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또한 지나갔는가
이 또한 지나갔는가
  • 이명수
  • 승인 2018.01.11 15:44
  • 호수 4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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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협중앙회는 지난해 12월 29일 독도홀에서 ‘2017년 희망퇴직 직원 퇴임식’을 열었다. 수협에서 청춘을 불살랐던 퇴직직원들에게 만감(萬感)이 교차하는 자리였을 것이다. 선배들을 보내는 수협직원들에겐 석별(惜別) 아쉬움이 가득했을 터다. 아마 퇴직직원들은 아직도 언뜻언뜻 수협이 떠오르고 있으리라.

This too shall pass 

그들 앞에 아쉬움과 그리움을 털어낼 인생 2막이 다가서 있기 때문이다.

황금개띠라는 무술년 들어 지난 2일 올해 입사한 수협중앙회 새내기들에게 사령장이 수여됐다. 명실상부 수협인으로 사회 첫발을 디딘 새로운 인생의 시발(始發)이다. 패기와 열정 가득, 어업인을 위한 수협인으로 미래를 책임지겠다는 각오가 강렬했을 것이다. 희망, 꿈을 펴면서도 도전과 시련이 교차하는 인생의 맛을 느끼리라.

This too shall pass  

그들 앞에 실패가 두렵지 않은 정열(情熱)의 화수분이 줄지어 서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28일 정부가 골재수급 안정대책을 발표했다.

산림모래, 해외모래 수입으로 골재원을 다변화하면서 바다모래 사용을 감축한다는 게 골자다. 수산업계와 골재업계 간 이해관계가 다른 바다모래채취 해법으로 내놓은 대책이다. 

골재원 다변화에도 부족한 모래는 바다에서 채취해 공급하겠지만 2022년까지 전체 골재 대비 바다모래 비중을 선진국 수준인 5%까지 대폭 감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연간 채취 물량 한도 설정, 해양생태계 보호구역의 경우 채취 금지구역과 기간, 깊이도 제한해 허가를 까다롭게 하겠다는 방침이다. 불법 채취에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적용, 강력한 제재를 가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이 대책의 결론은 바다모래채취를 계속하겠다는 정부의 입장을 확인한 것에 불과했다.

주야장천(晝夜長川) 바다모래채취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있는 어업인들에게 무술년 새해 희망과 기대를 꺾어버린 비보(悲報)였다. 바다모래채취 없는 삶의 터전을 여망했던 어업인들의 희망이 한순간 물거품이 되버린 순간이었다. 

어업인들은 “정부 골재수급 안정대책은 바다에 대한 사망선고이자 어업인들에 대한 사형선고”라며 즉각 반발했다.

This too shall pass

그러나 이 격언이 새옹지마(塞翁之馬) 인생사를 담을지는 모를지 언정 이 또한 그냥 지나가선  안된다.             

바다모래채취의 악순환이 되풀이 돼 올 한해 어업인들에게 똑같은 시련을 다시금 겪게 해서는 결코  안된다.

좌절과 절망, 슬픔만으로 이 또한 지나갈 수는 없지 않은가. 끝없는 내리막만 보이는 건 정말 공평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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