 다양하고 중요한 공익적 가치를 지닌 수산업이 국가경제에 기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널리 알리고 수산인들의 자긍심을 한번쯤 상기시키고자 만들어진 날이다. 기념식은 ‘깨끗한 바다, 풍요로운 어장, 신바람 나는 수산인’이란 테마로 유채꽃 만발한 제주도에서 열린다.

수협 창립일 역시 어업인은 물론 수협인에게 매우 소중한 날이다. 수협은 올해로써 56 성상(星霜)을 맞았다. 

수협은 창립일에 앞서 지난 28일 56주년 기념식을 열었다. ‘강한 수협, 돈 되는 수산’의 비전 실현을 위해 변화와 혁신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모았다. 4월 1일은 어업인은 물론 수산인과 수협인들 모두가 국민들로부터 축하를 받아야 할 기쁜 날이다. 하지만 왠지 기쁨보다 서글픔이 밀려든다. 

격랑(激浪)과 싸우면서 숱한 세월을 견디고 견뎌온 어업인들이 건진 건 쪼그라들 바다뿐이다. 때문에 이제 힘에 부치는 듯 삶의 중심을 잃어 가고 있는 듯 하다.

생명과 생존의 원천인 바다는 외부자들이 야금야금 점령하고 있는데다 생계를 꾸려갈 귀중한 자원은 바닥나고 있기에 당연한 귀결인지도 모른다.

그들은 희망이란 단어를 떠올리기는 커녕 하루하루를 무사히 지내기만 소원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외부자들에 의해 들여온 대형굴삭기가 굉음을 내면서 모래를 퍼내고 철바람개비가 물고기들을 밤낮없이 깨우고 있다. 생명과 생존의 바다를 끊임없이 괴롭히고 있다.

국가는 국책사업을 운운하면서 바다를 지켜야 할 책무를 저버리고 있다. 어업인들을 위한 행정은 탁상에서 돌아가고 있다. 

그래서 외부자들에 의해 쫓겨나고 보호받아야 할 국가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는 지금 그들이 서있는 곳은 바로 사지(死地)일 뿐이다. 아무리 발버둥쳐도 벗어나지 못할 숙명(宿命)처럼 여기는 그들의 모습에 이런 기념일이 무슨 소용이 있는가.

명실상부 어업인 최대 단체인 수협중앙회도 자유로울 수 없다. 공적자금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수협이 어업인들을 지원하는데 역부족인 게 현실이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건 지난해 수협중앙회가 사상 최대 경영성과를 거둬 공적자금 조기상환에 불씨를 당겼다.

수협 최고의 고객은 어업인이다. 어업인들이 등을 돌리면 수협은 망가진다. 창립 56주년을 맞는 수협인의 다짐은 여기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바다로부터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받으면 수산업의 공익적 가치를 누리고 있는 국민 역시 이들의 존재를 소홀히 인식하지 말아야 한다. 적어도 4월 1일은 이들 덕분에 자신이 신선한 생선을 먹을 수 있다는 사실을 각인해줘야 한다.    

외부자들은 더 이상 이들의 생존을 무너뜨리는 행위를 해서는 안된다. 국가는 외부자들을 차단하는 확고한 정책을 수행해야 한다.    

최근 직장인들에겐 균형있는 일과 삶을 추구하는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이 최대 화두다. 어업인들에게 엄두도 못낼 의미지만 그들과 함께 희망을 공유하는 국민적 인식이 일대 전환하는 계기가 됐으면 싶다. 

2018년 4월 1일은 우리 모두 속죄하는 마음으로 새롭게 수산의 불씨를 살리는 날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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