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척 신남마을
오랜 옛날 이 마을에는 장래를 약속한 처녀와 총각이 있었다고 한다. 그들의 이름은 애랑이와 덕배, 어느날 미역을 뜯으러 바위섬에 가는 애랑이를 데려다 주고 덕배는 밭일을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큰 풍랑이 일어 애랑이가 홀로 바위섬에 고립되고 만다.
덕배는 거센 풍랑 때문에 배를 띄우지 못하고, 살려달라 애원하던 애랑이는 결국 그렇게 돌아오지 못할 길을 떠나게 되었다. 그 뒤로 그곳에서는 고기가 잡히지 않았고, 해난사고로 고기잡이를 나간 젊은이들이 돌아오지 못 하는 일이 잦았다고 한다.
애랑이의 원혼 때문이라고 생각한 마을주민들은 정성껏 제사도 지내며, 그녀의 원혼을 달래보려 하지만 갈수록 고기는 더 잡히질 않았고 마을은 피폐해져만 갔다.
그러던 어느날 한 어부가 술에 취해 고기가 잡히지 않는 것에 대한 화풀이로 바다에다 소변을 보았는데, 그 뒤로 그 어부의 배만 만선이 되자, 그 이야기를 들은 마을 주민들이 고기잡이를 나가기 전에 모두 바다에 소변을 보고 나가 마찬가지로 만선이 되어 돌아왔다.
이후 마을 주민들은 애랑이가 죽은 애바위가 잘 보이는 곳에 해신당을 짓고 남근을 깎아 제물로 바쳐오는 풍습이 이어져 내려왔다고 한다. 백두대간을 따라 이어져 있는 7번 국도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 중 하나로 손꼽힌다.
부산에서 출발해 함경북도 온성군까지 이르는 길은 푸른 파도가 넘실대는 바다와 아득한 산골길 등 다양하고 아름다운 풍광을 담고 있다.
이 길을 따라 동해안을 훑어 내려가다 보면 아주 작은 마을이 하나 나온다. 애랑이와 덕배의 전설로 유명한 곳, 국내에서 보기 드문 남근숭배사상을 가진 마을, 해신당 공원과 남근조각들도 널리 알려져 동해안을 관광하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 바로 신남마을이다.
신남마을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해신당 공원이 눈에 들어온다. 입장료가 있고 6시까지 밖에 운영을 하지 않지만 이곳에 들어서면 야릇하고 해학적인 갖가지 남근조각들을 감상할 수가 있다. 신남마을에 유난히 아줌마 관광객이 많은 이유가 짐작이 간다.
매년 정월대보름이면 남근조각경연대회를 열어 수상작들은 이곳에 전시가 된다고 하니 한번 가서 본 것으로는 이곳을 다 보았다고 말할 수가 없을 것 같다.
해신당공원 내에는 어촌민속전시관이 있다. 옛날 동해안 어민들의 생활문화와 어촌의 옛모습을 볼 수 있는 곳이다. 뿐만 아니라 동해안 별신굿과 뱃고사 매직비젼, 조타실 체험관과 성민속 자료실까지 있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또한 상쾌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바닷가를 둘러볼 수 있는 산책로는 보너스. 그렇게 해신당공원을 나와 주차장으로 가는 길에선 마을주민들이 갖가지 해산물과 조금 희한한 술을 팔고 있다.
‘벌떡주’라는 술인데, 강원도에선 이미 유명한 술로 맛은 백세주와 비슷하고 숙취가 없어 다음날 잠자리에서 벌떡 일어난다고 해서 벌떡주라고 불린다.
이곳 뿐만 아니라 강원도 관광지어디서나 볼 수 있으니 맛과 효능이 궁금하신 분들은 직접 한번 드셔보시길 권해드린다.
가구 수가 얼마 되지 않는 이곳 신남마을의 단점이라면 음식점이 많이 없다는 것. 하지만 차를 타고 5분 정도만 가면 삼척의 대표적인 항구 임원항이 있다.
포구에 빽빽하게 들어서 있는 어선들이 인상적인 임원항은 싱싱한 해산물을 저렴하고 푸짐하게 즐길 수 있으니 신남마을에 들리는 관광객들이 너도나도 들리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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